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원에게 돈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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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원에게 돈 줬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5.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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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회장, 오문철 전대표, 임건우 전회장 법정진술

20일 서울중앙지법 재판서 금품전달 시연

[목포 시민신문] 임석 솔로몬 저축 은행 회장이 법정에서 박지원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데 이어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도 박지원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특히 오 전 대표와는 달리 그동안 금품을 건넨 사실이 없다며 부인해온 임 전 회장까지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고 법정에서 박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 인사들은 재판이 박지원 의원에게 굉장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정석)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오문철 전 대표는 “2011년 3월 함께 국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에 찾아가 박지원 의원에게 당시 보해저축은행이 정상화를 위한 740억원 증자를 추진 중이라 경영평가위원회 개최와 광주지검에 예정된 수사를 늦춰 달라고 요청하고 3000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오 전 대표는 “원내대표실에 들어가기 전 임 전 회장의 코트 주머니에 3000만원을 넣어줬다”며 직접 은행 쇼핑백에서 돈다발을 꺼내 검사의 팔에 걸린 코트의 바깥 주머니에 담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어 법정에 나온 임건우 전 회장도 “오 전 대표가 화장실에서 뭔가를 코트 주머니에 넣어줬다. 받는 순간 돈봉투라는 것을 직감했다”며 “박 전 대표에게 건넸지만 받지 않으려 하자 원내대표실 탁자 위에 두고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임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었지만 이날 법정에서는 기존 진술을 번복, 박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두 사람이 박 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임 전 회장이 입었던 검은색 코트와 5만원권이 100장씩 묶인 돈다발 6개를 법정에 들고 나왔다. 법정 재연에서 5만원권 현금 100장을 묶은 돈다발 6개는 검은색 롱코트 바깥쪽 주머니에 쏙 들어갔다. 검찰이 이렇게 '사전 준비' 과정까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인 이유는 금품 전달에 관계된 두 사람에게 같은 진술을 얻어내 뇌물을 줬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 측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의 변호인 측은 임 전 회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당초 박 전 원내대표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한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박 의원 변호인은 "당시 검찰에서 추가로 기소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지 않았느냐. 40여 일 동안 매일같이 조사를 받아 심신이 고통스럽지 않았느냐"며 검찰의 압박에 따라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을 유도했다. 하지만 임 전 회장은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 본인은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지 4 개월 여만인 21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신상발언을 통해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검찰을 성토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한 사람이 원내대표실에 남아서 포장도 안된 3천만원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나가서 제가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며 "(증인이 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나갔다고 하니) 검찰은 제 테이블을 기소하라"며 반발했다.

박 전 원내대표가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즉석에서 청탁을 했는지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면담 자리에서 박 전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경영평가위원회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과 박의원의 변호인 측은 "그 시각 김 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있어 전화통화가 불가능했다"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영상회의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증인신문이 이어지면서 재판은 점차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돈을 줬다는 주요 증인 3 사람이 모두 박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법정 판사 앞에서 진술을 함에 따라 앞으로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 된다. 다음 공판은 이 달 4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박 전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2곳에서 3차례에 걸쳐 모두 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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