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섬 잇는 노두길 ‘섬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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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잇는 노두길 ‘섬티아고’
  • 김영준
  • 승인 2022.11.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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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 다시 열리는 신비의 12사도 순례길
건축-조각-회화-아르누보 글로벌 예술가 작품
병풍도에 딸린 대기점도에 있는 베드로의 집을 향해 걷는 순례자들.

[목포시민신문] 섬사람들은 긍정적이다. 육지 사람들은 노두길에 바닷물이 차면 갇힌다고 생각하지만, 섬사람들은 노두길에 물이 빠지면 열린다고 말한다.

물이 빠지면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열리듯이 섬은 세상을 향해 열려있다.

천사섬 신안에는 물이 빠져 열린 노두길을 잇는 순례의 길이 있다. 세계적 순례길인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힌트를 얻어 조성된 12사도 순례길이다.

병풍도에 딸린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 그리고 딴섬을 잇는 길이다. 번잡함과 거리를 두면서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이들에게 가고싶은 섬, 순례자의 섬 ‘섬티아고’라고 불린다.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한 이 작은 섬들에 국내외 작가 10명이 예수의 제자 12사도의 이름을 딴 12개의 작은 교회를 만들었다. 베드로의 집, 안드레아의 집, 야고보의 집, 요한의 집, 빌립의 행복의 집, 바르톨로메오의 감사의 집, 마테오의 기쁨의 집… 신안의 풍광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교회 건물이 마치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을 보는 듯하다.

순례자의 섬 ‘섬티아고’ 지도.

이 길을 더욱 신비롭게 하는 것은 물이 차면 사라졌다가 약 3~4시간 뒤에 하루 두 번 물이 빠지면 길이 열리는 노두길이다. 신비스런 풍경을 가졌다 하여 기적의 순례길로도 불린다.

하루 두 번 빠지는 물때를 잘 이용해야 5개의 섬들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섬티아고에 갈 경우에는 반드시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자칫하면 노둣길이 물에 잠겨 오도가도 못하고 발이 묶일 수 있기 때문. 12사도의 교회를 모두 찾아보는 길은 대략 13km, 넉넉히 4시간쯤 걸린다.

제12 성지 가롯유다의 집은 종착점이지만 이곳 딴섬에 물이 가장 일찍 들어오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들르는 여행자들이 많다.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는 제1의 성지, 베드로 ‘건강의 집’을 본 다음, 제12 성지 가롯 유다 ‘지혜의 집’ 교회를 부리나케 먼저 들른 다음, 11→1성지 역순으로 왕복하는 것이 좋다. 제1~12성지 곧장 가는데 6㎞, 다시 거슬러 12성지 모두 들렀다 오면 7㎞이다.

12사도 성지 작은 교회들을 모두 둘러보는 섬티아고 순례길 7㎞ 중 노두길이 2㎞를 차지한다. 병풍-대기점 사이 975m, 대-소 기점 연결 217m, 소기점-소악 연결 373m, 두 개의 소악도 연결 241m이고, 병풍-신추 210m를 합치면 1980m이다.

12사도 성지들 역시 하나하나 글로벌 예술가들이 만든 건축-조각-회화-아르누보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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