틀(cadre: 카드르) 안에서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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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cadre: 카드르) 안에서의 자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4.08.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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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를 살펴보면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여성들의 양육부담이 크고, 출산 후 경력단절로 인해 사회생활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도 무시하지 못할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전통적으로 자녀양육은 여성의 몫이며, 여성들은 헌신적인 어머니의 상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자녀를 출산하고 나면 여성으로서의 삶은 어느 정도 접고 모든 것을 자녀위주로 하는 생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젊은 부부들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낳아 양육하는데 많은 부담을 느끼며, 자녀양육을 기피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와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법을 다룬 「프랑스 아이처럼」은 우리에게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영국인과 결혼하여 프랑스 파리에서 딸을 낳아 기르는 미국인 저자가 보기에는 프랑스 엄마들은 신기한 점이 많았다. 미국 엄마들과 달리 프랑스 엄마들의 자녀양육 방식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듯해 호기심을 갖고 면밀히 그들의 자녀양육방식을 탐색하게 되었다.

프랑스 임산부들은 임신과 출산 후에도 과식을 하지 않는 등 자신의 미용과 몸매관리를 꾸준히 하고, 프랑스 아이들은 밤에 잘 자며 레스토랑에서 잘 먹고 소란을 피우지 않는 모습들이 눈에 띠었다. 그러나 프랑스 엄마들에게 이런 현상은 매우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이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프랑스식 육아문화가 숨겨져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잠깐 멈추기’이다. 예를 들면, 밤에 아이가 깨어 보챌 때 바로 달려가서 안아주거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고 기다림을 통해 아기 스스로가 다시 자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또한, ‘제한 두기’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준다. }

이런 방식은 미국과 한국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최대한 들어주는 양육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녀가 훌륭한 인격을 가진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좌절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엄격히 통제 받지 않고 암묵적으로 허용되어진 상태에서 공공장소에서 마음껏 소리치며 다니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데 이는 참다운 육아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프랑스 육아법의 특징은 ‘카드르(cadre, 틀)’ 안에서 엄격하게 키우는 동시에 그 틀 안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식사시간과 공부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게 하는 동시에,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게 해 주는 식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프랑스식 육아방식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랑스에는 부모의 개인생활을 존중하는 의미로 보육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저자는 미국식 탁아소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대부분의 중산층 부모들이 자녀들을 크레쉬(프랑스식 탁아소)에 보내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에게 아기를 영아 때부터 믿고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프랑스 엄마들의 다른 육아문화는 아이에게 모유를 오랫동안 먹이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모유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이들만큼 자신들의 개인생활도 중요하다고 프랑스 엄마들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저자만큼 프랑스식 육아문화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엄마들의 육아를 위한 정성과 희생이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과 사랑의 유착관계는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고 유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식 육아문화를 통해 우리나라 육아의 한계와 단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프랑스식 육아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프랑스도 한 동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고민이 많았으나 국가의 적극적인 보육정책으로 이제는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다. 육아는 개인의 행복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모두가 행복한 육아가 되도록 국가의 보육정책과 한국에 맞는 새로운 육아문화가 확산되어 출산율 세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임승희 (신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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