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지리산 태극종주 달성 기독치과 김무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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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의 지리산 태극종주 달성 기독치과 김무영 원장
  • 최지우
  • 승인 2017.05.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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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같이 걷다보면 고통도 달콤한 꿈과 같이 흘러갈 뿐"

[목포시민신문=최지우기자]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번잡한 세상을 등지기 위해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찾기 위해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배우기 위해 산을 찾는다. 맨손으로 올랐다 맨손으로 내려오는 산꾼이 있다. 지리산 태극종주를 다섯 번째 달성한 진정한 산 사나이.

지난 5월 초 황금 연휴 기간 지리산으로 달려가 한 걸음에 100㎞ 남강 태극 종조를 했다. 5일 새벽 5시 12분에 출발해 7일 오전 2시 45분까지 45시간 33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100㎞를 걷는다. 스스로도 ‘이것은 미친 짓’이라 하지만 산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고통도 달콤한 잠과 같다고 한다.

그 화제의 산악인은 기독치과 김무영(61) 원장.

김 원장은 지난 7일~8일 다섯 번째 태극종주를 마치고 산악인들의 로망인 큰 별을 달았다.

화제의 주인공 김무영 원장을 만나 그 만의 산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산이 좋아 산에 다니다 보니 여러 종주를 하게 되었다. 산에 가서 모든 것을 잊고 단순 무식하게 걷다 보면 재충전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복잡한 일상을 떠나 일 년에 5~6회 산을 찾고 있다”는 간결한 소감을 밝혔다.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을 옛날부터 선인이라 불렀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인이 없다는 선조들의 말씀도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산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무엇인가를 선물하고 모든 것을 안아주며,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어머니 산으로 불리면서 산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온 지리산에 들어가는 산사람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3개 코스의 무박종주가 있다.

그 가장 으뜸이 지리산을 태극 모양으로 종주를 하는 지리태극종주로 약 80km, 90km, 100km, 120km가 있다.

그다음이 지리산 왕복 종주로 노고단 - 천왕봉 - 노고단 57Km를 왕복하는 것이다.

마지막이 종주의 기초로 꼽히는 가장 기초로 화엄사 - 대원사까지 약 47.2Km 화대종주가 있다.

이 세 코스는 J3라 불리며 이 세 코스를 정복하는 것이 산악인들의 꿈이자 명예로 꼽히고 있다. 그 만큼 어렵고 쉽게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코스를 정복하는 사람에게는 명예패를 증정하고 산악인들끼리 축하를 하며 그 노고를 치하한다.

김 원장은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3학년 때 1980년 광주민주항쟁을 경험한다. 당시 김 원장은 조선대민주투쟁위원회 총무부장을 맡고 있었다. 조선대는 학내 민주화가 안돼 총학생회가 없었다. 학생들 스스로 민주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엄혹한 전두환 군부독재시대에 맞서고 있었다.

전두환 정권은 광주민주항쟁이 끝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배와 구속, 징집을 했다. 김 원장은 광주민주항쟁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현상수배가 됐다.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은 김대중으로부터 혁명자금 500만원을 받아 학내 시위 주도와 김대중 내란 음모 수행으로 200만원 현상수배를 내렸다.

김 원장은 현상수배를 피해 인천으로 피신했다. 그는 공단에서 생활했다. 81년 6월 9일 붙잡혀 강제 징집당하고 대학교에서 제적됐다. 이후 그는 1985년 복학돼 대학을 졸업하는 아픔을 겪었다.

시대적 아픔을 겪으면서 그가 위로받을 수 있던 곳은 바로 산이었다. 산을 찾으면서 삶의 위로와 안정감, 또 성취감을 느꼈다. 이렇게 시작한 산과 인연 지금은 산꾼이 됐다.

김 원장의 산사랑은 지난 2009년 고 고정희 시인의 지리산 실족사 소식을 듣고 후배들과 지리산을 가면서 시작되었다. 처음 2박3일의 지리산 종주는 발로 올라갔지만 내려올 땐 손으로 내려와야 했을 만큼 고행이었다.

“이 정도도 못해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겠나 하는 생각에 5주간 훈련을 하고 혼자서 지리산 무박종주를 했다. 다녀오고 나서 지리산에 J3종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혼자서는 못하는 것이기에 클럽활동을 하며 준비를 했다”며 “2010년 가장 기본인 하대종주를 했고, 첫 태극종주는 클럽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기에 신청을 했다. 6명이서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하겠다고 결심 생각했다. 그러다 2014년 후배가 하고 싶다고 하기에 같이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매년 한 번씩 해보자 생각했다. 그렇게 올해까지 5번째 하게 된 것이다”며 웃었다.

해가 갈수록 한해 한해가 새롭고, 매년 보는 지라산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단다. 전에는 못 느끼고 눈에 안 띄었던 것들도 새롭게 눈에 띈다. 예순을 넘은 나이에 한 번 못가면 영영 못 갈 거 같은 느낌이란다. 같이 다니는 동료는 가족보다 더한 끈끈한 정으로 묶어 있다. 그렇게 가도 가도 좋은 국내산을 다닐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70살 까지는 지리산 종주를 계속 할 것이라고 한다.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선인! 알피니스트! 뭐라고 칭해도 그는 그냥 단순무식하게 산을 찾는다. 산에서 간결함을 배우고 감정을 비우고, 그러나 더 많은 것을 채우고 돌아온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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