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암동 ‘책 읽는 정원’ 책 기증자 박정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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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암동 ‘책 읽는 정원’ 책 기증자 박정기씨
  • 최지우
  • 승인 2014.09.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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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랑 황혼의 햇살로 빛나다

자신의 소장 책 300권 두 번째 기증
가수 협 등록 노인정 요양원 노래봉사
은퇴 후 경비 일, 젊음, 건강 유지 비결


한 시대를 풍미한 초로의 신사가 삶의 한자락을 정리하며, 그 동안 자신의 정신을 살찌우고 마음의 평화를 갖게 해주던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던 소중한 책들을 기증하며, 여생의 바른 지침을 알려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옥암동 주민센터가 운영하는 민원인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인 ‘책 읽는 정원’에 작은 사랑을 전달하며, 많은 이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준 화제의 인물은  옥암동 바르게살기협의회원이자 가수로 활동 중인 박정기(예명:실버박)씨다.

박정기씨는 그간 자신이 사서 읽거나 주위의 도움으로 모아 소장 중이던 도서 300여권을 책읽는 정원에 기증했는데, 이번 기증은 작년에 이은 두 번째 기증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증이 생소하게 생각되는 습관화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봉사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기씨는 책 기증 뿐 아니라 가수로 활동하며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 흥겨운 노래로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재능기부 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박정기씨는 “무슨 큰일이라고 다들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그냥 소소한 일상으로 내가 살아가는 방법일 뿐이다. 집에서 잠자고 있던 책을 많은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내가 기쁘다. 혼자 보고 쌓아두면 무슨 소용인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행복과 기쁨을 느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 속 충족이 있다”고 소감을 밝히며 “책속에는 인간의 참된 생각이 들어있고, 책을 읽음으로 올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을 높여주고 쓸데없는 독선을 막을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책을 가까이 하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독서 예찬을 했다.

박정기씨의 또 하나의 이름은 실버박이다. 2005년 전국 노래자랑에 출전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정식 가수로 데뷔 실버박이라는 예명으로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엿한 중견가수이기도 하다. 박정기씨는 특유의 저음을 자랑하며, 직접 작사한 가사에 유명작곡가 이효석씨가 곡을 붙인 ‘고운사랑’, ‘황혼의 햇살’ 두 곡을 발표 했다.

가수로 활동하던 박정기씨는 가사를 직접 쓰고 싶어 이효석 작곡가가 운영하는 한국가요대학 사이버 강좌에 입학 2년 동안 열심히 작사공부를 했다. 그 인연으로 이효석 작곡가의 곡을 받아 정식 가수로 데뷔하며, 노래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행사장이나 요양원, 노인정 등을 방문, 오랫동안 불러왔던 좋아하는 노래로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박정기씨의 노래 부르기는 젊은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박정기씨는 친구와 함께 ‘가요음악연구회’를 발기 4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매주 모여 노래 부르고, 친목을 도모하며 훗날 가수가 되기 위한 발판을 삼았다. 특유의 입담과 노래 실력으로 뭇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화려한 시대를 보냈다고 한다.

“좋았던 시절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흐르는 세월 따라 사라지더라. 젊은 시절 어머님 속 많이 썩여 드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가장 후회가 된다. 그 시절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누가 알려주지 않더라”며 젊은 시절 노는데 정신이 팔려 늦은 결혼으로 걱정하던 어머님에 대한 생각에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박정기씨는 광주 출신으로 젊은 시절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고학으로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서 직장생활을 한  박정기씨는 정년퇴직 후 광주에서 지내다 도청에 근무하는 아들과 함께 온 가족이 목포로 이주를 했다.

박정기씨는 은퇴 후 무료한 생활보다는 사회활동을 계속 하고 싶어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다. 남들이 뭐라 하든 할 일이 있고, 남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게 가장 젊게 살아가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할 일이 있으면 늙지를 않는다. 요즘엔 시간에 얽매이는 경비일 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출 퇴근 할 수 있는 청소일로 바꿔서 하고 있다. 처음 적응 할 동안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 주차장과 아파트 주변을 깨끗이 하면 내 마음이 깨끗해지는 듯하다. 건강이 허락  하는 한 일을 계속 할 것이다”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박정기씨는 틈틈히 적어 둔 작사에 곡을 붙여 후속곡을 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자신을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며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가서 노래를 불러줄 것이라고 한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 흥겨운 노래 한마당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즐겁게 지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더 위로받고 흥겨움을 느낀다.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열심히 일을 하며, 가수로서 팬들을 위한 봉사도 빼놓지 않고 계속 해 나갈 박정기씨의 아름다운 행보가 빛난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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