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030 young class’ ⑬ 유지영] 데이트 폭력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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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030 young class’ ⑬ 유지영] 데이트 폭력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범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2.10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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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여자친구 마구 폭행해 기절.. ‘두렵다했는데 경찰은“-2020.11.06.

제주에서 이별 통보 여친 성폭행한 30대 남성 긴급체포”-2020.11.08.

쓰러진 여성 미친 듯이 발로 차고 유유히 떠나.. 부산 자하 상가 영상 보니”-2020.11.10.

뉴스의 헤드라인 제목으로 올라온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11월에 발생한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으로 흔히 데이트 폭력이라 불린다.

데이트 폭력이란 서로 교제하거나 교제하고자 하는, 또는 과거에 서로 연인관계에 있었던 사이에서 둘 중 한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으로 위협을 가하거나 폭력을 실행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것, 즉 한쪽이 폭력을 이용해 다른 한쪽에 대한 권력적 통제 우위(힘의 관계)를 유지할 때 발생되는 젠더 폭력인 경우가 많다.

연인관계의 다툼 정도로만 생각되어지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 뒤에는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사이에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잔인한 폭력이 숨어 있다. 많은 데이트 폭력 사건들을 접하며 올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사람 그렇게 쉽게 안 바뀌어요. 그러다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사랑해서 그래요. 내가...”

여자 주인공은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며 남자 주인공을 사랑한다며 흐느꼈지만 두 사람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쫓고 쫓기다 남자 주인공이 죽음으로써 파국을 맞은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남자는 여자의 삶에서 단물을 빨아먹으면서도 틈만 나면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였고, 여자는 그의 잔인함과 야만성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그를 동정해 다시 남자에게 돌아가는 일들이 반복되다 결국 남자가 생을 마감하면서 여자가 자유를 되찾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정말 사랑일까?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잔혹한 구타와 협박, 폭언과 통제 등이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일까? 데이트 폭력은 사랑이 아닌 사랑을 빙자한 폭력이자 심각한 범죄이다.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의 특성상 단 한 번의 폭력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며, 때리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해자의 반복적 행동은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고, 집착하는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때리는 거 하나만 빼면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이러한 믿음은 폭력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데이트 폭력은 성적인 폭력과 과도한 통제, 감시, 폭언 및 협박, 폭행, 상해, 갈취, 감금, 납치, 살인 미수 등 다양한 유형들로 나타나며 우리의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범죄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714136, 201818671, 201919940건이 발생, 2017년 대비 2019년에 41.1%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하루에 약 55건의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은 왜 발생할까? 데이트 폭력은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며 여성 인권과 기본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생각하는 인식 때문이다. 신고를 하여도 친밀한 사이에 발생하는 개인 간의 사적인 문제로만 여기며 헤어지면 되는 일이라거나 피해자가 자초한 것이라는 등 사건의 축소화와 함께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데이트 폭력을 수사기관에 신고한다 하더라도 합의를 종용받거나 소극적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실제적으로 데이트 폭력을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20대 국회에서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강력 처벌을 위한 법안들이 발의되었지만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되었고 21대 국회 들어 최근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이번 국회가 데이트 폭력 관련 법안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유권자인 우리가 나설 차례이며, 관련 청원 글 링크를 받았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동의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발휘될 것이다.

누구나 데이트 과정에서 다투거나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화남, 슬픔, 분노 등의 감정 발생은 자연스러운 것이나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대화를 하다가 화가 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잠시 숨을 가다듬고 스스로 화를 다스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데이트 폭력의 피해를 입는 사람을 목격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데이트 폭력의 상황을 목격한다면 그 상황이 폭력 범죄임을 인식하고 방관하지 않으며 가해자를 제지, 여의치 않은 경우 112 신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관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가해자가 폭력을 행사하려고 할 때 누군가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행동을 멈추게 된다면 힘의 불편등한 젠더 위계에 의해 발생하는 다른 폭력 사건들도 줄어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1125일부터 1210일까지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여성폭력추방주간을 기념하는 트위터에서 정부는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같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문대통령의 발언에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바이며, 여성 폭력이 사라지는 법과 제도가 조속히 제개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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