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다산이야기-정치의 핵심을 밝힌 대학공의(大學公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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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다산이야기-정치의 핵심을 밝힌 대학공의(大學公議)
  • 박석무
  • 승인 2016.02.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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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사서육경(四書六經)에 대한 연구서인 240여 권에 이르는 ‘다산경학(茶山經學)’은 참으로 방대하고 정밀(精密)한 연구업적입니다. 유교 경전 자체가 그러하듯, 다산의 경학 또한 정치와 경제에 대한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계에 입문하고 정치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산 경학에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랍니다.

그중에서도 『대학(大學)』이라는 책의 핵심이 정치와 경제이듯이, 다산의 『대학』 연구서인 『대학공의』는 바로 정치인들의 필독서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습니다.『대학』의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은 대학의 3강목(綱目)의 하나로, 해석하는 학자에 따라 많은 학설이 분분한 부분입니다. ‘지선(至善)’에 지(止)하는데 있다라고 했을 때, 지선의 의미는 무엇이고 지의 뜻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다산은 실학자답게, 실학적이자 실제 행위개념을 도입한 해석을 내려 관념적인 해석을 넘어 실천이 가능한 논리로 해석하였습니다. 바로 주자(朱子)의 심성론(心性論)적인 해석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지(止)란 목표에 도달하여 옮겨가지 않음이요, 지선(至善)이란 인륜(人倫)의 지극한 덕(德)이니 온 정성을 다함이 지극함이다(止者 至而不遷也 至善者 人倫之至德也 誠則至)”라고 말하고는 그렇게 해석해야 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되어서는 효(孝)에 도달해야 하고 신하가 되어서는 경(敬)에 도달해야 하고 국민들과 교제함에 있어서는 신뢰(信)에 도달해야 한다 … 그렇게 보면 무릇 인륜(人倫) 밖에 지선은 없다”라고 말하여 인간이 행해야 할 기본적 윤리에 정성껏 최선을 다함이 지선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였습니다.

이런 해석에 이어서 다산의 돋보이는 풀이 하나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그러한 일에 힘쓰도록 함에 있어서는 자율적인 수양을 통해서 가능하게 해야지, 사람을 다스려서 그들이 지선(至善)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여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남이 강요해서 되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고, 자수(自修)와 자율적인 의지로서만 지선에 이르러야 한다는 탁월한 논리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대목에서도 객관적인 증빙을 위해서, 다산은 『논어』의 공자 말씀을 인용합니다. “인을 함이 자신으로 말미암지 남이 해주는 거냐(爲仁由己 由人乎哉)”라고 말하고는 “요순은 몸소 솔선수범하여 백성들을 인도하였을 뿐이지, 강제로 명령하여 백성들이 지선에 도달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명쾌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늘의 정치지도자들, 조금만 높은 자리에 오르면 갑(甲)질이나 하면서 남이나 부려 먹고 시켜먹으려고 명령하고 훈시하는 일만 능사로 여기는데, 다산의 학설을 통한 인식의 일대 전환이 와야 된다고 여깁니다. 현재의 지도자들, 지도자가 다시 되고 새롭게 지도자가 되려고 정치의 계절에 뛰는 사람들, 몸소 위인(爲仁: 행동으로 옮기고) 하기 위해, 수양하고 노지(勞之: 먼저 궂은일에도 노력을 기울임) 하여 남의 모범이 되어야만 요순 같은 등위에 오른다는 것을 다산에게서 배우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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