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신안군장애인거주시설 원장 무공스님
상태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신안군장애인거주시설 원장 무공스님
  • 최지우
  • 승인 2017.08.24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한 당신을 위한 웃음이 피어나는 따뜻한 보금자리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스페인의 교육자 프란시스코 페레의 생애와 사상을 다루었던 책의 제목이다. 사회적 최 약자인 아이들에 대한 그이 사상이 가장 잘 표현된 말로 많은 이들에 의해 회자 되고 있는 멋진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은 어쩌면 4~5살 수준의 지능과 신체적 장애을 안고 태어난 중증장애인들에게 더 필요하고 꼭 지켜야 하는 말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장애인들에 대한 학대와 방치에 대한 언론 보도는 보는 이들을 분노케 하지만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장애인에 대한 봉사와 희생은 복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평범한 행복과 시간을 저당 잡힌 이 시대의 진정한 의인들의 몫이다. 이들은 가족들도 버거워하는 중증장애인들을 24시간 내내 보살피고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세상을 나누고 있다.

가족들도 외면했던 중증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 갈 수 있게 교육과 체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도움을 주고 있는 시설 사회복지사들의 노고와 희생이 다시 한번 조명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소재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화제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은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압해읍에 위치한 신안군장애인거주시설(원장 무공스님)로 29명의 원생들과 25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원생들에 대한 별별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운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들만의 특별한 일상을 엿봤다.
 

▲ 장애인 거주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은 힘들지만 보람으로 매일을 살아간다

지난 2015년에 개원한 ‘신안군장애인거주시설’은 부처님의 자비심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적장애인을 위한 사회화, 교육, 직업, 의료, 지역사회참여, 문화, 여가서비스 제공을 통해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안정적 지지망을 구축하여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통합을 이루고자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언제나 웃음이 피어나는 따뜻한 보금자리로 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쉴 수 있는 편한 집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이곳의 울고 웃는 하루 하루의 일상은 감동의 드라마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리얼다큐멘터리다.

점심시간임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원생들은 맛있는 냄새가 나는 냠냠방으로 모인다. 그림으로 표시된 오늘의 식단을 확인하는 그들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이다. 남의 도움 없이는 밥 한 끼도 편하게 먹을 수 없는 중증 신체장애친구들과 평균 4~5살 정도의 지능수준을 보이는 지적장애 친구들의 매일 점심시간 모습이다.

특별하게 서울에서 초빙되어온 젊은 쉐프 원주완은 혼신의 힘으로 매일 매일 장애인들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다. 우리 먹거리,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이곳의 식단메뉴는 전국 장애인생활시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원생들의 곁에는 그들과 동거동락하며 매일의 일상을 이어가는 원장과 사회복지사, 생활시설 전담선생님들의 사랑과 희생, 열정이 항상 함께한다. 
 
원생들을 위한 특별 체험 프로그램은 시장체험, 승마체험, 물놀이 체험, 시내버스체험, 호텔부페체험 등 일반인들이 함께 하는 일상적인 체험 프로그램이다. 원생들은 원하는 일상 체험프로그램 왠만한 것은 다 접할 수가 있다.  원생부페 체험에 대한 일화는 지금도 지역사회 복지종사원들에게 전설이 되고 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원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부페음식점이라는 것을 알고 무공스님은 원생 부페 체험을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지역인사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스님이 할 수 있는 여러 재능기부를 통해 평화광장 샹그리아호텔 부페식당을 예약했다. 일반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원생들과 그 가족, 그동안 도움을 주었던 자원봉사자까지 초청 멋지고 흥겨운 부페한마당을 치러낸 것이다. 중증장애인들이 이런 저런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기우였다는 담당 선생님들의 체험담이다.
 

▲ 종교인으로, 사찰음식의 대가로, 사회복지전문가의 특별한 능력을 보이고 있는 무공스님은 앞으로도 우리지역을 위한 봉사를 계획중이다.

무공스님은 “우리 아이들의 대부분은 가족들에게서 조차 외면당하고 시설에서 학대와 고통을 받아왔다. 처음 우리시설로 왔을 때 사회성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공격적이고 먹는 것에 대한 기본욕구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처음엔 많은 시설이 부서지고 선생님들이 구타당하고 어려움이 많았다” 며 “일반인들이 체험하는 일반 체험프로그램을 접목시키고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결과 놀라운 발전을 했다. 걸음도 걷기 힘들었던 아이들이 걸어서 진료를 가는 모습을 보고 의사선생님도 반신반의할 정도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기본 인권마져 포기하고 살아간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 않는가. 이젠 찾아오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비록 행동은 어눌하고 서툴지만 어느 장소에서도 당당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원생들의 당당하고 밝은 모습은 이들을 위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값진 희생의 결과다. 고창에서 목포로 완전 이주, 오로지 시설의 발전과 원생들의 편의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 안수경국장과 노현정과장, 서울에서 공무원생활을 접고 신안의 생활을 택한 박찬팀장, 시설의 1.2층을 윤이 나게 청소하고 세탁을 책임지고 있는 최은숙위생원 등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시설의 전반 사항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원장, 무공스님의 탁월한 리더십과 원생들에 대한 사랑은 지역복지업계에서는 유명하단다. 무공스님은 경북과 서울에서 생활하던 복지 전문가로 이곳 전남은 처음이다. 심지어 신안이라는 이름도 처음 접했다고 한다.

2012년 신안군에서 노인전문요양원을 건립, 원장으로 초대하면서 맺은 인연은 2015년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원장으로 이어지며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전남복지인으로 새 삶을 살아가는 무공스님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원생들의 항상 부족한 먹거리와, 과부하와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하는 직원들의 복지 문제다. 장애인들을 보살피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라 정작 본인들의 기본 복지와 처우는 뒷전으로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근무하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 선생님들의 값진 희생이 없다면 이곳은 운영되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 대한 감사와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며 “나는 어디를 가나 아이들을 위한 먹거리 원조를 부탁한다. 우리 애들이 하루에 쌀 20kg을 먹기 때문에 많은 쌀이 필요하고 손수건과 고무신을 판매한 대금으로 최고의 질 좋은 먹거리 조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무공스님의 작품인 손수건과 고무신은 이미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작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무공스님은 사찰음식의 대가로 지역 지인들을 초대 원생들을 위한 건강한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제 이곳은 내가 계속 살아가야하는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지역의 소외된 이들의 가족으로 친구로, 진정한 조력자로 살아갈 것이다”며 변함없는 지역 사랑과 원생사람을 밝혔다.

모든 것을 다 용서하는 스님이지만 직원들도 다 아는 단 한 가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원생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라고 한다. 절대 변하지 않을 또 하나의 불문율, 바로 원생들에 대한 무공스님의 무한애정이다.
최지우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