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교육지원청 신임 박선미 교육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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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교육지원청 신임 박선미 교육장 인터뷰
  • 최지우
  • 승인 2016.08.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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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개 주어진 소중한 시간 두 귀 세워 많이 듣고,두 눈 두 발로 열심히 뛰어 오랜 빚 갚음 하겠다”
 

신임 박선미 교육장은 목포 출신으로 탁월한 능력과 특유의 인내심으로 전남 교육청의 인재로 정평이 나있다. 인맥이나 기회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따라온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자신은 매사 직선적이고. 욕심 많은 자신을 잘 따라준 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신임 박선미 교육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목포 첫 여성교육장 취임인데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한다. 소감을 밝힌다면?
모든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남다른 기대를 하셔서 상당히 부담스럽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 영역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므로 이제는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빼고 교육장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 주셨으면 한다.

-새로 부임한 목포교육지원에 대한 행정 계획과 자신만의 소신을 밝힌다면?
목포는 유치원과 특수학교를 포함 122개의 공․사립 학교에서 약 4만명의 학생 교육을 위해, 3천3백명의 교직원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명실공히 전남교육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학교 현장과 학생교육 활동 지원에 교육청의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다. 우리 학생들이 이 지역의 미래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면서 전남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목포교육이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나를 비롯한 목포교육지원청의 모든 직원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학교 현장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고 선생님들을 돕는데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 지역사회 어른들께서 많은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인문학 교육에 대한 그 필요성과 당위성이 여러 매체나 교육 기관을 통해 대두 되고 있다. 교육장님만의 인문학 교육 철학이 있다면?
인문학 교육은 사고의 영역을 넓히고 특히 청소년기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여 미래를 설계하는데 꼭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문화가 경쟁력이 되는 사회다. 문화를 채우는 컨텐츠는 바로 역사이며, 개인의 삶과 가치관은 당시 사회상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사회의 건전한 문화는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개인의 삶의 총화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들은 대부분 자극적이고 휘발성이 강한 것들로 오래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읽은 인문학 서적 특히 동․서양의 고전은 평생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을 가다듬어 앞으로 나아가는 나침반이 된다. 많은 고전들이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게 번역․편집되어 있으나 정말 좋은 책은 사유할 수 있는 책이다. 중학교 때 멋모르고 파스칼의 팡세를 읽었다. 마치 격언들을 엮은 책 같아서 재미없이 설렁설렁 읽었는데 대학 때 다시 읽으면서 당시 혼돈스런 사회상을 한 마디로 요약해 정리해 주는 한 문장을 발견했다. “힘이 없는 정의는 변하기 쉽고, 정의 없는 힘은 꺾이기 쉽다.” 책 속에 내가 찾고자 하는 답이 있었다. 인문학 중 특히 고전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쳐 사회를 변화시켜왔다. 우리 학생들이 닮고 싶어 하는 위인들은 독서광 요즘 말로 대부분 인문학 마니아들이었으며,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 중 최고라 여기는 피터린치도 통계학보다 역사와 철학 서적이 주식 투자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학생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왜 정의로워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은 어떤 힘이 필요한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문학에 답이 있다.

 

-창의형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당국과 지자체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진정한 창의형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창의적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최고의 교육 정책은 독서토론교육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앎과 경험을 확장하고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며 이해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융합반응이 일어난다. 창의융합교육의 핵심은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 ‘나의 것’과 버물려 좀 더 ‘나은 것’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닐까? 역사교육도 중요하다. 우리 학생들이 당당한 미래 인재가 되려면 자신과 지역,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한다

목포는 국도 1, 2호선의 기점 도시이며 호남평야 수탈의 상징적 항구로 근대역사로부터 교훈 삼아야 할 역사적 사적과 사료가 많은 곳입니다. 교육은 역사와 지역을 근간으로 해야만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전국적으로 높은 호응을 얻은 독서토론열차의 교육과정도 우리 민족의 시원지인 발칸 호수와 안중근 의사의 독립투쟁지를 경유하며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많은 성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밖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이탈하지 않고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는 어떤 학교를 말하는 것인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으나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함께 해야 한다. 예전과는 달리 우리 사회가 학교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부모님들은 너무 바빠 아이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없고, 학생들은 해야 할 공부와 길러야 할 특기와 기능이 너무 많다.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해마다 증가한다.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님과 사회는 이제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신체적인 안전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서적으로 잘 보살펴 주기를 기대한다.

우리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며 미래다. 개인차는 있지만 배움에는 때가 있다. 개개인이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행복한 학교를 위해서 선생님들도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하고 계획해야 하지만 배움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논의 모가 잘 자라 튼실한 이삭을 맺을 때 농부는 행복하다. 모를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잡아당기거나 거름을 많이 주어 웃자란 벼들이 알찬 이삭을 맺을 수 있을까? 또한 따뜻하고 맑은 날씨만 계속 되면 벼가 잘 자랄 수 있을까?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물꼬를 터주어 물을 빼주고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대주는 것은 농부가 하는 일이지만 뜨거운 태양과 세찬 비바람은 오롯이 벼가 견디어 낸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견디어 낼 수 있도록 교육 공동체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학교, 작은 이해관계를 떠나 서로의 마음을 모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가 그런 학교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꿈꾸는 무지개학교의 모습이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게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참된 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사랑이다. 나는 목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생업에 바쁜 부모님 대신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선생님들의 격려와 눈에 보이지 않은 배려가 자신감을 갖게 하고 더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 해도 선생님들의 이런 역할은 변함이 없다. 선생님들의 진정어린 관심과 격려는 학생들의 방황을 멈추게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 할 것이다.

둘째 학생에게는 몇 번이고 강조하는 것이지만 꿈을 찾아 잘 이루게 이끌어 줄 수 있는 교육은 독서다. 세계적인 석학들, 예술가들, 기업가들 우리가 부러워하는 많은 분들의 성공 비결 중 독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학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선생님은 학생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며, 서로 읽은 책의 내용과 느낌을 공유하는 수업시간이 우리가 꿈꾸는 교실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제도적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이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목포의 경우 고등학교 필기시험을 없애 입시 부담을 줄인 것도 그런 맥락이다. 또한 중학교 1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 동안 많은 체험활동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 운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우리 선생님들의 부담이 훨씬 더 많아졌지만 학생들의 꿈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목포교육청에서는 선생님들의 노력에 많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자신만의 인생철학이 있다면?

안도현 시인의 시로 대신한다.

 

 

간 격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켜주자 말하려고 하지 않으면 물어보지 말고 그냥 기다려주자 필요 없이 가까운 척하지 말고 필요로 할 때 모른 척하지 말자 필요한 인맥은 내가 내 일을 열심히 할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며 사람들과 부대끼며 산다.

 

-목포시민들께 한 말씀
나는 목포와 전남교육청에 빚이 참 많다. 목포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전남교육청에 근무하는 동안 많은 국내외 연수 기회가 주어졌다. 고향은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고 한편 항상 그리운 곳이지만 고향의 교육장 직은 네겐 너무 크고 버거운 옷이다. 교육장이라는 화려한 겉옷은 벗겠다. 단지 고향으로부터 많은 은혜를 입은 그래서 후배들을 위해 오랜 빚 갚음을 하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내게 허락된 소중한 시간동안 두 귀를 세워 많이 듣고, 두 눈과 두 발로 교육현장을 살피겠다. 나의 부족함을 고향의 격려와 동료들의 지혜로 채워나가겠다.

정리=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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