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읽는 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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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읽는 문화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08.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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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친목의잔 의식 그리고 커피문화

▲1894년 완공된 런던 템스강에 위치한 타워브릿지

음주문화 바꾸는 매개체로
논리적 창의적 영국 문학 이끌어

친목의 잔 의식

중세 잉글랜드 지방에서 행하여지던  '친목의 잔 의식(Ceremony of the Loving Cup)'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의식은 상대방으로부터 위협하는 공격에 대하여 마시는 사람을 보호하기위해 고안된 의식의 일종이다.
 
의식 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의례를 주도하는 사람은 일어서서 잔을 잡고, 잔을 받을 사람에게 잔의 뚜껑을 전달한다. 잔을 받을 사람은 일어서서 무기를 잡는 손으로 잔 뚜껑을 잡고서 기다란다.

공격을 할 수 없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의례 집도자 왼쪽에 있는 사람은 사람에게 잔을 주기 위해 왼쪽으로 돌아서면 그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의 반대 방향으로 등을 돌리고 서 있어야 한다. 잔을 받는 사람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역시 일어서서 잔을 받는 사람의 반대 방향으로 등을 돌리고서 있어야 한다.

옆 사람을 공격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음주문화는 일상생활은 아니었지만 그 시대의 삭막한 음용 관습 중 하나로 술병과 술잔에 닫집 모양의 잔의 뚜껑은 공격을 못하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는 의례의 중요한 필수용품으로 사용되었다.

술에 취한 영국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만취 풍조에 대한 풍속은 셰익스피어의 글에 잘 묘사되어 있다.

『오델로』에서 이아고가 권주가를 부른다. " 나는 영국에서 술을 배웠어. 술이 제일 센 건 영국인. 덴마크, 독일… 당신들 배불뚝이 네델란드인들은 영국인과 상대도 안되지." 이 말에 카시오가 이의를 제기하자, 이아고는 "영국인들은 자네들을 쓰러뜨리지 않기 위해 배려하는 것일 뿐이네, 그들이 마시기 시작하면 술독이 다시 채워지기 전에는 네덜란드인들은 토하게 만들어 버리지." 셰익스피어 역시 자기가 본 대로 글을 썼기 때문에 그 시대의 음주 습관을 대변하였다 볼 수 있다.

공적인 의례문화로 시작된 음주 문화는 선술집 문화로 사적인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음용의 관습은 평화 계몽주의 시대가 도래와 더불어 커피와 차가 도입되면서 사적 문화인 커피문화가 한 시대를 구획할 정도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뚜렷한 변화의 시기를 열리게 된다.

삭막한 '친목의 잔' 의식이 아닌 평화로운 사랑의 음료 '대화의 잔'으로 변모하게 되어간다. 18세기 무렵에 이르러서는 런던 커피하우스는 영국문학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전까지 물 흐르듯 완만하고 느슨한 언어의 흐름으로 이뤄졌던 영국작가들의 문체가 논리적이면서도 신랄한 비평과 날카로운 논쟁의 글로 논조가 변화되기 시작하는데 이 변화는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커피가 잠재해 있던 영국인들의 감수성에 자극을 주고 숨어있던 창의력을 이끌어낸 때문이기도 했다.

 (글, 사진 : 부나블룸 커피 대표 이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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