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조선 3사, 더 혹독한 구조조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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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조선 3사, 더 혹독한 구조조정 위기
  • 류용철
  • 승인 2016.10.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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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위탁경영 대한조선 포기설 흉흉

도의회 조선산업대책특위 업체 찾아 애로 청취

고흥·여수 지역 방문 구조조정 지원방안 논의

 

▲ 전남도의회 조선산업위기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17일 고흥과 여수지역 조선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 대형 3사에 애초 계획보다 훨씬 혹독한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자구계획을 발표할 당시 가정보다 수주 실적을 비롯한 시장 상황이 훨씬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의회가 김탁 의원을 위원장을 뽑아 조선산업위기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도내 조선업체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고흥의 ㈜대유조선과 여수의 ㈜여수해양조선 등을 방문한 위원들은 현지 업체의 현황, 지역적 여건, 업체의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시설을 둘러봤다.

위원회는 조만간 서남권에 소재한 유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등을 찾아 위기 원인을 파악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탁 특별위원장은 "조선산업은 고용창출의 선두주자였는데 최근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특별위원회가 조선산업의 위기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현황을 파악해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제309회 임시회에서 구성된 특위는 지난 11일부터 2017년 4월10일까지 6개월간 활동하게 된다.

현재 국내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현재까지 각각 23억 달러, 13억 달러, 6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그러나 3사가 자구계획에서 전망한 올해 수주 실적은 현대중공업 131억 달러, 대우조선 62억 달러, 삼성중공업 53억 달러였다. 올해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 현대중, 계획에 없던 사업부문까지 분사

이에 현대중공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전자시스템과 건설장비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된 회사 직원은 현대중공업과 노조의 단체협상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장기적으로 이들 직원의 인건비와 복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업부에 속한 직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4천147명(전기전자 2천832명, 건설장비 1천315명)으로 전체 근로자 2만6천299명의 16%에 달한다.

이 두 사업부의 분사는 원래 자구계획에 들어있지 않았다.

자구계획에는 로봇사업부와 태양광, 설비지원 부문을 떼어내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현대중공업은 이들 사업부 분사를 이미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주 상황이 나빠지면서 연간 매출이 4조7천억원에 달하는 이들 사업도 분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결과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아직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 현상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수주절벽이 지속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적인 경영합리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대우중, 비상계획 실행 준비…구조조정 시기 앞당겨

대우조선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했던 35억 달러 수주 목표마저 불투명해지자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실행 준비에 들어갔다.

애초 대우조선은 신규 채용 제한 등 인력의 자연 감소를 통해 2020년까지 2천600명가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감축 시기를 올해로 앞당겼다.

대우조선은 사상 처음으로 생산직을 포함해 총 1천명 규모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후 지원조직 등을 대상으로 2천명 가량을 분사, 6월말 현재 1만2천699명의 인력을 연말까지 1만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소난골 드릴십 인도와 본사 사옥 매각 지연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등 자구계획 이행 정도가 3사 중 가장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도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권단이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대 4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대우조선 회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경쟁력 강화 방안에는 대우조선의 통폐합보다는 현대와 삼성이 '2강(强)'을 형성하고 대우가 해양플랜트 사업 축소 등을 통해 '1중(中)'으로 다운사이징 하는 구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은 연간 13조~14조 원인 매출 규모를 과거에 최대 영업이익이 발생한 기점이자 적정 규모라고 판단되는 10조원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목표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 6조~7조 원 수준까지 줄이는 안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소난골 인도와 유상 증자가 잘 이뤄지면 유동성 위기를 잘 넘어가겠지만, 내년에도 수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인력과 설비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 대한조선은 모기업인 대우조선이 문을 닫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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