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섬 합창단 지휘 서영기 목포시립합창단 단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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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 섬 합창단 지휘 서영기 목포시립합창단 단무장
  • 최지우
  • 승인 2015.10.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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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우리노래 소리 들어 보랑께 들을만 헐 것이네”
 

국내 첫 '섬립합창단 올 12월 첫무대 맹연습 중
마을주민 19명 참여 최고령 79세 최연소 34세
주민 화합, 마을공동체 형성 취지 행복 삶 꿈꿔

총 30여명이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는 작은 섬마을에는 여름이면 해수욕장을 찾는 손님들이 북새통을 이루다가 찬바람이 불면 썰물처럼 빠져나가 명년 여름에나 외지 사람들을  기약 할 수 있었다.

사랑의 섬으로 알려진 외달도는 육지에서 6.5㎞ 떨어진 섬으로 전체 해안선 길이는 4.1㎞에 불과해 걸어서도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여름철에는 해수풀장으로 인해 피서객들이 북적거리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한적한 섬이다.
 
이 섬은 지난 1700년대에 인근 달리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주해 마을을 형성했으며 외롭게 떠 있는 섬이라 해 외달도라고 불렸다. 외달도가 행정자치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주민교육을 비롯해 섬 생태를 활용한 숲 생태학교, 마을공동 사업장인 다솜센터 등을 구상, 추진 중이다. 지난 7~8월에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전문가들을 초빙해 ‘달달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섬에서는 평상시 농사를 짓고 바닷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며 지낸다.
섬마을 사람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남들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마을 단합 대회 때나 육지로 단체 여행을 나가 마이크를 잡고 멋 드러지게 유행가 한 소절 부르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국제 행사에 무대에 서서 난생처음 합창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목포시 외달도 주민 19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 섬립 합창단인 '달달합창단' 단원들이 오는 12월 첫 무대를 앞두고 맹연습을 하고 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라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섬 마을에서 건반의 경쾌한 반주소리와 함께 높고 낮은 노래가 들리기 시작한다.

 
일흔을 훌쩍 넘긴 노인부터 삼십대 새댁까지 생전 처음 보는 악보의 콩나물을 들여다보며 음정과 박자를 맞추고 지휘자의 눈치를 살피느라 눈과 입이 바쁘다. 국내 최초의 섬립 합창단 ‘달달합창단’을 준비 중인 외달도 주민들은 힘들지만 뿌듯한 표정으로 가득하다.

이들은 오는 10월 2일 '국제 녹색섬 포럼에서 가슴 설레는 첫 무대 경험을 하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합창단 사업은 마을의 흩어진 민심을 한데 모으고 화합해 마을 공동체를 이끌자는 전라남도 윤미숙 섬 전문위원의 제안으로 시작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열기로 연습에 한창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섬립 합창단 연습은 상주하는 주민 대부분(19명)이 참여하며, 마을 최고령의 79세 고동례 할머니부터 김행복(79세), 김맹복(76세), 이재엽(75세) 할머니 등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달달합창단 지휘와 지도를 하고 있는 목포시립합창단 서영기 단무장은 “농사철에 일하다가도 연습시간이면 연습하러 달려오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음정 박자 다 틀려도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발표일이 정해져 있지만 어르신들이 귀에 익은 곡들로 최초 섬 합창단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서 단무장은 어르신들의 톤과 지역 특성을 살려 고향의 봄, 섬집아기, 과수원길을 스토리텔링화한 합창곡과 꿈길에서를 선보일 예정이며, 개사와 편곡을 통해 쉽고도 귀에 쏙 들어올 수 있게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지리적 여건으로 인한 어려움도 만만치가 않다.
매주 배편을 이용해 섬으로 가야하는 어려움에 비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그마져 연습을 할 수가 없어 난감한 실정이다.

“발표 날은 정해져 있는데 앞으로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걱정이다. 요즘엔 수확철 이다보니 다들 바빠서 또 연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 11월쯤에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해야 할 것이다. 야외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어르신들의 노래 소리를 듣고 있으면 몸은 고단하고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 연습이 끝나고 엄마의 마음으로 이것저것 챙겨주며 정을 쌓고 있다. 전문적인 모습이 아니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해 어르신들에게 평생 자랑거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영기 단무장은 전주 출신으로 작곡을 전공한 재원으로 2012년 목포시립합창단에 입사 현재 단무장을 맡고 있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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