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다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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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다산이야기
  • 박석무
  • 승인 2016.03.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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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외면해서야
▲ 다산연구소 박석무이사장

[목포시민신문] 4월이면 총선,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 왔습니다. 혹자는 또 ‘정치’ 이야기냐고 투덜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정치 아니고 우리를 잘 살게 해줄 어떤 일이 있는가요. 세상만사가 정치와 얽혀 있어, 정치가 잘되고, 선정(善政)이 베풀어질 때에만 사람은 편하게 살아갈 수 있고, 역사는 발전해왔던 것이 엄연한 역사적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양의 고전인 유교 경전은 논의의 중심이 정치에 있었고, 정치와 경제를 통해서 요순시대를 복원하자는 것이 학문과 사상의 핵심적 가치였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어느 누구보다도 정치와 경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 유교 경전의 재해석을 통해, 실학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다산 경학’을 수립하여 인류의 영원한 염원인 요순시대 복원에 생을 바치며 경학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 그런 결과 다산을 깊이 연구했던 위당 정인보는 다산의 경학을 ‘민중적 경학’이라고 명명하여 도탄에 빠진 인민과 민중을 구제하기 위한 학문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정치와 무관해야만 하고, 권력이나 재산은 모두 뜬구름으로 여기며 수신(修身)이나, 도덕만을 추구하는 것이 유학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산은 크게 환영받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다산과는 달리 얼마나 정치적이었고 정치만을 강조한 학자였는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의 글을 봅시다.

“공자께서는 자로(子路)와 염구(?求) 등에게 언제나 정치적인 일을 가지고 인품을 논하였고, 안자(顔子)가 도를 물을 때에도 반드시 나라를 다스리는 것으로 대답하였으며, 각자의 뜻을 이야기하라고 할 때에도 역시 정사(政事)를 하는 것에서 대답을 구하였다. 따라서 공자의 도는 그 효용이 세상을 경륜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孔子於子路ㆍ?求之等 每從政事上論品 ?子問道 必以爲邦 令各言志 亦從政事上求對 可見孔子之道 其用經世也:「爲盤山丁修七贈言」]라고 말하여 유교의 창시자 공자의 근본 목표가 정치를 통해 요순시대를 이룩하자는 뜻이었다고 풀이했던것이다.

그렇습니다. 유교는 수신을 따지고, 도덕을 논하며 인문학과 인성(人性)을 중히 여기고, 수신제가(修身齊家)에 큰 비중을 두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인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인민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는 좋은 세상이 올 수 없다고 여겨 궁극적으로 정치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논리를 가장 명쾌하게 설명하고 그렇게 경전을 재해석해야만 요순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학문적 노력을 집중시킨 학자가 바로 다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발 우리 모두가 정치적 담론에 마음을 집중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정당을 지지할 것이며, 어떤 인물을 정치지도자로 선택할 것인가를 만나는 사람마다 토론하고 논쟁을 벌여야 합니다. 오늘처럼 망가진 정치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요. 참신하고 좋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담당하여 선정(善政)을 베풀어 줄 것을 기대하면서 좋은 선거를 치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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