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외항 세월호 봉사 화제 人 고구려 한의원 조옥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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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외항 세월호 봉사 화제 人 고구려 한의원 조옥현 원장
  • 최지우
  • 승인 2017.05.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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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들과 놀고 옵니다
△목포 고구려 한의원 조옥현원장

[목포시민신문=최지우기자]지난달 31일 세월호가 목포신외항에 거치 되면서 전국에서 밀려오는 추모객들 숫자가 27일 현재 10만을 넘어서고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여행을 떠난 304명에 대한 묵념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추모객들은 평일이나 휴일 큰 맘 먹고 목포 신외항을 찾았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반면 세월호가 신외항에 거치된 날부터 매일 밤 세월호 유가족을 찾는 한의사가 있어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목포에서 고구려 한의원을 운영하는 조옥현 원장이 그 주인공.

조 원장은 매일  병원 진료가 끝나면 간단한 진료 도구와 간식거리를 챙겨 신외항을 찾는다. 3년 동안 거리 생활을 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건강과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낮 동안 의료 지원팀이 상주하지만 유가족들이 이들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낮 시간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지만 밤에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그들이 쉬는 시간이 8시쯤이기에 그 시간에 방문, 그들의 하소연도 들어주고,  침도 놓고 부황도 떠주고, 운동요법도 알려주고 있다. 그냥 그들과 놀아주는 것이다.”며 별거 아니라고 했다.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유가족들의 밤 시간.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들은 저녁이면 술을 한잔 마시지 않으면 잠을 들 수가 없고, 어머니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시 눈을 붙인다고 한다. 그들의 그런 상황을 잘 알기에 매일 밤 조원장의 은밀한 방문은 계속 되는 것이다.

사실 조원장의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인연은 3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지방선거 광역의원에 출마했던 조원장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도보행진 때도 함께 했었다. 자식을 키우는 아비의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

“유가족들의 마음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로 처음엔 누구에게나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 나도 처음 일주일 동안을 서먹서먹했었다. 유가족들이 처음 신외항에 옮겨 오고 세월호를 바라보면서 거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요즘엔 그래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 가는 중이고 가끔 웃기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현재 신외항에서 불 사용을 하지 못하기에 식사는 식당에서 해결하고 있고, 음식도 조리된 상태로만 반입이 가능하다. 휴일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먹을 거며, 생활 필수품등을 가져다 주지만 평일엔 많이 부족한 편이다. 바람불고 비라도 오게 되면 그야말로 고역이라고 한다.

“밤에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몇 명만 더 있으면 참 좋겠다. 그리고 벌써 모기가 생겨나고 있는데 여름 나기도 솔직히 걱정이 된다. 시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충분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좀더 세밀한 부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따뜻한 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 씻는게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그들이 하소연 할데는 없다”며 힘든점을 설명했다.

말없이 누워있는 세월호를 비통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밤을 보내야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최소한의 편한 밤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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