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제13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영화제가 목포 방문을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가”라고 물었을 때, ‘영화제가 목포 방문의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답한 비율이다.
영화제를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몇 편의 영화를 상영했는지, 몇 명의 관객이 왔는지, 객석이 얼마나 찼는지를 이야기한다. 물론 중요한 숫자들이다. 하지만 이번 관객 설문을 들여다보면서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한 편의 영화, 하나의 영화제가 사람을 다른 도시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도시에서 하루 더 머물고, 밥을 먹고, 골목을 걷고, 바다를 보게 할 수 있을까.
이번 설문에서는 그 가능성이 꽤 선명하게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거주지를 살펴보면 서울이 31.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 16.7%, 목포를 제외한 전남광주권 16.7%, 경상권도 16.7%였다. 전북과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관객들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사람들만 놓고 보면,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는 목포 시민만이 소비하는 지역 내부의 행사를 넘어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을 목포로 불러들이는 행사로 작동하고 있었다.
특히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서 70.8%가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관람’을 선택했고, 43.8%는 ‘영화제 관람과 목포 관광’을 함께 선택했다. 복수응답이기 때문에 두 비율을 단순히 더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이들에게 영화제는 목포에 온 뒤 우연히 발견한 부수적인 행사가 아니라 목포로 향하게 만든 주요한 이유였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이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응답 결과를 보면 당일 방문자는 8.3%에 불과했고, 1박 2일 27.1%, 2박 3일 29.2%, 3박 4일 16.7%, 4박 이상도 20.8%로 나타났다. 체류기간 문항은 응답 인원과 항목별 합계가 일치하지 않아 최종 원자료 확인이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흐름만큼은 분명하다.
영화제가 ‘방문’을 ‘체류’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체류는 자연스럽게 도시 안에서의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제 관람료를 포함해 숙박, 식음료, 교통, 관광, 쇼핑 등에 얼마를 지출했는지 물었더니 가장 많은 응답자가 선택한 구간은 1인당 20만~30만 원으로 37.5%였다. 5만~10만 원 20.8%, 10만~20만 원 18.8%가 뒤를 이었고, 30만 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20만 원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물론 이 수치를 전체 영화제 관객에게 곧바로 확대해 “영화제가 얼마의 경제효과를 만들었다”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적어도 한 가지 흐름은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목포로 온 사람이 사용하는 돈은 영화표 한 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제 외에 방문한 곳을 묻자 가장 많은 응답자가 목포 맛집 51.1%를 선택했다. 카페 23.4%, 목포해상케이블카 21.3%, 근대역사관 등 역사문화공간 14.9%, 유달산 12.8%, 평화광장 10.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영화제 외에는 별도의 장소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영화제 관객의 동선을 그려보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온다.
영화를 보러 온 사람은 상영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식당으로 이동하고, 카페에 앉고, 근대역사거리를 걷고, 유달산이나 해상케이블카를 찾고, 바다를 본다. 그리고 다시 영화제 프로그램으로 돌아온다.
영화관에서 시작된 이동이 도시 전체로 확장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이 발견한 목포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높은 응답은 ‘음식과 미식문화’ 76.6%였다. 이어 ‘바다와 섬 등 자연환경’ 63.8%, ‘근대역사문화와 도시의 분위기’ 61.7%, ‘오래된 골목과 도시의 정취’ 55.3%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흥미로운 이유는 목포의 경쟁력이 하나의 거대한 관광시설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음식이 있고, 바다가 있고, 근대의 시간이 남아 있는 건물이 있고, 오래된 골목이 있고, 그 사이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어쩌면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가 가진 가장 큰 가능성도 여기에 있다.
영화제가 목포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목포라는 도시가 영화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관객들이 앞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은 확인된다. 영화제와 목포 관광이 연계된다면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목포 음식과 영화를 결합한 프로그램’이 50%로 가장 높았다. ‘영화제와 함께하는 목포 관광투어’ 47.8%, ‘야간관광과 야외영화 상영’ 45.7%, ‘감독·배우와 함께하는 목포투어’와 ‘영화제 참가자를 위한 1박 2일 관광 프로그램’도 각각 39.1%였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관광지 할인쿠폰이 아니다.
감독과 함께 골목을 걷고, 지역 음식을 먹으며 영화를 이야기하고, 바다가 보이는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제에 온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제 지역 영화제도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어떤 영화를 어떤 도시에서 보느냐가 하나의 여행이 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은 대형 영화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목포처럼 걸어서 골목과 바다, 음식과 역사문화 공간을 만날 수 있는 도시에서 지역 영화제가 시도해볼 수 있는 방식이다.
영화제가 있어서 목포에 왔다. 목포에 와서 며칠을 머물렀다. 밥을 먹고, 카페에 가고, 골목을 걸었다. 바다와 근대역사 공간을 만났다.그리고 다음에는 영화와 목포를 함께 경험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 일련의 흐름은 지역에서 영화제를 왜 계속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지역 영화제의 가치를 단순히 관객 수와 객석 점유율만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이 서울에서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목포행 기차를 타고, 이틀 밤을 머물고, 목포의 음식을 먹고, 오래된 거리를 걷고, 다시 한 편의 영화를 본다면 영화제의 영향은 이미 상영관 밖으로 나간 것이다.
영화는 두 시간 동안 상영되지만, 그 영화를 보기 위해 시작된 여행은 도시 전체에 남는다.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가 앞으로 만들어야 할 것도 어쩌면 더 많은 상영만은 아닐 것이다.
“저 영화를 보기 위해 목포에 가고 싶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목포에서 하루 더 머물고 싶다.”
그 마음을 만드는 것.
지역 영화제가 한 도시에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힘은 어쩌면 거기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년이 더욱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