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소년의 데미안,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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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소년의 데미안, 방탄소년단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5.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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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다수의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학교 도덕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그래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자아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학생들에게 필자의 청소년 시절 체험담을 소개하면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읽기를 권하였다. 이러던 차에 각종 언론에서 방탄소년단 성장의 배경이 된 ‘데미안’이 소개되면서 우리 학생들의 인기 소설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필자의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공연과 활동에 대한 유튜브 시청, 특히 노래 메시지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학생들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아이돌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이다. 이들 노래는 10대들이 느끼는 삶, 사랑, 사회의 강요와 부조리함 들을 10대 때부터 꽤 치열하게 살아온 그들의 시각과 에너지로 표현하고 있다. 불평만 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10대들에게 ‘넌 뭔데?’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청춘이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과 유혹, 그리고 성숙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N포세대, 열정페이, 수저계급론으로 대표되는 사회불평등, 지역감정 등 대학생 이상의 청춘들이 겪기 시작하는 이야기들도 가사에 등장한다.

방탄소년단 노래 속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일깨우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 노래 ‘Love yourself’는 내 자신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의 소중함도 인식하고 인정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는 울림이 크다. 그래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획사 소속이지만 SNS로 연결하여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한 흑수저 출신 촌놈들의 짜릿한 성공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에서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러~’등 우리 가락 추임새와 한국의 전통탈춤, 부채춤, 북청사자놀이, 그리고 한옥과 한복 등을 등장시켜 우리의 전통 예술이 글로벌 대중음악예술로 재탄생 되게 하였다. 금년 1월 한 언론사 문화대상 수상소감으로 백범 김구의 소원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문화라는 것은 그 어떤 물리적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영의 힘이라고 생각 한다”라고 밝혀 무한한 감동을 주었다. 특히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9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수상 소감이었다. 최근에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노래 속에 상기시켜 5.18을 세계화시키고 있다.

실로 방탄소년단은 혼란과 어려움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이 시대의 데미안이 아닐까.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선과 악의 충돌을 겪으며 자아의 혼란을 느끼는 소년으로 등장한다. 소설 중 싱클레어 친구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자아를 형성하는데 조력을 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데미안은 주로 싱클레어가 선과 악의 충돌을 겪을 때 “넌 착해져야 해, 악한 건 틀렸어!”라는 조언이 아닌 자연스레 싱클레어가 악에 대한 회의를 갖고 선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하여 스스로 성장하게 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SNS나 유튜브 등을 활용하여 방탄소년단과 친해지고 자주 소통하면 좋겠다. 필자가 최근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방탄소년단’ 하면 떠오르는 단어 한 가지씩 이야기 해보도록 했다.

흑수저, 열정, SNS, 유튜브, 데미안...  우리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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