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도설 역주보해’ 출판기념회 여는 목포 향토 한학자 도하 김형만이 말하는 목포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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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도설 역주보해’ 출판기념회 여는 목포 향토 한학자 도하 김형만이 말하는 목포 유학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7.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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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인본주의 ‘유학’의 정체성 회복 통해 새로운 길 모색 바람직하다”
입학도설 역주보해 [부록] 한국 유학 그 역정과 영향
10여년 동문 사우(師友)들과 유가 경전 강독하며 출간 준비
28일 출판기념회 개최… 20여년 동문학숙 후학들 준비 눈길
민주시민 위한 한국 유학발전사 통해 현 시대정신 방향제시
목포유학의 길, 위정척사서 항일, 노동, 민주화 운동 승화돼

[목포시민신문]

목포지역 향토 한문학을 20여년 넘게 연구한 도하 김형만 선생이 양촌 권근(陽村 權近)의 유학 입문서인 입학도설 入學圖說역주본과 민주시민을 위한 한국 유학발전사인 한국유학 그 역정과 영향을 함께 묶은 도서를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하 선생은 오는 28일 저녁 7시 마인계터웰컴센터에서 입학도설 역주보해 <부록> 한국 유학 그 역정과 영향출판 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출판 기념회는 20여년간 도하 선생으로부터 유학을 배운 이양회와 목포문화원 공자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내 화제가 되고 있다.

본보는 10여간 출간을 준비해 1천 쪽에 달한 방대한 분량으로 책을 완성한 목포 향토 한문학자 도하 김형만 선생을 만났다.

 

10여년간 준비한 1천쪽에 달하는 입학도설역주보해 <부록> 한국유학 그 역정과 영향을 출간했다. 그동안 어떻게 이런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출간하게 됐나

목포대학교, 이양회, 목포문화원에서 동양고전 강독을 지난 20여년 지도했다. ‘목포풍아집’, ‘초정집’, ‘자산록’, ‘면파유고10여 권의 향토 고전문집을 번역했다. 이번엔 내 생의 마지막 책 출간이 될 수 있다. ‘입학도설역주보해부록> 한국유학 그 역정과 영향을 편술했다. 이 책은 입학도설역주보해와 부록인 한국유학 그 역정과 영향두개의 주제로 되어 있다.

여말선초의 문인이자 학자인 양촌 권근(陽村 權近)이 성리학의 기본원리를 도식화해 설명한 유학 입문서인 입학도설入學圖說을 역주보해하고, 여기에 민주시민을 위한 한국 유학 발전사한국유학 그 역정과 영향란 이름으로 덧붙여 1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완성했다.

이는 인문학적 토양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목포지역에서 출간하기는 참 어려움이 많았다. 부록을 출간 한국 유학 그 역정과 영향은 그동안 동문학숙한 제자들과 논의한 작가의 한국 유학사를 정리했다. 출판 기념회를 개최하지 않으려 했는데 동양고전을 배우고 있는 후학들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 출판기념회를 갖고 노작 출간의 기쁨을 지역사회 인사들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입학도설 역주보해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먼저 입학도설(入學圖說)’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 공민왕1 ~ 1409, 태종9)이 전라북도 익산에 유배되었을 때 성리학에 처음 입문한 학자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쉽게 깨우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리고 40개의 도해(圖解)와 도설(圖說) 등을 붙여놓은 것으로, 한국 유학에 있어 도설(圖說)의 비조(鼻祖)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 초기 성리학의 가장 대표적인 학자인 양촌의 성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의 학문 및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저술이다. 이 입학도설은 퇴계 이황을 비롯한 조선 성리학의 리기심성론(理氣心性論)은 물론, 조선 유학 전반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일본에까지 전해져 간행됨으로써 일본의 유학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던 것이다.

 

양촌 권근의 책에 역주를 단 것이란 볼 수 있나

그렇다. 원전의 입학도설은 유학, 특히 성리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긴요한 40개 항의 도설과 도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역주자가 그 원전을 국역하며, 저자 양촌의 설에 대해 그 출처를 상세히 밝혀 주석과 보해(補解)를 달아 원문과 해석을 더하고, 성리학 전반에 걸친 논점들을 46개 항목에 걸쳐 보설(補說)을 붙여놓음으로써, 이 한 권의 입학도설역주보해가 성리학에 뜻을 둔 학자들의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도록 하였다. 특히 보설(補說)에서는 경세(經世) 실천 유학에 중점을 두어 논의함으로써, 종래 성리학(주자학)의 궁리(窮理) 사변적(思辨的)인 병폐를 지적해, 현세적 실천적 인본주의(人本主義) 유학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민생(民生)에 활력을 불어넣어 나라를 튼튼하고 굳건하게 하는 길을 제시해보려 하였다.

 

입학도설에 역주보해를 하게 된 것은 사우들과 유가 경전을 강독하면서 하게 됐다는데

그렇다. 10여 년 전 동문사우(師友)들과 유가 경전을 강독할 때 양촌(陽村) 권근(權近)입학도설을 접하게 되어, 이를 통해 양촌의 학문 사상과 성리학을, 나아가서 특히 조선 시대 성리설(性理說)에 이 도설이 끼친 영향을 규명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대강을 정리해보는 계기로 삼아보려 한 것이 이를 역주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초고는 이미 10여 년 전에 이루어졌으나 이제야 교정을 거쳐 50여 권을 자비로 출간하여 주위의 동학 선비들에게 질정을 구하려 하였으나, 주위에 들켜서 알려지는 바람에 200권을 발간하기에 이르러, 등을 떠밀리고 일이 커져, 동학들의 주선으로 출간기념회까지 갖기에 이르렀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부록으로 한국 유학 그 역정과 영향이 함께 출간됐는데 부록을 소개한다면

입학도설역주보해와 표리를 이루는 것으로 한 편의 한국 유학 발전사라 할 수 있을 것이나 합본(合本)을 위하여 부득이 부록의 형식을 취한 것일 뿐이다.

 

목포 향토 한문학과 유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유학 그 역정과 영향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있나

한국 유학은 우리의 고유 사상·신앙 및 불교·도교 등 외래 사상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아 왔으며 한국 유학, 특히 조선 성리학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 땅에 유학이 유입된 이래 유··도 삼교(三敎)가 우리의 고유 사상과 융합·회통하며 각각의 장점을 드러내고 상호 보완하며 국가를 경영하고 민중을 지도하던 것이, 고려말 성리학이 유입되면서부터는 성리학 자체에 내재한 배타적인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의 고유 사상 및 도교·불교 등을 이단·사설·미신으로 몰아세워 비판·배척·말살하며 독존적으로 사상계를 지배해갔다. 조선에 들어서는 유교 입국(立國)을 국시(國是)로 하였으나 초기의 경세 실천적 유학은 조광조의 지치주의(至治主義)를 고비로 어느덧 중엽에 들어서며 공소(空疏)한 이론적 사변(思辨) 유학으로 흘러, 문약(文弱)으로 치닫다가, 종국에는 유학의 본령이 궁극에는 경국제민(經國濟民)에 있음을 망각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며 밀려드는 외세에 힘없이 망국의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성리학(주자학) 자체가 국가의 지도이념에 부적합하거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지도층 사대부들이 공리공론에 매몰되어 경세 이용 후생의 실천 유학에서 멀어져가는 한편, 선비들은 원기(元氣)를 잃고, 독존적으로 학문 사상계를 지배하던 교조적인 주자학은 자정 능력을 잃어, 탐욕을 앞세워 당쟁에 골몰하며 학문마저 권력의 도구로 삼고 기득권을 향유하며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리기심성(理氣心性)을 논변하던 가도학자(假道學者)들의 위선과 허학(虛學)이 초래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에서, 여러 학자의 설을 끌어와 이 책을 편술하기에 이른 것이다.

 

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먼저 유학이 유입되기 이전 우리 민족의 원시 사상의 원형은 어떠했으며 한민족의 원류와 우리 민족의 성격은 어떠했는가, 자주적인 유학의 수용이 어느 때 어떻게 가능했는가를 탐색해보았다.

이어 각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별로 유학의 전개와 그 특징, 우리의 고유 사상과 불교·도교는 어떠한 위치에 있었으며 유교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가, 특히 성리학이 수용된 이후 조선의 학계·사상계는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주자학 일변도의 학문 사상의 발전 전개에 따른 국가와 국민, 특히 서민 대중들의 삶은 어떠했는가를 살펴보았다.
주자학이 배타적 교조적인 색채를 띠며 학문 사상계를 지배하는 데 반하여, 반주자학적 학풍이 일어나고, 양명학의 유입과 배척, 실학파의 출현, 서학의 전래, 동학의 발생 등에 따라 유학계는 어떻게 대처하며, 서민 대중을 지도하고 민생과 국가의 경영에 임하였던가를 규명 해 보았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한문학과 유학을 연구하고 후학과 동문학숙을 함께 하고 있다. 현대사회에 유학이 던지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유학(널리 한국 사상)이 걸어온 역정을 바탕으로 유학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데 그 일차적 목적이 있다 하겠다.

위정자들의 무능과 탐학으로 인한 고통은 시대를 불문하고 계속되어왔다. 그러나 이 땅의 민초(民草)들은 이루 다 열거하기도 힘든 온갖 기만과 우롱, 압박과 착취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역사를 지탱해오며 백성이 주인인 민주의 나라를 이루어냈다.

이제 인본주의 유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나라의 주인 노릇을 당당히 해나가며, 더욱 새롭고 알찬 민주국가를 이루어가기 위해 오민의식(五民意識)’ (民主 의식, 民草 의식, 民水 의식, 民先 의식, 民本 의식)을 제언해 보았다.

국가를 경영하는 현실 정치론으로서의 유학은 이미 법가(法家) 도가(道家) 등의 사상을 끌어안아 스스로 외연을 넓히며 학문과 사상을 아우르고 정치를 담당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에 걸맞는 시중지도(時中之道)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인근 학문 사상과의 융섭을 통해 현세적 실천적 인본주의 유학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인 것이다.

 

목포에서 유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조선대학교 재난연구소 주관으로 목포문화원에서 목포인문학강좌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 목포유학에 대한 의미에 대해 강의를 했었다. 근현대에서 목포유학은 초정 김성규에서 비롯한 한문학은 그 자제들과 걸출한 문학적 인물을 배출하면서 형성됐다고 본다. 그 대표적인 상징는 목포시사가 될 것이다. 초정 김성규의 아들 삼형제(김우진, 김철진, 김익진)와 박화성, 한국 수필 효시 김진섭 등이다. 이어서 김지하. 김현, 최하림, 천승세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사상은 한말 위정척사 사상과 목포권 항일활동, 노동운동, 소작쟁의 운동 등의 기반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역 또는 국가의 위정자들이 국난 극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지역 또는 국가 지도자들이 다섯가지 민()에 유념해야한다. 백성의 주인의식인 민주(民主)이다. , 백성은 위정자들의 떠받치기도 하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는 민수(民水). 민초(民草).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먼저 허리를 굽히는 백성이다. 민선(民善)은 백성에게 선을 행하도록 제도적, 정치적 개선을 해야 한다. 궁극적인 최종 목적은 민본(民本)인다. 백성이 나라의 근간이며 기본이란 것이다. 백성을 중심에 둔 정치, 제도, 법 등을 실현시키는 것이 기본이란 뜻이다.

 

<정리=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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