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보다 목포의 이야기가 남는 축제를 기대하며
[목포시민신문] 축제가 끝났다. 화려한 조명이 꺼지고 무대가 철거된 자리에는 다시 일상이 찾아왔다. 많은 사람이 모였고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지금,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번 축제는 목포에 무엇을 남겼는가?”
유명가수를 초청하고 대형 무대를 설치하는 것은 사람을 모으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축제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은 떠나고 무대는 철거된다. 다음 해에는 또 다른 유명가수와 더 화려한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러한 방식에 의존할 것인가.
목포는 이미 충분한 이야기를 가진 도시다. 항구와 바다, 섬과 선창, 근대역사의 흔적과 오래된 골목,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있다. 목포항구축제라면 이러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다른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라 목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
축제 운영방식도 돌아봐야 한다. 해마다 담당 공무원들과 시민자치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축제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그분들의 헌신에는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특히 지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대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맡기는 위탁용역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대 설치나 안전관리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축제의 방향과 내용만큼은 지역이 주도해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인과 전문 기획자, 역사·관광 전문가, 상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축제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기획부터 예산 편성, 운영과 평가까지 책임지는 전문적인 체계가 필요하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어도 축제의 철학과 경험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많은 돈을 쓴다고 좋은 축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무대와 일회성 공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그 예산을 지역의 문화와 사람에게 투자한다면 훨씬 다양하고 의미 있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
항구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한 전시, 선창을 무대로 한 거리공연, 지역 독립영화 상영, 청년예술가들의 창작 프로그램, 골목상권과 함께하는 문화행사 등 목포의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축제는 지역 예술인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상인들에게는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이 되며, 관광객들에게는 목포를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어준다. 축제 예산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회성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숫자와 행사 규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얼마나 머물렀는지, 지역 상권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시민과 지역 예술인들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축제가 끝난 뒤 어떤 문화적 자산이 남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보여주기식 축제와 전시성 행사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축제는 행정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민이 즐기고 지역이 성장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목포항구축제가 더 세련되고 경쟁력 있는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반드시 더 많은 예산이 아니다. 지역을 깊이 이해하는 기획과 전문성, 그리고 시민의 참여다. 적은 예산이라도 제대로 사용한다면 목포만의 독창적인 축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좋은 축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았느냐보다 그 사람들이 왜 목포를 찾았고, 무엇을 기억하며, 다시 찾아올 이유를 얻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목포항구축제가 지나간 자리, 이제 우리가 남겨야 할 것은 화려한 공연의 기억만이 아니다.
무대는 철거되어도 목포의 문화는 남아야 한다. 축제는 끝나도 지역은 성장해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목포항구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