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이야기
상태바
다산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6.07.14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라를 사랑했던 다산의 마음
▲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20대 국회가 개원되어 많은 숫자의 초선의원들이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임무를 시작하는 때이고, 2014년에 치러진 지방자치 선거를 통해 당선된 광역시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이나 시도군구의원 제위(諸位)도 이제 임기의 절반을 넘겨 새로운 절반의 임기를 시작하였으며, 대통령도 1년 반 정도의 마지막 임기를 남기고 있는 때입니다. 이런 막중한 시기에 모든 고위 공직자들에게 다산의 애국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생겼습니다.

기막힌 고달픔을 견디면서 18년에 이른 다산의 유배살이, 여느 사람이라면 진즉 쓰러졌거나 시들어버릴 세월이었지만 다산은 끝내 좌절하거나 굽히지 않고 힘들던 유배생활을 오히려 학문을 연구하고 나라를 개혁할 정책을 입안할 기회로 삼아 밤을 낮으로 여기면서 긴긴 시간을 육경사서(六經四書)를 연구하느라 편히 쉴 시간을 내지 못했습니다. 어느 때 유배살이가 풀리리라는 아무런 희망도 없었지만, 지루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연구에 연구만 계속했습니다. 17년에서 18년에 이르자 자신의 의도대로 수기(修己)를 위한 경학 연구는 대체로 끝났다고 여기며, 새로운 분야인 경세학(經世學)인 치인(治人)의 업적에 새로운 연구와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경세유표』와 『목민심서』·『흠흠신서』가 저작되기 시작합니다.

“성인의 시대가 멀어져 말씀까지 사라지자 성인의 도가 잠기고 어두워졌다. 오늘날의 정치 지도자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에만 급급하고 어떻게 백성들을 보살펴주어야 할 것인가를 알지 못한다. 이러하니 힘없는 백성들만 고달프고 곤궁하며, 멍울이 들고 피부까지 옴에 올라 연이어져 도랑이나 골짜기에 버려지는데도 고위공직자들은 때를 만났다 여기고 좋은 의복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들만 살찌우고 있으니 어찌 비통하지 않겠는가 ”(『목민심서』서문)

이렇게 절규에 가까운 다산의 비통함이 바로 애국심으로 변하여, 어떻게 해야 제대로 백성들을 보살펴 줄 수 있는가를 정밀하고 꼼꼼하게 가르쳐주는 책인 『목민심서』를 저작하게 된 동기라고 자신이 책의 서문에서 밝혔습니다.

“백성들을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유배사는 죄인으로 몸소 실천할 길이 막혔기에 ‘마음의 책’(心書)이라고 이름을 지었다(有牧民之心 而不可以行於躬也 是以名之)”라고 말하여 오늘의 우리들의 가슴에 슬프기 짝이 없는 멍을 들게 해주고 있습니다.

성노예로 전락하여 일본군의 위안부로 인생을 파탄시켰던 할머니들의 원한이 하늘을 찌르고 있고, 그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직되어 일자리를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으며, N포시대의 청년들이 직장을 얻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에 마음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3대 조선사들이 위기를 맞아 수많은 해고자들이 배출되려는 순간이 다가오고, 대기업들의 횡포에 골목 상인들까지 문 닫기 직전에서 허덕이는 오늘. 다산의 마음을 읽어서 그런 문제 하나라도 해결해주는 선량들이 된다면 어떨까요. 비기(肥己)를 버리고 위민(爲民)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창살 없는 감옥살이에서도 나라와 백성들만을 생각하던 다산의 마음으로 돌아가 통곡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며, 무엇인가의 새로운 조치와 변화를 기대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루의 희망이라도 안겨주는 공직자들의 역할이 참으로 기대되는 때가 지금입니다. 모든 공직자들과 지방의회 의원에서 국회의원들, 시군구의 장에서 대통령에 이르기, 참담한 나라와 백성들의 현실에 눈 감지 말고, 무언가의 희망이 솟아날 일들을 해주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