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신서의 교육 이야기] 달라진 새 학기, 전남의 교장선생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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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신서의 교육 이야기] 달라진 새 학기, 전남의 교장선생님들께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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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신 서(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 자문관)

[목포시민신문] 모두가 평등한 집, 그 곳이 학교다. 가정환경, 부모의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그곳에 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 아이들은 혼자 배우고 먹고 놀고 운동하는 하루, 원격수업으로 낮밤이 바뀐 일상의 반복, 밖에서 놀거나 친구들과 만나지 못했다. 사회는 도서관·박물관·체육관·지역아동센터·청소년센터 같은 사회·복지·문화·체육 공공시설의 문을 닫고 계획된 프로그램들을 취소시켰다. 똑같은 급식을 먹던 학생들이 집 밥을 먹었다. 집의 밥은 집의 형편에 따라 다르고 평등한 점심은 깨졌다.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해 학교에 못 가면 끼니를 제때 못 챙기는 학생도 많다. 등교 제한은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등교 제한의 피해는 저소득층에 집중되었다. 학력 저하가 저소득층에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수학에 대한 차이는 더 커졌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아이 사이에 벌어진 학력 차이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오래 동안 대물림 할 가능성이 크다. 저소득층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위한 환경도 좋지 않고 사교육을 통한 학업 손실 해결도 어렵다. 이에 비해 여건이 좋은 고소득층 아이들은 학원과 과외 수업을 통해 그동안 한껏 학업 효율성을 올렸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제 3월 들어 학교는 부분적으로 열렸다. 학교는 지적능력 향상의 중심에서 체험, 돌봄, 안전의 영역까지 담당 하게 되었다. 이 많은 코로나19() 교육손실과 격차를 줄이고 전남의 아이들을 미래사회의 인재로 성장시키는 장소는 학교다. 학교 리더십의 핵심은 학교장이다. 학교장은 가장 중요하고 힘든 현 시기에 그 자리에 서있다. 최근에 전남의 몇몇 학교에서 학교장의 학교운영에 대한 여러 문제제기와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현 시기 요구되는 학교장 리더십

이 비상하고도 비정상적인 시기에 학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지혜가 모아지고 협력의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학교리더십을 교사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으로 확장하여 구성원들의 주도적인 참여와 상호작용을 토대로 한 집단적 리더십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 매개의 핵심은 학교장이다. 그래서 학교리더십은 주로 교장의 리더십에 집중되어 있다. 교장 리더십이 효과적이지 않고 실망스러운 경우는 학교에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판단하지 않고 교사들에게 책임을 넘기거나, 판단의 기준이 부적절하여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였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학교 구성원들이 원하는 교장의 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권위적이지 않으면서도 학교의 상황에 적절하게 판단하여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오랜 교사로서의 경력을 거치면서 쌓아 온 업무능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학교장리더십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교장이 학교의 문제에 대해 직위가 주는 분명한 권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과정에 정확하게 개입하여야 한다. 교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교직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행위이다. 학교장이 빨리 결단을 내려줘야 하는 그런 상황이 있는데 자꾸 미적거리고 그것을 아랫사람들한테 돌리려고 하는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셋째, 학교장은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외부위협에 대해 방패막이 역할을 다해야 하고 학교가 역병, 화재, 갈등 등으로 문을 닫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교장이 학교에 없어야 숨 쉬는 학교가 아니라 교장이 있어야 더 안심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외부 기관의 요구나 학부모의 민원에 대응하고 교직원 직종간의 갈등을 해결해 주는 조력자이자 학교의 위기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모든 판단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합리성이 되어야 한다. 교장이 자신의 교육철학이나 가치, 경험, 타 학교의 상황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학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학교 구성원들의 요구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근무 중인 학교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대와 교육현장을 읽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지원자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우리사회의 흐름 속에서 현 시기에 교육에 담아야 할 주요 화두는 대략 4가지로 생각되어진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의 흐름과 교육의 변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교육과 인재육성,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교육의 역할, 인구절벽 시대와 고령화 저 출산 사회에서의 교육 등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는 그 학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학교장은 그 답을 찾고 비전을 제시하는 가장 성실한 참여자가 되길 희망한다. 교직원은 학교 운영의 책임자이자 가장 높은 권한을 가진 학교장이 위에서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옆에 와 있는 존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적인 절차로서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의견을 구하고 같이 결정해 추진하는 일일 것이다. 학교장과 교직원들이 개인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내세우지 않고, 학교 상황에 적합한 비전을 함께 세우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학교 자율과 자치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함께 학교리더십을 세우고 확대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길 희망한다. 탈권위적인 민주적인 교장, 학교 현실을 고려한 문제해결자로서의 교장이 되길 또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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