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푸드테크 마련 버려질 식품을 소비자가 찾는 상품으로
수산부산물 ‘처리’서 ‘산업’으로…일본서 찾은 목포의 가능성
목포 김·어류 부산물 ‘소재→상품→시장’ 가치사슬 구축해야
[목포시민신문] 목포는 전남 수산업의 핵심 거점이지만, 김 파지와 어류의 뼈·내장, 패각 등 수산 부산물은 여전히 폐기물로 취급돼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본지는 이 부산물을 바이오 소재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되살려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방안을 모색했다. 노르웨이의 정부·연구기관·기업 협력 체계와 고순도 정제 기술, 일본의 부위별 자원화와 업사이클링 전략을 현장에서 취재하고 국내 선도 사례도 함께 살폈다. 전남환경산업진흥원과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이번 7회 연재를 통해 수거·저장·연구개발·제품화·시장 진출을 아우르는 ‘목포형 블루 리파이너리’의 가능성과 실행 과제를 제시한다.<편집자 주>
<글 게재 순서>
① 풍요 속 그늘 목포 수산부산물의 실태
② 수산부산물의 폐기물에서 추출한 황금
③ 수산 폐기물 업사이클 국내 사업 실태
④ 노르웨이의 메디컬 블루[해외사례①]
❺ 일본의 업사이클링 미식[해외사례②]
⑥ 목포형 블루 리파이너리 모델 제언
⑦ 순환경제 목포수산업의 100년 설계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와 도쿄 니혼바시에서 수산자원의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했다. 야이즈에서는 한때 버려지던 게와 새우 껍데기가 연구개발을 거쳐 기능성 소재로 다시 태어난다. 도쿄에서는 전통 수산가공품인 가쓰오부시 하나가 다시·조미료·밥반찬·간식·선물상품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맛보는 음식과 문화체험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두 도시의 방식은 다르지만 산업을 관통하는 원리는 하나다. 수산물을 한 번 팔고 끝내지 않고 그 안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야이즈가 수산자원에서 유용성분을 찾아 고부가가치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소재화’를 보여준다면, 도쿄 니혼바시는 그 소재와 전통을 소비자가 실제 돈을 내고 구매하는 상품과 경험으로 전환하는 ‘상품화·시장화’를 보여준다.
수산도시 목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해조류와 어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식품과 바이오소재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 ‘수산부산물→성분 분석→소재 개발→제품→브랜드→체험→유통·수출’까지 연결하는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 일본 두 도시에서 확인한 것은 목포 수산산업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였다.
△게 껍데기에서 산업소재 모색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수산가공도시다. 이곳에서 목포가 눈여겨볼 기업이 야이즈수산화학공업(焼津水産化学工業·YSK)이다.
수산가공산업단지에 위치한 YSK의 경쟁력을 압축하면 ‘수산자원을 성분으로 보는 기술’이다.
수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상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유용성분을 분리·정제해 또 다른 산업의 원료로 만든다. 회사는 과거 활용도가 낮았던 게 껍데기에서 키틴과 키토산을 정제·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를 출발점으로 키틴올리고당과 N-아세틸글루코사민(NAG) 생산으로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후 해양자원을 활용한 안세린과 콜라겐 등 기능성 소재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NAG다.
NAG의 주원료는 게와 새우 껍데기다. YSK는 이를 단순한 수산가공 잔재로 처리하지 않고 기능성 소재의 원료로 바라봤다. 회사의 현재 제품군을 보면 NAG 제품인 ‘마린스위트’를 비롯해 어육 추출물을 이용한 안세린 함유 분말, 해조류 분해물, 후코이단, 어류 유래 콜라겐 펩타이드, 키토산 및 키틴올리고당 등으로 확장돼 있다.
수산부산물이 식품과 건강, 미용 등 서로 다른 산업으로 뻗어나가는 셈이다.
야이즈시 소우에몬 수산가공단지에 위치한 단지공장은 이러한 산업화를 상징한다. YSK는 NAG 생산설비에 약 8억 엔을 투자해 공정을 개선하고 2023년 재가동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30% 확대했다. 설비 네트워크화와 원격제어도 도입해 생산 정확성과 추적관리 능력을 높였다. 이 공장에서는 NAG뿐 아니라 키틴·키토산 분해물과 해조류 분해물도 생산한다.
여기에서 일본식 수산부산물 산업의 두 번째 단계가 나타난다.
머리와 꼬리를 어분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부산물 안에서 특정 기능성 성분을 찾아내고 정제해 식품·건강·미용 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규격화된 소재로 만들면 원료의 경제적 가치는 달라진다.
‘버리지 않는 것’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성분을 찾아내는 것’으로 산업이 진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야이즈에서 취재진이 확인한 것은 첨단 추출기술 하나가 아니었다.
협동조합 야이즈 수산가공센터 마스다 세이 츠요시 대표이사는 “공동 수거·처리시설과 가공기업, 부산물 자원화시설, 기능성 소재기업이 하나의 수산가공단지 안에서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다쓰 대표이사는 “게 껍데기 → 키틴·키토산 → 기능성 소재 → 식품·건강·미용시장이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을 통해 물질을 분리하고, 표준화된 산업소재로 만든 뒤 다른 기업에 원료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야이즈에서 도쿄로…가쓰오부시 하나가 수십 가지 상품으로
야이즈에서 수산자원이 어떻게 가공되고 소재가 되는지를 확인한 취재진은 도쿄 니혼바시로 이동했다.
니혼바시의 니ン벤(にんべん) 본점에 들어서자 야이즈에서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른 수산산업이 펼쳐졌다.
다까츠 이베에 대표이사는 “니ン벤은 1699년 에도시대에 가쓰오부시와 건어물을 판매하며 시작한 기업이다. 2010년 COREDO무로마치1에 니혼바시 본점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는 가쓰오부시만 놓여 있지 않았다.
소포장 가쓰오부시와 다시팩, 쯔유와 소스, 후리카케와 밥용 제품, 된장국과 맑은국,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었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확인한 촉촉하게 양념한 가쓰오부시 제품 ‘누레오카카(ぬれおかか)’와 쌀과자류처럼 가쓰오의 맛을 일상적인 반찬과 간식으로 확장한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니ン벤의 공식 상품군 역시 다시·쯔유·본절·후리카케·밥 재료·국·선물상품 등으로 폭넓게 구성돼 있다.
상품 옆에는 옛 상호와 역사, 에도시대 니혼바시의 이야기가 배치돼 있었다.
전통을 박물관에 따로 보관하지 않고 상품의 가치에 집어넣은 것이다.
그리고 매장 한쪽의 ‘니혼바시 다시바(日本橋だし場)’에서 상품은 다시 ‘경험’으로 변한다.
갓 깎은 가쓰오부시로 우린 다시를 소비자가 직접 마시고, 국과 반찬을 먹는다. 니ン벤에 따르면 다시바 본점의 가쓰오부시 다시는 2026년 누적 110만 잔을 넘어섰다. 회사는 이 공간을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소비자가 가쓰오부시와 다시를 배우고 맛보는 체험형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야이즈에서 시작된 가치사슬이 도쿄에서 완성되는 장면이다.
수산원료 → 가공 → 소재 → 조미식품 → 간편식·간식 → 선물 → 음식 → 체험 → 지역문화 브랜드의 공식이다.
야이즈가 ‘수산물에서 무엇을 남김없이 이용할 것인가’를 보여줬다면 니혼바시는 ‘그 가치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야이즈에서 기술을, 도쿄에서 시장을…목포는 둘을 연결해야
목포가 일본에서 가져와야 할 것은 야이즈의 공장도, 도쿄의 특정 업사이클 상품도 아니다.
야이즈의 소재화 기술과 도쿄의 상품화·시장화 시스템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목포와 전남에서 발생하는 김·해조류, 어류 껍질·뼈·내장 등 부산물을 종류별로 조사하고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 가운데 산업적 가치가 높은 물질을 찾아 식품·바이오·화장품·건강소재 등으로 표준화해야 한다.
그러나 소재를 개발했다고 사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식품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조미료·소스·간편식·건강식품·화장품 등 소비자가 실제 구매할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과 브랜드를 입혀 국내외 시장에서 팔아야 한다.
구조는 분명하다.
수산부산물 → 성분 분석 → 소재 추출 → 시제품 → 상품개발 → 브랜드 → 유통·수출.
이를 위해서는 수산가공기업이 부산물을 공급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성분과 기술을 연구하며,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 등 기존 인프라가 실증을 지원하고, 기업이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검증하는 협업구조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거대한 자원화 공장을 짓기보다 김이나 어류 부산물 몇 종을 선정해 소규모 실증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여기서 원료 1톤당 수거·전처리 비용, 추출수율, 제품가격과 시장성을 검증하고 경제성이 확인된 소재를 상업화하면 된다.
야이즈에서 확인한 것은 기술의 힘이고 도쿄가 보여주는 것은 시장의 힘이다.
목포에는 풍부한 수산자원과 가공산업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두 힘을 연결하는 것이다.
일본 시스오카=유용철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