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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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33>
  • 정거배
  • 승인 2015.10.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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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에 선 중국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침체가 경제성장 전환 구조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서구국가들과는 달리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가 깊숙이 개입해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중국정부는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전통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서비스와 금융부문으로 바꾸고 있다. 앞으로 중국경제는 5년에서 10년 간 경제구조 전환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넷전남뉴스 기자 · 중국언어와 문화학 전공>
중국이 기침을 하면 전 세계는 감기 몸살에 시달린다. 이는 중국경제가 세계 경제의 13%나 차지하고 있고 각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까지 한국의 무역대상국은 주로 미국과 일본이었다

하지만 지난 92년 한중수교를 계기로 점차 교역형태가 중국으로 집중되면서 지난 2005년부터는 대중국 교역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4년 한국의 해외 수출은 중국 24.9%로, 미국 12%, 일본 5.7%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다. 물론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은 한국 뿐 만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요동을 쳤다. 주식은 기업의 수익성을 통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실물경제를 그대로 반영한다.
올 6월 5천선을 돌파하면서 지난해보다 2,5배에 가까운 폭등현상을 보였던 상하이 지수는 두  달만인 8월 3천선 이하로 40% 이상 폭락했다. 우리 돈으로 4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얼굴이던 상하이 종합지수의 폭락은 곧바로 세계 각국을 불안하게 했다. 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라는 두려움이 확산됐다.  

전문지식 없는 개미군단 80% 이상
 
중국대륙은 최근 몇 년간 주식열풍이 농촌까지 불어 닥칠 정도로 주식 붐이었다. 많은 중국인들은 대출을 받거나 아니면 부동산을 팔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주식의 신’이 TV에 소개될 정도였다. 
그런데 중국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독특한 점이 있다.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적고 80% 이상이 이른바 개미군단, 개인투자자들이다. 이들의 약점은 바로 소문을 듣고 투매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증시폭락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먼저 중국 시장경제 구조의 불안전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고 진단한다. 중국 경제구조의 불안전성이란 주식과 부동산 부문에서 안고 있는 거품현상을 말한다.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기업재정이나 회계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개미군단이 소문만 듣고 집단 투매하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하이지수 폭락을 두고 글로벌 경제위기 전조가 아니냐는 진단은 다소 과장된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난 9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중국은 자유낙하(free-fall)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 주식시장 급락을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하며 지나친`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6월 폭등했다가 다시 2개월만에 40% 추락한 것은 충격적이지만 민간이 보유한 주식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

이른바 검은 목요일이라고 불렀던 1929년 10월 24일 미국 뉴욕 주식시장 대폭락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된 사례와 지난 2000년 미국 증시가 붕괴됐을 때 뉴욕월가 등 민간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81%, 183%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의 주식 붕괴로 인한 민간 충격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스티븐 로치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지난 9월 CNBC와 인터뷰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염려가 너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로치 전 회장은 "중국 경제 성장이 느려졌지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처음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내수 기여도가 투자를 앞질렀는데, 이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 증시 급변동이 경제 체질 변화 과정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중국 증시는 그동안 실물경제와 연동돼 움직인 사례가 별로 없으며 중국의  경제 성장둔화는 수출과 공공 투자가 주도한 경제구조에서 서비스와 내수가 주도하는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중국내 소매 판매와 주택 경기 등 부동산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올 상반기에 도시근로자 일자리가 새로 720만개 생기는 등 노동시장은 건실하다는 사실이다.

중국 경제 하락세는 분명

지난 30년 간 두 자리 수 고속성장은 해 온 중국 경제가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는 견해는 일치한다. 특히 그동안 중국 경제성장을 주도 해온 전통산업인 제조업이 불황에 접어들었다. 이는 세계적인 불경기 영향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7.4%로 잡았다. 그러나 G2였던 일본이 연평균 2%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에 비춰 보면 그래도 높은 수치이다.

중국의 제조업이 이제까지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저임금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인건비가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이 오른다는 것은 곧 생산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과잉생산이 문제가 됐다. 고성장 시기에 이미 이루어진 생산설비에 대한 과잉투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은 이제 인상된 임금 부담과 과잉생산을 피하기 위해 생산설비 가동률도 낮춰야 하고 종업원 수도 줄여야 하는 규모축소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많게는 종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생산규모를 줄이고 있다.

그러자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등 세계 기업들은 그동안 저임금 구조의 혜택을 누렸지만 이제는 어렵게 됐다. 그래서 생산설비를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이전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에 진출한 2만 개가 넘는 한국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들은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중국경제의 성장 속에서 동반성장해 왔다. 반대로 중국경제가 침체하면 동반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과잉생산으로 중국 제조업의 가동률이 떨어지자 당장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 들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자동차 44%, 휴대폰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외하고 그동안 대중국 수출 주력제품들의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한국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으로서는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8월초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은 올 상반기 동안 2.4% 정도 줄었다. 지난해 0.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감소폭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대중국 수출 감소세 지속

대중국 수출 주력제품 가운데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44%나 줄었고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도 1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제품도 31.1%, 석유화학제품 18.1%, 철강 15.0%, 섬유 14.3% 등 감소폭도 커졌다.

이는 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든 중국 입장에서는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국산 부품 사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생산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침체가 경제성장 전환 구조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서구 나라와 달리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가 깊숙이 개입해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것이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서비스와 금융부문으로 바꾸고 있다. 농민공 문제 등 그만큼 위험요인도 도사리고 있지만 경제발전 성장속도를 줄이고 인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경제는 5년에서 10년 간 경제구조 전환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경우 3차 산업이 베이징의 GDP에서 비중이 75%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이미 중국 GDP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올 반기 서비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5%에 달해 지난 2007년 대비 6.6%p 상승했다.
전통 제조업이 아닌 의약품 제조업이나 통신설비 제조업 등 첨단기술산업이 중국 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대폭 상승했다. 이들 산업은 저에너지 소모, 고부가가치 등 특징을 갖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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