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다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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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다산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6.07.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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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 박석무다산연구소이사장

다산은 귀양살이 18년 동안 수많은 가서(家書:집으로 보낸 편지)와 가계(家誡:집으로 보낸 교훈적인 글)를 남겼으며, 가르친 제자들에게도 편지 형식의 교훈될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 대부분의 글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졸역(拙譯)에 실려 있습니다. 아들이나 제자에게 주는 글이기 때문에 권면(勸勉)의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아버지와 스승의 입장이기 때문에 인간이 행해야 할 가장 큰 도리를 이야기하였고, 어떻게 살아야만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하고 진정 어린 내용이 담겨 있어 독자들로 하여 큰 감동을 받게 해준 내용임에 분명합니다.

편지 내용을 검토해보면 참으로 많은 주문 사항이 있지만, 가장 많이 언급하면서 가장 강력히 강조했던 내용은 바로 ‘효제(孝弟)’와 ‘독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새삼스럽게 논할 필요도 없이 “공자의 도(道)는 효제일 뿐이다(孔子之道 孝弟而已)” (반산 정수칠에게 주는 글)라고 단적으로 표현하여 유교의 목표는 효제를 실현하는데 있다고 했으니, 효제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금방 알게 해줍니다. 효제 다음으로 언급하며 강조했던 내용은 바로 ‘독서’였습니다.

“만약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데에만 뜻을 두고서 편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려 한다면 죽어서 시체가 식기도 전에 벌써 이름이 없어질 것이니, 이는 금수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같이 살기를 원할텐가 ”(위윤혜관증언)라고 말하며, 짐승이 안되려면 독서를 해야한다고 거듭거듭 당부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을까요.

“독서 한 가지 일만은, 위로는 성현을 따라가 짝할 수 있고 아래로는 수많은 백성들을 길이 깨우칠 수 있으며 어두운 면에서는 귀신의 정상(情狀)을 통달하고 밝은 면에서는 왕도(王道)나 패도(覇道)의 정책을 도울 수 있어 짐승과 벌레의 부류에서 초월하여 큰 우주도 지탱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해야 할 본분인 것이다.”(上同)라고 말하여 독서를 통해서만 사람이 짐승이나 벌레와 구별되고 인간이 우주를 지탱할 능력을 지닐 수 있으므로, 독서는 바로 인간의 본분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큰일입니다. 이른바 세계에서 잘 나가는 국가들이라고 말하는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한국인의 독서율은 최하위라고 알려진 지 오래입니다. 대학가에서 서점이 사라진 지도 오래이고, 출판계 또한 책이 팔리지 않아 더할 수 없는 불황에 허덕이고 있음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일입니다. 더구나 전자책까지 판을 치면서 종이로 된 책 만들기 사업은 완전히 사양길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반인륜적인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고 책 읽는 사람의 수효가 줄어들수록, 다산선생의 효제와 독서의 권장은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효제는 천륜(天倫)에 관계되어 인격의 수양으로 가능할 경우도 있지만, 독서야말로 안일의 욕심을 억누르고 골똘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람의 본분’이라는 독서,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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