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 6천억대 시추선 계약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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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 6천억대 시추선 계약 취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5.09.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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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에 발주 단가 낮추기 등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시운전 중 시추봉 바다에 빠트리고
LNG선 부품 좌우 바꿔 끼는 실수도

현대삼호중공업(영암군)이 경영위기에 빠졌다.

이에따라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업체들도 경영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실제 현대삼호중은 협력 업체에 발주하는 물량의 단가를 지난해에 비해 올해 초 5%~10% 낮춰 발주하고 있다는 주장이 지역 조선사 업체들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6천200억원대의 해저유전 시추선 계약이 취소되고 공정을 맞추지 못한 선박은 연체료를 무는 등 경영 상태도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르웨이의 유전개발업체인 시드릴은 현대삼호중이 인도를 지연한다는 이유로 해저유전 시추선의 생산 계약을 취소하고 현지에 파견한 감독관을 16일 철수했다.

시드릴은 지난해 말까지 인도받기로 하고 2012년 2분기에 현대삼호중공업에 제6세대 울트라 심해 반잠수식 시추선(West Mira rig)을 주문했지만, 현대삼호중이 계약에 명시한 기간 안에 시추선을 인도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계약 취소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삼호중은 계약조건에 따라 1억6천800만달러(1천760억원)에 달하는 선수금과 여기에 붙은 이자까지 돌려줘야 할판이다.

현대삼호중은 결국 계약 취소로 이어진 시추선의 시운전 중 200억대의 시추봉을 바다에 빠뜨린 채 한 달이 지나도록 건져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계약 취소를 통보받은 현대삼호중은 오는 25일까지 시추선을 인도받겠다는 뜻을 표명한 선주사의 갑작스러운 계약 취소 이유와 배경을 파악 중이다.

현대삼호중 관계자는 "이번 시추선 제작 지연은 선주가 애초 제공한 기본설계에 기초한 사양 자체의 결함 및 선박 건조 과정에서 선주 측의 요구 등에서 빚어진 바가 적지 않았다"면서 "시드릴사에 이 같은 점을 밝히면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현대삼호중의 공정 관리도 엉망이라는 말들이 무성하다.

최근 LNG선 건조 과정에서 좌우 부품을 바꿔 끼었다가 재조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또 도장 등 마무리 공정을 끝나지 않은 선박을 인도 일정에 맞추기 위해 진수했다가 누수 되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일정을 못 맞춘 선박 수척도 연체료를 무는 등 생산 공정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사 한 중역은 협력사 대표들과 모임에서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 울산에서 데려다 쓰겠다'고 막말을 해 '갑(甲)질'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불산단 한 협력사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사이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일만 보면 꼭 '중소조선소'로 전락한 느낌이다"면서 "경영진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협력사 탓만 하고 있고, 이런 손실들도 협력사가 떠안게 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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