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대 김수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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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대 김수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관기-1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08.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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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정에 들어가기전 선서를 하고있는 학생들

제 15회 대학생 국토대장정이 지난 7월 4일~7월 24일(20박 21일)까지 땅끝 해남에서 여의도까지 대 장정의 레이스를 펼쳤다. 목포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광주여자 대학교 김수인 학생의 국토종단 일지를 4주 기획으로 연재하며 우리산하를 걷고 걷는 젊음의 향연에 동참하고자 한다.

144명 한마음으로 모이다
집결 그리고 출정식 선서를 하다.
설레는 첫 걸음 시작 ‘배려’ 가슴에 느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여정, 두려움과 걱정보단 설렘과 기대가 앞서는 시작이었다. 우리 144명 모두는 각자의 꿈을 가지고, 또 하나의 꿈을 향해 한자리에 모였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은 순천시 청소년 수련원이었다. 도착과 동시에 난 왠지 모를 고요함을 느꼈다. 주변은 어수선했지만 왠지 모르게 조용했다. 낮선 분위기 속의 엄숙함은 나를 조금씩 압박했다. 이제 진짜 시작인 것이다.

우리가 그곳에 모인 이유는 20박 21일의 여정을 좀 더 안전하게 완주하기 위해 각종 안전사항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였다. 스텝(STAFF)들은 이전에 있던 오리엔테이션 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로 우릴 통제했다.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우리들은 더 위축되었고 무거운 공기 속 에서 교육을 받으며 적응해 나아갔다.

빠른 시간 속에 하루가 나도 모르게 흘렀고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잠자리에 눕고 나니 참 많은 생각들이 머릴 스쳐지나갔다.

머리로 하는 오리엔테이션 이후엔 몸을 적응시키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그 첫 번째 일정은 10km 걷기. 걷기라지만 뛰는 게 거의 절반이상 이었다. 강렬한 태양빛 아래에서 평소엔 잘 하지도 않던 운동을 하려니 몸이 못 따라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숨은 목 바로 및 까지 차올랐고 심장은 터질 듯 했다. 어떤 사람들은 심장이 터질 듯이 뛸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하던데 뭔가 그런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힘들었다. 이외에도 뙤약볕에서 대장정 노래들과 율동들을 익히고 반복하면서 고단했던 내 몸은 녹초가 되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중 조원 한명이 집안 사정 상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주인 없이 남겨진 신발처럼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보내야만 했지만, 새로운 창문이 열리듯 새로운 조원이 우리 조에 합류하게 되었다.

같은 전라도 지역의 동갑내기 친구 나연이었다. 취침시간에 들어와 첫 만남이 짧게 이루어지고 나란히 누워 잠이 들었다. 그 날 저녁 신께서는 내게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 갈 행운을 안겨다 주셨다.    

그렇게 우여곡절 3일간의 적응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출정식 날이 밝았다. 유니폼을 갖춰 입고 정렬한 상태로 출정식 행사를 하는 동안, 내 가슴은 온통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설레는 자리에서 영광스럽게 선서를 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반전녀’란 타이틀만큼이나 떨리는 호흡을 가다듬고 선서를 잘 해내었다.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행복하게 멀리갈 수 있다.’라는 인디언 속담과 ‘인생은 걷는 것과 같다.’ 라는 김남조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바다 냄새를 맡으며 힘찬 외침과 함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직도 스텝(STAFF)들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국토대장정 시작한 이후 내 이름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말이었다. ‘다 똑같이 힘들어요. 그러니 자기만 힘들다고 속도를 늦추면 뒷사람은 뛰어야 되니까 힘들어도 뒷사람 생각해서 앞으로 가세요.’ 라는 말이었다.

내가 힘들다고 속도를 늦추면 뒷사람은 몇 배로 힘들게 뛰어야 했다. 그리고 차례가 오면 그 뒷사람은 바로 나이기도 했다. ‘배려’라는 단어를 가슴으로 직접 느끼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막 시작하는 순간, 그래…그때까진 걱정보다 설렘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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