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지역발전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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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지역발전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나가자
  • 전경진
  • 승인 2015.01.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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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진 한국은행 목포본부장
필자가 2014년 1월 목포에 부임한 이래 만난 대부분의 목포사랑 인사들은 (얼마 정도 목포에 살아야 이 범주에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한결같이 예전의 화려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위축되고 쇠락한 작금의 지역경제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중앙부처나 전라남도, 목포시, 전남발전연구원 등의 일자리 창출 대책, 기업유치 방안, 전략산업 육성계획 등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예산편성이 완료되는 연말에는 정부 예산에 지역개발사업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도나 각 시·군별로 얼마나 국비를 받는지가 대부분의 지역신문 첫머리를 장식하고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러한 지역의 기초투자 사업들은 열악한 지역 인프라를 개선하여 향후 지속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머릿속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맴돈다. 그 중 한 가지를 들자면 우리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힘과 열정을 쏟은 만큼 소프트웨어 개선에도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역발전의 중요한 소프트웨어의 하나로 우리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조찬회(朝餐會)’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유사한 성격의 ‘목포포럼’이나 ‘목포청년100인포럼’ 등이 오래 전에 발족했지만 멤버 구성이나 활동이 아직 눈에 띄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목포권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발전하려면 조찬회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자본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다른 지역들에서도 유사한 조찬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를 따른다기보다는 그게 왜 필요한지를 살펴보자. (인근 지역에도 1995년 출범하여 성공사례로 알려진 ‘21세기 장성아카데미’와 2006년 시작한 ‘고흥성공아카데미’가 있으나 이들은 조찬 모임은 아니다.)

첫째, 조찬회를 통해 전국에 있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함으로써 그 지식과 경험을 공동으로 얻어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감지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창의와 혁신의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을 발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전문가는 대체로 유명인사이거나 해당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경우가 많은데 외지 인사를 초청함으로써 지역을 홍보하는 동시에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네트워크가 강화된다면 추후 우리지역 발전을 후원하는 親목포 인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힘입어 도서벽지까지 인터넷이 보급되어 전세계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 환경에서 직접 대면(對面) 방식의 정보전달이나 네트워킹은 여전히 중요하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통 방식이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당연히 대면횟수에 비례해서 정보의 양과 질 그리고 친밀도가 결정되는바 외지 인사 초빙을 통해 지역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조찬회에는 우리 지역 리더들이 대부분 시간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업무시간이나 저녁에는 시간을 내기 곤란하지만 이른 아침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도 잘 찾는다지 않는가.

넷째, 초청 분야의 전문가를 교섭하는 과정이나 조찬회를 통해서 지역 각 부문의 리더들이 업종에 관계없이 씨줄과 날줄처럼 머리를 맞대는 장이 마련된다. 즉, 최근 유행어처럼 상호 교류하고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함으로써 지적 시너지(知的 synergy)를 창출하는 장이 자연스럽게 마련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의 성공여부는 누가 깃발을 들고 나가며 어떻게 멍석을 깔고 진행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민선 6기에 접어든 전라남도나 목포시 등 지자체의 후원을 바탕으로 목포상공회의소, 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 현대삼호중공업, 전남발전연구원, 목포대학교, 목포해양대학교 등 조직과 역량을 갖춘 오피니언리더 그룹이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역할분담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조찬회의 명칭은 유달아카데미, 남악조찬포럼, 서남권아카데미 등 아무렴 어떤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각 부문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혁신을 어떻게 일일이 좇아갈 수 있겠는가.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 배우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라고 한 주자(朱子)의 말씀을 새해에 다시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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