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무안반도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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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무안반도 통합
  • 배종호
  • 승인 2015.10.1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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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호 (세한대 교수, 글로벌 리더스포럼 대표, 전 KBS 뉴욕특파원)
△배종호글로벌리더스포럼대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지역의 명운이 달려있는 이 문제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행 선거법대로라면 여, 야는 법정시한인 10월 13일까지 선거구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여, 야의 입장차이로 국회 선거구 획정 위원회는 아직도 확정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현재 선거구 획정의 핵심은 선거구 통폐합 문제이다. 헌법재판소가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차이가 3대 1인 현행 선거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표의 등가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2대 1로 줄이도록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확정한 올해 8월 말 기준 인구 하한선은 13만9473명. 이 기준대로라면 현재 인구수가 12만 5571명인 무안, 신안 국회의원 선거구는 다른 지역과 통합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인구 하한선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안, 신안 국회의원 선거구과 통합과 관련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향은 크게 2 가지다. 하나는 무안, 신안, 함평을 하나로 묶는 방안이며, 또 다른 방안은 무안, 신안, 나주를 합치는 것이다. 무안, 신안과 함평을 합치는 것은 이 지역들이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나주는 무안·신안과 지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전혀 맞지 않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무안, 신안 지역구에 나주를 합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 상에서는 비난의 여론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무안, 신안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함평이나 나주보다는 목포와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갑, 을 두 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나눠 이 지역의 국회의원 숫자도 그대로 유지면서, 미래 이 지역의 발전도 꾀하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역사성이다.
목포, 무안, 신안은 과거 1973년부터 1989년까지 하나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제 9대,10대,11대, 12대 등 무려 16년 동안 4 차례나 갑, 을 지역구로 나눠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그리고 제 15대 때는 목포, 신안을 하나로 묶은 뒤 2개 선거구로 나눠 목포 일부와 신안 갑 선거구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씨를, 목포 일부와 신안을 지역에서는 한화갑씨를 각각 선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인접성이다.
목포, 무안, 신안은 지리적으로 서로 인접해 있다. 따라서 목포, 무안, 신안 3 군데를 하나로 묶는다고 해도 ‘게리멘더링’(Gerrymandering)의 시비가 생기지 않는다. 한마디로 아주 자연스러운 통합이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게리멘더링’이라함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억지로 분할하거나 멋대로 결합시켜 마치 괴물같은 지역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동질성이다.
목포와 무안, 신안은 모두 무안반도에 위치한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동일한 배경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서로 이질감이 전혀 없는 동질성 때문에 자연스러운 통합이다. 실제로 목포 인구의 50% 정도는 신안군 출신으로 신안사람이 목포 사람이고, 목포 사람이 신안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남악 신도시의 경우 목포와 무안이 경계를 함께 하고 있고, 남악 신도시 거주자들의 상당수가 최근 목포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넷째는 미래 발전방향이기 때문이다.
무안반도 통합은 이 지역의 오랜 숙원이다. 특히 우리 목포가 미래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목포, 무안, 신안 지역을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서남권 주변 지역을 통합, 100만 광역도시를 건설해 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한마디로 목포, 무안, 신안의 통합은 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지역민들의 삶을 현재 보다 훨씬 향상시키는 ‘상생의 길’이라는 것이 필자의 신념이다.
따라서 목포, 무안, 신안 지역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번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정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를 하나로 통합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정치통합’을 통해 ‘지역통합’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목포, 무안, 신안 지역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성 정치인들로 인해 무안반도 통합을 이뤄내지 못한 뼈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목포, 무안, 신안 지역을 하나로 통합할 경우 기득권 정치인들의 자리가 줄어들거나 변경되기 때문이다. 목포국회 의원과 무안, 신안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이고, 무안, 신안 국회의원은 목포국회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이기도 한데 무안반도통합을 해내지 못한단 말인가?
나는 목포 국회의원과 신안,무안 국회의원이 이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목포와 무안, 신안 지역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이제 우리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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