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인문도시 선포 기념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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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인문도시 선포 기념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특별기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5.11.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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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과 다도해의 해양경영(2)

 

▲ 김성훈 (중앙대 명예 교수 전 농림부장관)
목포의 눈물

작사: 문일석    작곡; 손목인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설움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가 새로워진다.
못 오는 님이면 이마음도 보낼 것을
항구의 맺는 절개 목포의 사랑


3.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

“멀리 있는 南道백성들아
        짐 (선조王)의 말을 들을지어다....
 생각하여 보니 지난 己丑年의
 역변(鄭汝立의 모반사건을 지칭) 이후에
 도내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았건만
 오랫동안 뽑아쓰지 아니하여
 그윽한 蘭草가 산골짜기에
 외롭게 홀로 향기를 품고 있으며
 아름다운 옥이 형산에 광채를
 감추게 되었도다....
 (이제야 난을 당하여)
 널리 인재를 구하고자 하니
 부끄러움에 얼굴이 뜨겁도다.”
(李海濬교수 번역의 亂中雜錄 3, 丁酉年 2월22일 條에서 宣祖의 포고문) 

박정희 정권 이래 심화되어온 지역 差別정책과 그에 따른 뿌리깊은 “소외의식”, 아물지 않은 광주민주항쟁의 상처, 세월호 참사 그리고 정치 차별, 경제 차별, 인간 차별 등, 더 이상 차별 받을 것마저 남아 있지 않는 상황까지 목포권은 제껴져온 시절이 아주 길었다. 마지막 ‘기대’를 안깐힘하며 내연시켰던 성숙된 민주화의 정치지향으로 신라정권 이후 1,500여년만에 호남(김대중) 정권의 탄생을 보았지만 다시 뒤덮은 검은 구름이 철옹성 같은 “湖南 대 非湖南‘ 구도의 철벽 앞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목포권의 미래를 더 이상 맹목적으로 중앙권력과 집권세력의 호의에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역차별에서 잃은 것을 정치적 승리로 해결하려던 시도 역시 한계를 보인 참담한 현재의 상황이다. 최소한 정치면에서는 의도(意圖)와 객관(客觀)이 얌전히 일치해주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
왕건의 삼국통일에 있어 배후 지원세력이 된 나주인(현 전라남도)의 행동양식은 현 시대상황에 걸맞지 않다. 이미 그것은 왕건의 훈요십조로 되돌려 받은 모욕적 교훈을 배운 바 있다. 백제말 왜와 결탁하여 국가를 보위하려던 시도 역시 무모하게 수포로 돌아갔다. 더 큰 대륙세력 당(唐)과 결탁한 최약체 세력 신라정권으로 하여금 역전 승리만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치적 접근의 한계를 호남은 일찍부터 이미 경험한 바이다.

“정치에서 잃은 것을 경제와 문화 예술에서 되찾고, 중앙에서 잃은 것을 다도해와 바다경영에서 회복”하려는 경제 제일주의와 문화 제일주의만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주어진 절망과 시련으로부터의 탈출로이다. 9세기 완도인 장보고 청해대사(淸海大使)가 그렇게 해서 상업적 해양제국의 왕(Trade Prince of Commercial Maritime Empire, 라이샤워 교수, 1955)으로 성공했다. 독일과의 패전에서 황무지를 딛고 일어선 덴마크의 개척노선이 그러했다. 버려져 온 땅과 산하와 인재를 아껴 가꾸고, 막힌 교통과 항로와 통신을 뚫고, 첨단산업을 새로 세워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하여 5대양 6대주를 활동무대로 진출하는 경제,문화 제일주의가 이 지역의 새 활로이어야 한다. 그 발판은 다도해이다.

농축된 분노와 불만을 폭력으로 분출시켜온 미국의 흑인 및 인디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천부의 천재성과 향기 높은 문화의식을 세계적인 부(富)의 축적과 첨단 과학기술로 승화시킨 ‘유태인’을 본받아 따라 잡아야 한다. 호남인들이 철저한 유태인이 될 때 하루라도 빨리 권토중래할 수도 있고 위대한 조국의 정치경제와 세계사를 주름잡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호남만큼 인재가 많고 산하에 오염되지 않은 생태자원이 풍부하고 인정이 넘치는 곳도 흔치 않다. 호남인만큼 다정다감, 문화예술의 향기와 정의로운 기개가 드높은 ‘휴머니티’ 문화도 흔치 않다. 이 모두가 한 방향으로 응집될 때 무서운 폭발력을 가진 창조적인 에너지로 발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소외정책에 대한 저항적 에너지를 새 천지 새 영역 개척의 창조적 에너지로 변환시킬 계기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모두들 엄숙히 생각해 볼 때이다. 최소한 그것은 ‘절망과 좌절감’에 빠져 있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며 창조적이다. 다시 시작하는 걸음걸음 마다 동력이 배가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쌓여지는 대장정의 장도(壯途)에 우리 모두 서 있지 않은가. 
바야흐로 국제환경은 탈이데올로기, 국리민복의 경쟁시대로 돌입하였다. 나라들끼리 짝짓기(지역블럭화)가 한창이며 우루과이 라운드, FTA 등 다자간(多者間) 통상 및 경제 협상에서 강자의 논리를 서슴없이 휘둘러 대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선포하며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일본 역시 미국과 다시 결탁하여 평화헌법 제9조를 뜯어 고쳐 해외 진군(침략)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찍이 아놀드 토인비가 예언한 태평양시대의 도래는 동북아시아 각국의 긴밀한 경제 각축과 짝짓기 협력으로 좁혀지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냉전시대의 한반도내 지역간 정치적인 대립현상으로 인해 영원히 낙후지역으로 남아 서로 제 살을 깍아 먹을 것만 같다.
이러할 때 목포권을 필두로 서남해안지역, 특히 호남지역이 이제 ‘땅끝’으로서가 아니라, 국제무대의 ‘머리부분’으로 새로이 조명되기 시작하고 있다. 묵혀진 땅에 금은보화가 발견되고 버려진 땅이 각광을 받는 그리고 나중된 자가 머리가 되는 새로운 국제화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평생 내륙인이었던 이순신 장군이 호남 땅에서 인재와 자원과 애국충정을 모아 왜의 침략으로부터 사직을 구하고, 마침내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국가(是無國家)”라고 실토한 만큼, 지금은 비록 그 외형적인 상황이 다를지언정 나라간의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그리고 남북한과 동서 간의 통합의 성취에 있어 “湖南이 없이는 나라의 장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새로운 상황이 다시 우리의 목전에 전개되기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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