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내녀 3월 조합장 통합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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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내녀 3월 조합장 통합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 윤영선
  • 승인 2014.10.2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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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선거 악순환 고리 근절 시킬 수 있을까
▲ 2009년부터 올해까지 선거로 인해 입건·구속 현황

전국 첫 동시 조합장 선거가 넉 달 남짓 남았다. 내년 3월 11일 선거일이고,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다. 전남 농·축협 151곳을 포함 수협, 산림조합 등에서 선거를 치른다.

조합장 선거에 적용되는 위탁선거법(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올 8월 시행됐는데, 공직선거법과 내용이 좀 다르다. 예를 들면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별도로 공개토론회는 하지 않는다. 금권선거와 혼탁선거 등 그간 조합장 선거 관행을 떨쳐내고자 법이 마련됐다. 전남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로 '알기 쉬운 위탁선거법 강좌'를 여는 등 법 내용을 알리려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전남농협에서도 특강이 열렸다. 조합장과 시·군 지부장 등 180여 명이 참석해 소병철 농협대학교 석좌교수 강의를 들었다. 소 교수는 1995~97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선거전담 검사였고, 대전지검장과 대구고검장 등을 지냈다. 이날 강의 제목은 '법을 지키면서 선거에 승리하는 법'. 내년 조합장 선거가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특강 내용을 바탕으로 조합장 후보자가 유념해야 할 위탁선거법 내용 등을 세 차례에 걸쳐 담는다.

◇금품선거는 패배를 부른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조합장 선거사범 유형은 금품선거, 흑색선전, 불법선전, 폭력선거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금품선거 비율은 압도적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조합장 선거 관련 입건 사례 중 금품선거 유형은 70~90% 비율로 나타났다. 지난해 입건 204명 가운데 174명(85.3%), 올해 추석 이전까지 입건 63명 가운데 50명(79.4%)이 금품선거 사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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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문화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2010년 조합 494곳에서 선거가 치러져 872명 입건을 기록했고, 26명이 구속됐다. 올해 추석 이전까지 20곳에서 선거가 있었는데, 63명이 입건됐다. 2009~2014년 평균 입건자 수는 조합당 1.55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조합당 2.9명이었다. 조합 1곳에서 1~2명, 많게는 3명까지 조합장 선거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로 수사기관에 불려갔다는 얘기다.

금품선거 비율이 높은 건 조합장 선거에서 돈이나 물건이 흔하게 오간다는 뜻이지만, 단속 영향도 크다. 선거관리·수사 당국은 '돈 선거'를 핵심 타깃으로 삼는다. 중앙선관위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난 9월 초 보도자료를 냈다. 제목은 '동시 조합장 선거 돈 선거 집중 단속하기로'. 금품선거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조합장 선거 후보자들도 '돈 = 패배'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소병철 교수는 "조합장 선거운동은 후보자 개인만 할 수 있고 극히 제한돼 있어 위반되는 내용은 대단히 많을 것"이라며 "수사당국이 사소한 위반 사실은 무시하더라도 당선무효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큰 금품선거는 집중적으로 단속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입건 현황 가운데 전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13%, 2013년 5%로 다른 지역보다 나쁘지는 않았다"며 "조합장 후보들이 책임을 지고 좋은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저히 감시되는 선거

내년 조합장 선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와 함께 '4대 선거'로 꼽힌다. 이는 수사기관이 이제 조합장 선거도 현미경을 대고 들여다본다는 의미다.

전남농협 관계자는 "이전에는 공휴일 빼고 1년 300일 내내 선거를 했고 여기에 시달려야 했다. 금품수수, 향응제공, 후보자 매수 등 선거 후유증도 끊일 줄 몰랐고, 농협이 쌓은 업적이나 명예가 훼손되는 일도 많았다. 또 지역사회에 앙금이 남아 서로 싫어하게 되고, 협동조합 정신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한날 동시에 치르는 이번 선거는 일종의 처방전이다. 이 같은 관행이 개선될지 지켜볼 일이다.

그는 "공교롭게도 내년에 아무런 큰 선거가 없어 국민의 시선이 조합장 선거로 모일 것"이라며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농협으로서, 조합장은 웃어른으로서 솔선수범해달라"고 당부했다. 특강 직전 결의대회에서 농협 조합장들은 △그릇된 선거 관행 배격· 공명선거 문화 정착 △공명선거 완수 등을 다짐했다.

윤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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