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덕인고 최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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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덕인고 최원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5.07.01 16: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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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인고 최원진
부모님께

어머니, 아버지, 저 원진입니다. 오늘이 5월 8일 어버이날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기숙사에 들어와 있는 지금, 다른 때보다 더 부모님이 그리워요. 부모님의 곁을 떠나 기숙사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달이 지나가버렸네요. 부모님이 안 계시는 생활에 아직은 완전히 익숙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부모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고 학교생활에도 힘이 돼요.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부모님 아래서 자란 것에 항상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의 부모님은 공부하라고 보채시는데,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공부는 천천히 하되, 재밌게 해라”라고 하셨죠. 또, 중학교 3학년 마지막 시험을 볼 때도 “너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빛이 보일 거야” 하시던 말씀도 기억이 나네요. “공부 못하면 어때, 공부가 성공의 길은 아니야.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하지.”라고도 말씀하셨던 것 기억하세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당연히 자식에 대한 욕심이 있으실 텐데, 저에게 한 번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늘 저를 배려해주시고 기운을 북돋워주셨던 부모님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17살이 되어서야 겨우, 부모님의 그 말씀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전 항상 공부만 잘하면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으니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상기시켜주셨죠.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오로지 공부와 성적만을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날카롭고 부정적인 말들로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친구를 많이 잃어버리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소중한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있는 저를 보게 되었고, 친구가,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혼자서는 성적이 오르는 것도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하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때서야 비로소 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항상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긍정적인 말투로 친구를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됐을 때에는 먼저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부모님 덕분입니다.

그리고 항상 부모님께서는 인사성이 밝아야 한다고 형과 저를 가르치셨죠. 그 가르침대로 같은 동 아파트에 사시는 어르신들께 항상 인사를 했더니, 한번은 어떤 어르신께서 먼저 저희의 이름이 무엇인지, 몇 호에 사는지 물어보셨고, 그 다음에 만날 때는 저희의 이름을 외워주시더라고요. 예의 바르다는 말씀을 주변 분들께  자주 듣게 된 것도 모두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어, 그저 인사를 했을 뿐인데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우리 가족은 이웃들과 서로 이름을 다 알고 지내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정적이 흐르는 대신에 대화가 이루어지죠. 저희도 처음에는 어렵기만 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는데, 부모님께서 저희를 바르게 이끌어주신 덕분에 정이 넘치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인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뵙게 되는 선생님마다 인사를 드렸어요.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인사가 사람의 인성을 보여준다.”라고 하시면서 항상 선생님들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라고 수업 시간에 수없이 들었어요. 저는 부모님께 미리 배웠던 거라 항상 인사를 하니까 선생님들께서도 처음부터 저를 좋게 봐주셨어요.

아직은 어려서 부모님의 말씀들이 잔소리로 들리기도 하고 싫을 때도 있지만, 이런 경험들을 함으로써, 부모님의 말씀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 나를 위한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부모님께서 하시는 쓴 잔소리가 저 좋으라고 하시는 달콤한 조언이라 생각하며 항상 감사하고 그 말씀을 따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을 떠올리면 항상 생각나는 건, 아버지께서 저희를 부르는 호칭이 다른 가정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Hi my son”이라고 하시잖아요. 아버지는 정말 저희를 친구같이 대해주시죠.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요. 우리가 다칠까봐 놀러 갈 때도 항상 묵묵히 지켜주신 아버지가 정말로 감사하고 존경스러워요. 누가 “너의 롤 모델은 누구니”라고 물을 때마다 저는 아버지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아버지가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나중에 분명히 한 가정의 가장이 될 텐데 아버지 같은 아버지, 가장이 되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저 둘째 원진이 절대 포기 하지 않고 앞을 보면서 달려가고 있어요. 고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처음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 것이다.”라고요. 그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아서 더욱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에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중학교 때는 한 번도 책을 꺼내보지 않았고, 학교 도서관에 가보지도 않았는데  어제 처음으로 책을 빌려서 읽게 되었어요. 막상 책을 읽어보니 재밌더라고요. 항상 엄마가 책 좀 읽으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뒤늦게 후회가 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작은 노력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저의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굳은 믿음과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3년간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편지를 쓰면서 돌이켜보니 부모님에게 진지하게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나지를 않더라고요. 부모님께 글을 쓴다는 게 그동안은 어렵게만 느껴져서 편지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막상 써보니, 평소에 어려워서 하지 못한 이야기나 쑥스러워서 꺼내지 못한 말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는 종종 이렇게 편지로 마음을 전할게요.

항상 뒤에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지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목포덕인고등학교 1학년 3반 최원진, chldnjswls94@naver.com


5월 8일
둘째 원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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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2015-08-20 15:44:32
아주잘봣어요 제점수는 백점!!김호찌 ㅎㅎㅎ읽는내내 지루하지않았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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