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탁한 물빛…또 시작된 '영산강 녹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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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탁한 물빛…또 시작된 '영산강 녹조' 현상
  • 류정식
  • 승인 2016.06.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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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녹조 독소…어류·사람에 악영향, 대책마련 시급

광주와 전남지역의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넘나들면서 영산강 본류에 때이른 녹조(綠潮)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녹조는 수온이 오르고 유속이 느린 오염된 물속에서 녹조류와 남조류가 급격히 늘어나 물빛이 녹색을 띠는 현상이다.

본격적인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13일. 전남 나주시 영산교 밑을 흐르는 강물은 벌써부터 녹조 띠로 뒤 덮여 가고 있다. 이 구간은 영산강 지류인 봉황천, 만봉천이 본류와 합류하는 영산강 중류지점(나주 영산포 구간)으로 매년 이른 녹조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아직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강물 위로 떠다니는 선명한 녹조 알갱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폐사한 물고기가 관찰된 가운데 녹조가 낀 강물은 강변과 만나 부딪히며 탁한 거품과 함께 불쾌한 악취까지 내뿜고 있다.

이 같은 영산강 녹조현상은 고온에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하류 쪽에 죽산보가 들어선 이후 물 흐름이 느려진 이후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분석이다.

작년 8월 이곳 영산강 구간에선 광주환경운동연합과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가 마련한 '4대강 영산강구간 녹조 현장 조사'가 이뤄진바 있다. 당시 일본에서 온 녹조 전문가 다카하시 토오루 구마모토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영산강에서 관찰된 청색(쪽)빛을 띤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의 독소'와 관련, '어류와 인간의 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경고를 했다.

그는 일본의 새만금으로 불리는 '이사하야만' 간척지 방조제 축조 이후 녹조 발생으로 나타난 수중 생태계 파괴와 어류집단 폐사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유일한 해결책은 "갇혀 있는 물을 흐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환경운동 단체의 경고에도 녹조발생과 확산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요원하기만 하다.
환경운동단체 한 관계자는 "영산강에 인공보인 죽산보와 승촌보가 들어선 뒤 강의 생태계가 저수지나 호수와 같이 변화되고 있다"면서 "녹조발생 방지 등 영산강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인공보를 열어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말했다.
류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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