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도시는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한 사람의 비전과 결단, 그리고 시민들의 상상력이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선택으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중국 선전은 한때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이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며 개혁개방의 상징 도시로 키워냈다. 그의 결단은 선전을 세계적인 전자·IT 산업 중심지로 변화시켰고, 오늘날 화웨이와 텐센트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역시 낡은 공업도시에서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파스콸 마라갈 시장은 1992년 올림픽을 도시 재생의 기회로 활용해 항구와 해변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도시 전체를 새롭게 설계했다. 중동의 사막 도시였던 두바이 또한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미래 전략 아래 관광·항공·금융 산업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 부르즈 할리파와 팜 주메이라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 브랜드 전략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울산의 정주영, 포항의 박태준 같은 인물들은 산업과 도시의 방향을 바꾸며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 모든 사례는 하나의 공통점을 보여준다. 도시의 미래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전 있는 사람과 도시의 정체성을 연결하는 전략이 있을 때 도시도 살아난다.
지금 목포가 서 있는 자리도 그렇다. 목포는 결코 가진 것이 없는 도시가 아니다. 유달산과 다도해, 근대역사문화공간과 항구, 남도 음식과 예술, 섬과 바다라는 풍부한 자산을 가진 도시다. 최근에는 해상풍력과 RE100 산업벨트, 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라는 새로운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와 소비 위축, 장기간 시정 공백까지 겹치며 도시 활력은 떨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목포의 미래를 설명할 새로운 비전을 기다리고 있다. 목포가 어떤 도시로 성장할 것인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목포에도 ‘로컬 브랜딩(Local Branding)’ 전략이 절실하다. 로컬 브랜딩은 단순한 관광 슬로건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연결해 도시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과정이다. 주민에게는 살고 싶은 도시를, 외부인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전북 임실은 치즈를 통해 지역 브랜드를 만들었고, 강원 양양은 서핑 문화를 젊음의 상징으로 발전시켰다. 서울 경의선 숲길은 폐철길을 문화 산책로로 바꾸며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거창한 개발이 아니라 지역 안에 이미 존재하던 자산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이다.
목포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근대역사 공간은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체류형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항구와 골목, 오래된 시장과 바다 풍경은 목포만의 시간과 기억을 담고 있다. 이를 야간관광과 공연, 청년 창업, 문화예술 프로젝트와 연결한다면 전국적인 도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목포신항을 중심으로 한 해상풍력 산업과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은 목포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기회다. 친환경 에너지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목포는 남해안 미래산업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로컬 브랜딩은 행정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청년과 상인, 예술인과 주민, 대학과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오랫동안 목포를 지켜온 시민들의 삶과 경험 역시 도시의 소중한 자산이다.
도시는 과거의 기억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꿈, 그리고 시민의 자부심이 필요하다. 지금 목포에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개발사업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설계하는 미래 전략이다.
결국 도시 경쟁력은 다른 도시를 따라 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목포다움’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 목포의 바다와 항구, 역사와 음식, 사람과 삶의 방식 속에는 이미 경쟁력이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그것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상상력과 실천이다.
도시는 사람을 기다린다. 그리고 지금 목포는 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사람과 비전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