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출신 서수연 탁구선수 리우페럴림픽서 은․동메달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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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출신 서수연 탁구선수 리우페럴림픽서 은․동메달 획득
  • 조서원 시민기자
  • 승인 2016.09.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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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꿈 소녀에서 장애 딛고 세계랭킹 1위 기염

지난 달 19일 폐막한 브라질 제15회 리우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목포 출신 서수연(30,세계랭킹 1위) 선수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마땅한 실업팀과 공기업 소속도 없이 무소속으로 출전한 서수연 선수는 결승전까지 올라갔다가 2008베이징패럴림픽과 2012런던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류징’ 선수(세계랭킹 2위)에게 아쉽게 3대1로 패하여 은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안았다. 단체전에서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12년 전 스물한 살에 수려한 외모를 뽐내며 모델을 꿈꾸던 그녀는 불의의 의료사고로 하체마비로 인한 지체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그는 “장애가 발병했음에도 누구도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속상했다. 뒤늦게 현실을 알게 되고 좌절감이 너무 커 먹지도 않고 잠도 못자고 우는 날이 많았다. 내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좌절감도 큰데 많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힘들게 다가왔다”며 당시의 심정을 담담하게 떠올렸다.

장애인 탁구경기는 장애 정도에 따라 체급이 나뉘어 휠체어 1~5체급으로 분류되는데 1체급에 가까울수록 장애의 정도는 중증이다. 서 선수의 체급은 2체급으로 매우 중증의 상태. 스물두 살이 되던 해, 처음 그가 탁구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라도 사람들과 부대껴보고 싶어서였다. 운동선수가 되리란 생각조차 않던 시기였다. 주변인들의 다른 종목 추천도 많았으나 유독 탁구라는 종목에 애정이 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실의에 찬 서 선수는 ‘내가 장애를 입은 몸으로 특기로 삼을 수 있는 건 과연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던 차 ‘탁구를 특기로 해보자’하는 생각이 덜컥 들며 ‘될 것 같다’는 직감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지 않았고 하다못해 장애인콜택시조차 운영하지 않던 시절이라 장애인의 운동여건이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운명처럼 중증장애인스포츠센터 창립자 故주영환 前회장을 만나게 되고 이후 목포상리사회복지관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본격적인 탁구 훈련을 받기 시작 했다.

서 선수는 “자원봉사자들이 자택으로 찾아와 차로 태워다주고 훈련 중 공을 주워다 주었다며 지금의 자신을 존재하게끔 도와준 멘토와 은인들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장애인스포츠 현실은 정부지원정책 등 외부적 지원이 결여 되어 있고 서 선수는 집안 재정적 문제까지 부딪혀 선수 생활을 하는데 뒷받침이 힘든 상황으로, 실업팀이나 공기업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보통 일컫는 스포츠 프로선수라 하면 실업팀이나 공기업에 소속되어 내부의 체계적 트레이닝과 관리를 받으며 일정한 급여를 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무소속으로 선수의 의지만으로 성적을 내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무소속 서 선수의 이번 리우패럴림픽에서의 메달 획득과 세계랭킹 1위란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세계랭킹 1위의 선수가 소속도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스포츠의 안타까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 선수는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 2015헝가리오픈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2015이탈리아오픈에서 2관왕을 석권한 명실공이 세계랭킹 1위 선수이다.

리우패럴림픽을 마치고 현재는 10월에 개최되는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대회 진출자를 선발하는 내년의 아시아지역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광주시립장애인종합복지관의 여전히 협소하기 짝이 없는 공간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서 선수는 목포시민의 관심과 성원에 대하여 “축하와 격려에 너무 감사드린다. 의료사고로 모델 꿈을 접을 수밖에 없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에 힘입어 과거에 얽매지 않기로 했다. 탁구선수의 꿈을 새롭게 키우며 홀로 훈련할 때 내 목표가 1등이 되는 것이었는데 생각처럼 되어 기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겠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포기 하지 않고 그 시기들을 버텨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행복한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러면 남은 시간을 살아가며 다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더욱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희망을 갖고 살기를 바란다. 저를 계속 지켜봐 달라.” 며 훈훈한 감동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목포갓바위향우회에서는 ‘호남화원 서관열 딸 서수연 2016리우패럴림픽 여자탁구 은메달 획득’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갓바위 일대에 걸고 축하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목포 시내 곳곳에서는 각 상점과 시민들이 뜻을 모아 서 선수의 선전을 축하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전개되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서 선수의 아버지 서광열씨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하였다.

조서원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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