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답사 일번지, 목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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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답사 일번지, 목포’를 생각한다
  • 조상현
  • 승인 2016.04.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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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목포문화원 사무국장

얼마전 가까운 후배와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후배 말이, 조카가 강진 여행을 간다기에 왜 강진이냐고 물었더니 ‘남도답사 일번지’이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였다고 한다. 후배는 그러면서 우리 목포도 ‘근대답사 일번지’라는 표현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충분히 공감하는 대목이어서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했다. 1897년 개항돼 근대도시로 성장한 목포는 수많은 근대 건축물과 문화자원을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많은 사람들은 근대도시하면 의례히 군산을 떠올리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군산을 찾고 있다.

목포의 경우, 1999년 옛 동양척식회사목포지점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학계와 향토사학자 등이 나서서 ‘목포시민 역사의 길 걷기대회’가 열리리는 등 근대역사문화자원의 보존가치와 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확산되었다. 목포시도 근대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목포대에 용역을 의뢰해 2002년 <목포시 역사의 길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개항장 길’ ‘민족의 길’‘신파의 길’ ‘쌍교촌 길’ ‘유달산 길’로 나누고, 근대건축물 보존, 역사문화네트워크 거점으로 활용, 핵심사업지 선정?개발 등으로 건축물의 활용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아울러 거리별로 독특한 테마를 설정하여 차별화하고 역사문화의 길을 중심으로 골목길 체험 등 다양한 축제 개발, 재래시장과 현대시장을 연계한 쇼핑관광의 활성화, 일본가옥과 전통가옥을 통한 숙박체험 등 다양한 관광활성화 방안을 담고 있었는데, 당시 반향이 컸다.

그러나 용역결과가 나온 뒤 오래 지나지 않아 목포시의 수장이 바뀐 뒤 인공시설물 위주 건축사업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모든 게 거의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동안 많은 건축물들을 잃거나 훼손해버렸고, 우리와 비슷한 조건과 분위기를 가진 군산은 2009년부터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역사문화도시로 각광받으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3년에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4년에는 아시아도시경관상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원도심에 위치한 근대역사문화의 거리가 활성화되고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도시의 홍보와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늦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목포가 가진 자원 중 대표적인 것 하나는 단연 근대역사문화유산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결합하고 여기에 제도와 예산의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목포는 ‘근대답사 일번지’로서 새롭게 도약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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