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다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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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다산이야기
  • 박석무
  • 승인 2015.11.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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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有用)한 인재들이 배출되어야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시대가 인재를 배출해내는가 ’, ‘훌륭한 인재가 시대를 만들어내는가 ’ 정답이 없는 두 개의 질문은 오랫동안 전해지고 있는 말입니다. 시대가 인재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훌륭한 인재는 또 의미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임진왜란이라는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이순신이 승전의 개가를 올려 불후의 인재로 추앙받기에 이르렀지만, 5적들을 위시한 반역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망국의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순신 같은 인재는 임진왜란을 극복한 위인의 대열에 끼이지만, 시대를 망쳐버린 역적들이야 천하의 소인배들로 시대와 역사를 더럽힌 오욕의 인물이 되어버렸습니다.

흑산도에서 귀양살던 정약전과 강진에서 귀양살던 정약용, 형제지기의 이들 형제는 귀양살이의 고달픔도 잊고 편지가 전해질 기회만 있으면 편지를 주고받으며 깊고 넓은 학문을 토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선 후기의 끝자락, 망국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인재다운 인재가 없음을 한탄하던 다산의 편지에는 형 정약전의 견해를 묻는 편지가 많았습니다.

“대저 인재가 갈수록 고갈되어 혹 조그마한 재주로 이름자라도 기록할 줄 아는 사람은 모두 하천(下賤)한 출신들입니다. 사대부들은 지금 최악의 운명을 당했으니,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上仲氏) 라고 말하여 조선 후기 사회변동의 현상으로 귀족 자재들은 냐약하고 무능해졌고, 오히려 천민들이나 하류 계급의 신분에서 그나마의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는 현상을 다산은 그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귀족 자재들은 모두 쇠약한 기운을 띤 열등생들입니다”라고 말하며 위급하고 불운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시대를 구제할 인재들이 고갈되어 감을 안타까워하던 다산의 근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재는 어떻게 길러져야 할까요. 인재 대망론을 부르짖던 다산은 인재는 어떻게 해야 양성되는가를 중형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남자는 모름지기 사나운 새나 짐승처럼 전투적인 기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부드럽게 교정하여 법도에 맞게 다듬어가야 유용(有用)한 인재가 되는 것입니다. 선량한 사람이야 자신의 몸만을 선하게 하기에 만족할 뿐입니다” (同上)

다산은 학문도 실용지학(實用之學) 즉 실학을 연구해야 한다고 하면서 ‘실용지학’은 바로 ‘유용지학(有用之學)’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면서 인재도 유용한 인재, 즉 실용에 능력이 있는 인재의 배출을 갈망하고 있었음을 알게 해줍니다.

요즘이야말로 참으로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대임에 분명합니다. 여당에도 야당에도 국민적 신뢰와 인격적 존중을 받는 인재는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날만 새면 정쟁만 격화되면서 편안한 날이 하루도 없음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다산의 인재타령이 생각납니다. 난세가 인재를 배출할 일도 하고, 인재가 나와 이런 난세를 극복하고 구제할 수도 있건만 그러할 기미는 전혀 없으니 이거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야성적인 바탕을 제대로 갈고 닦아 유용한 인재가 탄생한다는데 그럴 여망이 없는 현 시대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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