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 The목포, 가장 목포다운 것이 미래가 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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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 The목포, 가장 목포다운 것이 미래가 되는 도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6.09.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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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남도마을로(협)문화센터 이사장, 전)교수

[목포시민신문] 목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유달산과 다도해, 항구와 철도, 근대역사문화거리와 비탈진 골목, 김과 홍어, 민어와 낙지, 그리고 남도의 예술과 음식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보는 목포의 진짜 자산은 이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목포의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은 오래된 건물만이 아니다. 이 도시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과 삶, 떠난 사람을 기다리고 다시 돌아온 사람을 품어온 목포만의 정서가 가장 소중한 원본이다. 필자는 목포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하나로 연결하는 도시혁신의 이름을 ‘The목포’라고 부르고 싶다. The목포는 ‘더 목포답게, 더 사람답게, 더 미래답게’ 목포를 다시 발견하는 도시 브랜드다. 새로운 것을 억지로 덧붙이는 개발이 아니라, 목포에 이미 존재하는 사람과 골목, 역사와 바다, 음식과 예술의 가치를 오늘의 일자리와 관광, 시민의 삶으로 전환하는 도시혁신운동이다. 목포는 1897년 개항 이후 사람과 물자, 문화와 사상이 오가던 도시였다. 항구와 철도는 섬과 육지, 호남과 세계를 연결했다. 유달동과 만호동, 서산동의 골목에는 어민과 상인, 노동자와 예술가의 삶이 겹겹이 쌓여 있다. 떠남과 기다림, 귀향과 그리움, 저항과 희망이 공존하는 정서 또한 다른 도시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목포만의 도시성이다. 그런데 목포는 이처럼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도 하나의 도시 경험과 미래산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건물과 거리는 정비됐지만, 그 공간을 지속해서 운영할 사람은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 관광지는 많지만 관광객이 골목에 머물며 주민을 만나고 소비할 이유는 부족하다. 문화행사는 반복되지만 주민소득과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는 약하다. 좋은 공간과 이야기는 많지만 이를 목포만의 콘텐츠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결국 목포의 문제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다. 흩어진 자원을 연결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목포의 역사와 문화가 오늘의 일자리와 산업으로 번역되지 못하고, 시민의 경험과 이야기가 도시의 미래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위기다. 이제 목포의 도시정책은 ‘보여주는 도시’에서 ‘사람을 만나는 도시’로 전환돼야 한다. 관광객이 오래된 건물과 풍경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골목을 걷고, 목포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 동안 목포의 삶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주민과 예술가, 청년과 상인이 목포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 그 이야기가 전시·출판·영상·공연·관광상품으로 확장돼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 목포 주민입니다!”는 단순한 관광프로그램이 아니다. 외부 방문객이 목포를 구경하는 관광객에 머무르지 않고, 하루 동안 주민의 삶과 관계 속으로 들어오는 체류형 도시문화 실험이다. 주민은 안내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동네를 이야기하는 주인공이 된다. 목포의 골목마다 그 동네의 이야기를 대표하는 작은 앵커스토어도 필요하다. 책방과 갤러리, 공방과 식당, 작은 극장과 독립서점이 목포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목포에만 있는 가게들이 서로 연결될 때 골목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 소비가 흐르는 도시의 살아 있는 혈관이 된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유달동·만호동·서산동·항구까지 이어지는 길도 하나의 이야기와 보행 경험으로 연결해야 한다. 유달동은 주민의 삶과 기억이 살아 있는 생활문화 골목으로, 만호동은 개항과 상업·음식·예술이 만나는 개항문화 골목으로, 서산동은 바다와 어민·보리마당·노을이 어우러진 해양생활 골목으로 특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골목을 똑같은 관광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각 골목이 서로 다른 목포의 삶과 표정을 보여주도록 하는 스토리를 엮는 것이다.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관광객이 몇 명 왔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골목에서 얼마를 소비했는지, 주민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 청년과 창작자가 몇 명이나 목포에 정착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행정이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목포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일을 만들 사람과 가게를 장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필자는 목포 사람들의 기억과 사진, 직업과 삶을 기록하는 ‘목포 사람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 목포의 사람과 장소, 역사와 미래를 100점의 수채화와 이야기로 기록하는 ‘AI Watercolor Story–목포 100’도 추진하고 싶다. 주민과 청년, 상인과 행정가가 함께 도시 문제를 공부하고 현장에서 작은 정책을 실험하는 ‘시민도시혁신학교’도 필요하다. AI는 사람의 삶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다. 목포의 오래된 기억과 이야기를 더 멀리,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도구다. 목포의 역사·음식·예술·해양문화를 AI와 디자인, 영상과 출판, 관광과 결합한다면 목포만의 새로운 문화콘텐츠산업을 만들 수 있다.

남도책방&돌담갤러리 역시 단순히 책을 팔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목포 사람의 이야기를 모으는 기록소이자 주민과 여행자를 연결하는 만남의 공간, AI와 문화예술로 목포를 표현하는 창작실, 시민의 질문을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작은 도시혁신 실험실이 돼야 한다. 거대한 랜드마크 하나가 목포를 살리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 이야기를 가진 작은 공간과 가게들이 골목마다 생겨나고 서로 연결될 때 목포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랜드마크가 된다. 필자는 목포를 낡고 쇠퇴한 지방도시로만 보지 않는다. 목포에는 바다가 있고 골목이 있으며, 축적된 시간이 있다. 무엇보다 위기 속에서도 이 도시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이제 목포의 과거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람의 기억을 콘텐츠로, 골목의 문화를 일자리로, 시민의 질문을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행정이 만들어주는 도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시민, 청년과 예술가, 상인과 여행자가 함께 목포의 다음 이야기를 써야 한다. 가장 목포다운 삶이 목포의 미래가 되는 도시,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떠난 사람도 다시 살아보고 싶은 도시. 사람을 기록하고, 골목을 연결하고, 목포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도시.

그 도시의 이름이 바로 ‘The목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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