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역사를 조롱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가 또 다시 울려 퍼진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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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역사를 조롱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가 또 다시 울려 퍼진 야구장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6.07.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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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총 성악가/ 본사 독자위원

[목포시민신문] 고교 야구장에서 울려 퍼진 배재고등학교 선수의 한마디는 가볍고 철없는 외침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향한 섬뜩한 경고음이었다. 최근 열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일고를 향해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희생을 조롱하는 ‘탱크데이’를 상기시켰다.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친 사건은 참담함을 넘어 두려움을 주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이 과거 광주의 아픔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 보이콧으로 상상이상의 매출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좌우로 나뉘어 대한민국을 떠들썩 하게 했다. 결국 사태 종식을 위해 정용진 회장의 논란의 사과와 직원들에게 역사교육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이 왜곡된 혐오는 학생들의 입을 통해 그라운드 한가운데로 던져졌다. 우리 국민의 피와 눈물로 얼룩진 역사의 상처를 향해 쏟아낸 이 야비한 언어폭력은,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이 얼마나 위험한 수위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 섬뜩한 현상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를 아이들의 자발적인 정치적 신념 형성이라기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비뚤어진 ‘또래 문화’가 결합한 비극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치적 커뮤니티들을 그들만의 리그라며 무시했던 시기가 있었고, 이들은 혐오와 거짓을 기반으로 성인이 되어 극단적인 행동과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와 파장을 몰고 왔었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커밍아웃 하며, 직장에서 사회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그렇게 다시 음지에서 정치적 지원을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했고, 지금은 당당히 커밍아웃하며 정치인으로 입문하기도 하고 있다. 어떻게 청소년들은 극우성향을 가진 그들에게 빠지게 되는 것일까?

1분 남짓한 숏폼과 유튜브 영상 속에서 역사의 비극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는 자극적이고 유머러스한 콘텐츠로 쉴 새 없이 재생산된다. 청소년들에게 이는 심각한 역사적 부정이 아니라, 또래 집단에서 돋보이기 위한 ‘유쾌한 일탈’이자 가벼운 ‘놀이’로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거친 표현과 금기를 깨는 발언이 영웅 심리처럼 포장되는 교실 내 일부 집단 역학은 아이들 스스로의 자정 작용마저 마비시켰고, 지금에 와서는 그들처럼 하지 않으면 집단에서 쫓겨나거나 본인이 조롱의 대상이 되어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는 현실에까지 왔다.

이들의 맹목적인 조롱을 증폭시키는 ‘알고리즘의 덫’이다. 자극적인 혐오 콘텐츠에 한 번 흥미를 보인 아이들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의해 끝없는 확증 편향의 늪에 빠진다. 비판적 사고가 완전히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편향된 정보와 가짜 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청소년들은 이를 흔들림 없는 ‘사실’로 맹신하게 된다. 제대로 된 역사관이 뿌리내리기도 전에 혐오와 차별을 상식으로 학습한 세대가 되어, ‘서부지법 난동’처럼 국가와 공권력을 부정하는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되어서야 최근 정부는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 등을 통해 유해 플랫폼의 연령 확인을 강화하고,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청소년의 극우화 현상을 ‘디지털 유해 환경 노출’의 관점에서 보고 방어막을 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의 무서운 전파 속도에 비해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포괄적이고, 규제의 실효성은 현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핑계 삼지 않는 더 단호하고 신속한 입법과 제도가 절실하다.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고 매체 속에 숨은 편향성을 비판적으로 꿰뚫어 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핀란드나 독일처럼 정규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혐오를 돈벌이 수단으로 방치하는 거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에게 필터링 의무와 징벌적 책임을 강하게 묻는 법적 근거도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조회수와 돈에 눈이 멀어 혐오를 팔아넘긴 어른들, 그리고 이를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방관한 시스템이 교실 안의 괴물을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의 무게와 역사적 책임을 가르쳐야 할 시대가 왔다. 원칙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혐오가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가르치는 진짜 교육으로 우리 사회가 다시 정상화 되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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