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AX의 성과는 조회수가 아니라 공공가치에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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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AX의 성과는 조회수가 아니라 공공가치에 남아야 한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6.10.0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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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철 목포대학교 행정학 박사

[목포시민신문] 공공부문에도 AX(AI Transformation)의 바람이 거세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과 학교까지 앞다퉈 AI 활용 사례를 발표한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공공부문 AI 활용 16개 사례를 선정한 「AI 정부 서비스 사례집」을 발간했고, 공공기관의 AI 도입을 위한 가이드까지 마련했다. 이제 AI는 일부 공무원의 실험적 도구가 아니라 정부 운영방식 자체를 바꾸는 정책수단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AX가 확산될수록 우리는 조금 불편한 질문도 시작해야 한다.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그 AI가 공공기관이 본래 수행해야 할 일을 얼마나 더 잘하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최근 인상 깊게 본 사례 가운데 하나가 현직 초등교사 김문정 교사의 AI 활용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면 AI가 이를 분석해 토론 논제를 만드는 시스템, 학생들에게 경제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플랫폼 등을 직접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본인의 교육 플랫폼에는 AI 기반 토론교육, 학생 경제교육, 질문 기반 교수학습 시스템 등이 공개돼 있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다. AI의 수혜자가 학생이라는 점이다.

토론에서 말하지 못하던 학생에게 발언의 기회를 넓혀주고, AI와 자동화가 직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교실 안에서 경험하게 하며, 환율이나 경제 변화가 자신의 가상 자산과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현상을 스스로 찾아보게 한다. 교사의 전문성이 AI로 대체된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이 확장됐다.

행정학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차이다. 기술혁신이 조직의 ‘미션’과 연결됐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AI 활용을 바라보면 생각해볼 장면이 있다. 공무원이 직접 영상에 출연하고 춤을 추며 유행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생성형 AI로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하면서 조회 수 수십만, 수백만 회를 달성하는 사례가 우수 혁신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물론 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주민에게 딱딱했던 행정을 친숙하게 전달하고, 적은 예산으로 지역을 전국에 알리는 것은 분명 적극행정의 한 모습이다. 충주시의 이른바 ‘충주맨’ 사례가 지방정부 홍보의 문법을 바꿨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바로 그 성공 때문에 더 어려운 질문이 필요하다.

그 성과는 지방정부에 남았는가, 아니면 개인에게 남았는가.

김선태 전 주무관은 2026년 2월 충주시 공직을 떠났고 이후 개인 유튜브 채널과 광고·기업 협업 등 민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퇴직 후에도 충주시 콘텐츠에 다시 등장했을 정도로 개인 브랜드의 영향력은 강하다.

이것은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오히려 탁월한 개인이 만들어낸 성과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행정학이 관심을 가져야 할 지점은 그다음이다.

공공조직의 혁신이 특정인의 캐릭터와 재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그것을 조직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자리를 옮긴 뒤에도 같은 수준의 성과가 유지되는가. 축적된 콘텐츠 제작 방식과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 인력교육 체계가 후임자에게 전달되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기관의 역량’이라기보다 ‘기관 안에 존재했던 한 개인의 역량’일 가능성이 있다.

공공부문 AI 연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된다. AI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조직이 그것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확산하는 능력은 서로 다르며, 지속적인 인력·조직·제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AI 역량은 일시적이고 취약한 상태에 머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공공 AX 평가는 조회 수, 좋아요, 언론 노출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첫째는 직무정합성이다. AI를 활용한 업무가 해당 기관과 공무원의 본질적 임무를 강화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둘째는 공공가치다. 그 결과 시민의 편익, 교육의 질, 안전, 복지, 행정 접근성 등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최근 공공행정 분야 AI 연구 역시 기술 자체보다 AI 도입 과정에서 어떤 공공가치를 우선하고 보호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셋째는 조직 자산화다. 혁신 공무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퇴직해도 시스템과 역량이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한다.

넷째는 성과 귀속의 문제다. 공공예산과 공공조직이라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유명세와 성과가 기관의 신뢰와 역량으로 축적되는지, 특정 개인의 브랜드 가치만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생각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가 퇴근 후 밤늦게까지 AI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모습은 처음에는 헌신과 혁신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경쟁적으로 확산되면 어느 순간 ‘좋은 교사는 근무시간 밖에서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범이 생길 수 있다. 본래 교육활동보다 유튜브·강의·콘텐츠 제작 실적이 더 주목받는 역전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AI도 아니고 유튜브도 아니다. 춤을 추는 공무원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교사도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공공조직이 새로운 기술과 개인의 능력을 어떤 원칙으로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공무원이 영상 제작과 마케팅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면 그것을 조직의 전문 직무로 제도화할 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은 전문기관과 협업할 수도 있다. 반대로 콘텐츠 제작 자체가 본업보다 중요해지고 개인 브랜드 구축이 직업적 중심이 된다면 그것은 공공부문과 민간시장의 역할 경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신호일 수 있다.

AX 시대의 공직자는 분명 과거의 공직자와 달라져야 한다. AI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며 기존 업무의 경계를 뛰어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경계를 뛰어넘는 것과 경계를 잃어버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진정한 공공 AX의 성공은 ‘AI를 가장 잘 쓰는 스타 공무원’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탁월함이 떠난 뒤에도 조직이 더 유능하게 일하고, 시민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후임자가 그 성과 위에서 다시 혁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행정혁신이다.

결국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이 사람이 AI로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떠난 뒤 공공조직에 무엇이 남는가.”

앞으로 공공부문의 AX 성공사례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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