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쓰기 도교육감상 수상작 (양철원, 덕인중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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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쓰기 도교육감상 수상작 (양철원, 덕인중 2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4.10.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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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윤 담임 선생님께
 

▲ 양철원 (목포덕인중 2년)
선생님, 선생님의 보디가드 양철원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학년 초반까지 사고를 많이 치는 바람에, 1년 동안 위탁교육도 다녀오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 바르게 지내보려고 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는데, 선생님을 만났어요. 제가 학교에 다시 처음 왔던 날 선생님께서 우리반 담임 선생님이라고 저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셨을 때, 낯설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교복도 제대로 입지 않고 온 저를 상담실로 조용히 데려가셔서 이야기를 나눠주셨잖아요. 기억나세요? 저는 그때 선생님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친구들도 제가 문제되는 행동들을 많이 했던 것을 알고, 무서워하기도 하는데 선생님은 저에게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셨잖아요. 지금도 감사해요 선생님.

3월에 제가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 단기 쉼터에 오셔서 가정방문도 해주시고, 제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여 드리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선생님이 와주셔서 저는 내심 기분이 좋았어요. 저를 그만큼 생각 해주시는게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같이 빵집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빵도 사주시고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유달산에서 배드민턴 쳤던 것도 기억나네요. 같은 팀이 되어서 배드민턴을 쳐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선생님의 응원소리도 엄청 컸구요. 누군가가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준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쁜 일 인 것 같아요. 비록 우리 팀이 져서 선생님이 치킨을 쏘셨지만 그래도 치킨은 정말 맛있고 재미있었어요.

선생님 그런데 제가 아무리 마음을 잡고 지내보려고 해도, 항상 바른생활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중2 잖아요.. 중2병 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북한에서도 중학교2학년이 무서워서 침입하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제가 중2지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저도 저를 이해할 수 없는데,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어요. 요즘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욕이 80%이상 인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저희들은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하는데 선생님은 지나가다가 그런 욕을 들으시면 저희에게 바른말을 사용하라고 말씀하시죠. 저희반은 언어문화개선 선도학급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습관 이라는게 무서운 것 같아요. 이 습관을 하루빨리 고쳐야 할텐데.. 그래도 노력해볼게요!! 요즘 제가 너무 떠들고, 욕을 많이 해서 속상하시죠. 저도 하고 싶지 않은데 저절로 욕이 나오고 떠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예전과 달리 이제는 컨트롤이 되는 것이 느껴져요. 다 선생님 덕분인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기 쑥스럽지만요.

선생님과 지난학기에 했던 약속이 있었죠. 선생님의 악어새가 되어서 비밀리에 학급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로요! 항상은 지키지 못하는 약속이지만 요즘 제가 하는 행동으로 반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면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기뻐요. 제가 비록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성경책 쓰기 벌칙을 했던 적이 있지만 쓰면서 성경책을 읽을 수 있어서도 나름대로 좋았어요. 그렇지만 앞으로는 벌칙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거에요. 선생님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씀이 있죠. “선생님은 철원이가 평생 어떻게 사는지 지켜볼거야.”라고 하시면서 제 결혼식에도 오신다고 이야기 하신 적이 있는데, 그게 정말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선생님과 평생 연락하며 지내고 싶어요. 제가 예전에도 한번 말씀 드린적이 있었는데.. 3학년때도 우리반 담임선생님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만 제가 제대로 마음을 잡고 중학교도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강압적이고 저를 이해해주지 않는 선생님을 만났다면 저는 이미 위탁교육을 받으러 다시 갔을 거에요. 제 맘 아시죠?

제가 2학년에 올라와서 꿈이 생겼어요. 바로 복싱선수에요. 선생님께서는  다칠 수도 있고, 위험하기 때문에 다시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저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꿈을 정하게 되었어요. 물론 꿈이 바뀔 수도 있지만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선생님께도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이런 공개적인 편지에 쓸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흡연을 해서 선생님이 많이 걱정하고 계시죠. 쉼터에서 이제 앞으로는 담배도 끊고 생활을 잘 하기로 약속을 하고 복싱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어요.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담배 끊기로 했던 약속을 꼭 지킬게요. 더 마음을 잘 잡아야겠어요. 제가 순간순간의 감정으로 선생님께 대들기도 하고, 심한 말을 했던 게 갑자기 떠오르네요..다시 생각해도 죄송해요. 그렇지만 선생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서 마음이 불편해서 다시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사과드렸잖아요. 그때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던 게 생각납니다. 선생님이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지..그래도 제가 이렇게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기특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제는 후회할 행동을 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요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잖아요. 앞으로 꼭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제가 방해가 되는 존재가 아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아 가는게 얼마나 뜻 깊은지 느낄 수 있어요. 요즘 아침마다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데, 매일 해주세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도 그 시간에는 기도를 하더라고요. 저도 마음으로 기도 열심히 할게요. 지금까지도 정말 선생님과의 추억이 많은 것 같아요. 남은 2학기 그리고 남은 평생에도 선생님과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편지로 선생님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뜻 깊네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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