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030 young class’ ⑩ 신현아]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숙제
상태바
[‘청년 2030 young class’ ⑩ 신현아]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숙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1.25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시민신문] 성범죄라는 타이틀은 나에게는 멀기만 했다. 주변에서 경험한 사례도 없고 나 또한 성범죄와 관련 없이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많은 뉴스와 사례들을 접하게 되면서 성범죄가 그저 뉴스 속의 이야기가 아닌 나를 포함해 내 가족 및 주변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깨달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초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스마트 폰과 통신기기를 다루고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혼자서 컴퓨터와 스마트 폰에 소비함을 알 수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중 스마트 폰이 없으면 일상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답한 비율에서 초등학생 29.4%, 중학생 34.7%, 고등학생 24.4%로 나왔다. 또한 스마트 폰을 통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영화 · 동영상 시청 97.5%, 카카오 톡 등 메신저 97.3%로 통계 되었다.

이처럼 컴퓨터와 스마트 폰의 장시간 사용은 청소년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 문제점을 불러왔다.

202010, 초등학교 4학년생이 SNS를 통해 친해진 남성에게 협박을 받다가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범인을 잡아보니 가해자가 중학교 1학년생이었던 사건, 지난 5,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에게 노예놀이를 하자며 채팅으로 말을 건 남성들이 일주일 만에 노출 사진을 받아내었고, 받아낸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해 더 많은 사진들을 요구한 사건 등 점점 지능화되고 음성화되는 디지털 성범죄로 인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이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피해 청소년들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친밀감과 애정적 관계를 의도적으로 형성하는지도 모른 채 신뢰를 가지게 되며,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협박 및 유포협박, 성 착취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이용해서 디지털 성범죄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미래에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였을까?

이번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 신고건수가 증가하였는데 최근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서비스에 따르면 상담을 요청한 피해자 중 아동 청소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중순부터 8월까지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 중 24.1%가 아동청소년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의 수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였다.

N번방 사건의 공론화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범죄과정을 범죄로 인식하게 되면서 피해지원 요청 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의 경우 N번방 사건 이전에는 상담요청 피해자가 한명도 없었지만 보도 이후 다섯 명이 피해 상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조금의 변화이지만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변화이다.

디지털 성범죄에 있어 가해 및 피해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 성원 개개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 또한 성폭력성범죄에 무디고, 페미니즘에 대해 어렵다고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 중에 한명이었으나 교육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변화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서울시에서 진행했던 시민 100만 명의 서명으로 이루어진 아이두 캠페인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두 캠페인이란 일상에서 지켜야 할 디지털 성범죄 예방 5계명 수칙 서명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는 시민 참여 인식개선 캠페인이다.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공적인 규제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한계가 있기에 적극적인 인식개선과 피해자를 공감하고 연대하는 캠페인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노력을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한다면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이와 같은 N번방 사건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제는 어른들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하다라기보다는 너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행동으로 보여 줄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