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바다에서 목포형 미래 수산산업을 건진다❻]수산부산물 ‘보물’ 만들려면…목포·전남, 수거부터 판로까지 연결해야
상태바
[기획/바다에서 목포형 미래 수산산업을 건진다❻]수산부산물 ‘보물’ 만들려면…목포·전남, 수거부터 판로까지 연결해야
  • 류정식
  • 승인 2026.10.20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 연구, 개별 추출 기술 넘어 통합 공정·산업 적용 주목
노르웨이 상용공장 잔재 처리 과제…처리량‧상품화 구분해야
목포 기존 검사·지원 활용…원료 공급망·실증·구매처 확보를

[목포시민신문] 목포는 전남 수산업의 핵심 거점이지만, 김 파지와 어류의 뼈·내장, 패각 등 수산 부산물은 여전히 폐기물로 취급돼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본지는 이 부산물을 바이오 소재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되살려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방안을 모색했다. 노르웨이의 정부·연구기관·기업 협력 체계와 고순도 정제 기술, 일본의 부위별 자원화와 업사이클링 전략을 현장에서 취재하고 국내 선도 사례도 함께 살폈다. 전남환경산업진흥원과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이번 7회 연재를 통해 수거·저장·연구개발·제품화·시장 진출을 아우르는 ‘목포형 블루 리파이너리’의 가능성과 실행 과제를 제시한다.<편집자 주>

<글 게재 순서>

① 풍요 속 그늘 목포 수산부산물의 실태
② 수산부산물의 폐기물에서 추출한 황금
③ 수산 폐기물 업사이클 국내 사업 실태
④ 노르웨이의 메디컬 블루[해외사례①]
⑤ 일본의 업사이클링 미식[해외사례②]
❻ 목포형 블루 리파이너리 모델 제언
⑦ 순환경제 목포수산업의 100년 설계

물김 생산 현장.

생선의 머리와 내장, 뼈, 껍질을 새로운 산업의 원료로 바꾸는 수산부산물 자원화가 목포·전남 수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유용성분을 추출하는 기술만으로 산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물을 제때 모으고 품질을 유지하며, 가공한 제품을 팔고 남은 잔재까지 처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목포가 주목할 지점은 연구실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지역 기업의 매출과 어업인의 이익으로 연결하는 조건이다.

최근 해외 연구는 수산부산물 활용을 개별 성분의 추출 기술에서 전체 산업 공정의 문제로 넓혀 보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 공개된 국제학술지 ‘공학연구성과(Results in Engineering)’의 수산부산물 순환경제 관련 리뷰는 원료 발생, 유용성분 회수, 통합 가공시설, 산업 적용을 연결해 검토한다. 처리시간과 용매 사용,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회수 효율을 높이는 공정 개선이 주요 논점이다.

이 논문은 기존 연구 성과를 종합한 문헌고찰 연구로, 새로운 상용공장의 경제성이나 환경개선 효과를 직접 검증한 실증연구는 아니다. 따라서 연구에서 제시한 기술적 가능성을 목포·전남의 사업 수익이나 환경개선 성과로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지역 원료와 공정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지역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해외 기술 목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 산업 설계란 점이다. 목포와 인접 시·군의 수산물 유통·가공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어떤 용도로, 어느 규모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류 부산물과 패각, 해조류 가공 잔재는 성분과 보관 조건, 가공 방법이 다르다. 서로 다른 원료를 하나의 처리량으로 묶으면 실제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목포·전남에 적용하기 위한 첫 과제는 지역 수산부산물의 발생 현황을 파악하는 ‘원료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장별 발생량뿐 아니라 품종과 부위, 발생 시기, 현재 처리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연간 물량이 충분해 보여도 특정 계절에 집중되거나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다면 안정적인 공장 가동을 보장하지 못한다. 기존 사료용 판매나 다른 재활용 경로로 이미 공급되는 물량도 구분해야 신규 사업에 확보할 수 있는 원료량을 계산할 수 있다.

본지가 현장 취재한 노르웨이 호프세트 바이오케어(HBC)의 상용 운영은 수산부산물 자원화의 좋은 사례다. 회사가 올해 3월 27일 공개한 ‘2025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순(Midsund) 공장에서 수령한 원료는 1만7,493톤이며, 회사가 보고한 생산 산출량은 5,211톤이었다. 연어 부산물을 효소 가수분해 기술로 가공해 오일과 단백질, 칼슘 성분 등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연구 단계의 가능성과 실제 산업 현장의 생산 실적을 구분해 살펴볼 수 있는 사례다.

다만 원료 수령량과 생산 산출량의 차이를 모두 폐기량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보고서는 가수분해 공정 원료의 상당 부분이 물이며, 가공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된다고 설명한다. 수산부산물 사업을 평가할 때 원료 투입량과 생산 산출량만 비교해 ‘재활용률’을 산정하면 수분 제거량과 실제 공정 잔재량을 혼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HBC는 칼슘 생산라인의 문제로 뼈 상당량을 농업용 처리 경로로 보냈다고 밝혔다. 기준에 맞지 않는 뼈와 가공 잔재 등은 지역 농가에서 비료로 활용했다. 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상용기업도 모든 원료를 동일한 가치의 상품으로 전환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보고서의 수치와 설명은 제3자 감사를 받지 않은 회사 자체 공시자료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목포·전남 역시 ‘얼마나 모았는가’와 ‘얼마나 상품화했는가’를 분리해 살펴야 한다.

식품·소재 원료로 판매한 물량, 사료나 비료로 전환한 물량, 별도 처리한 잔재를 각각 공개해야 한다. 재활용이라는 이름 아래 처리 경로를 바꾼 것인지, 지역에 추가 소득을 창출했는지까지 확인해야 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수거 과정은 이런 차이를 만드는 첫 단계다.

식품 원료로 쓰려는 부산물은 발생 시점부터 다른 폐기물과 섞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공장에 도착한 뒤 선별하는 방식만으로 필요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분리 용기와 보관 공간, 수거 주기, 냉장 운송을 누가 책임질지 정하지 않으면 원료 공급망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목포를 거점으로 주변 연안·도서 지역의 부산물을 모으려면 운송거리와 수거 밀도를 사업성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원료가 저렴하거나 무상이라는 사실이 곧 낮은 생산비를 뜻하지는 않는다. 선별 인건비와 냉장 보관비, 운송비를 합하면 기존 처리 경로보다 비용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수거 체계의 설계 자체가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과제다.

목포에는 활용할 수 있는 기존 기반도 있다.

목포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는 2020년 식품시험검사기관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중금속·미생물·영양성분 등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올해 재지정 자료에는 마른김·물김 안전성 분석과 수산식품 공정기술 지원 등도 소개돼 있다. 지역 기업의 품질관리와 공정 개선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가 보유한 시험·분석 및 기업지원 기반을 활용해 지역 수산부산물의 원료 특성과 안전성을 검토하고, 관련 기업·연구기관과 연계해 시험 생산과 공정 실증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존 식품 검사 역량이 모든 해양바이오 소재의 인증이나 의료용 품질 평가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 용도에 맞는 추가 시험과 기준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해외 연어 사례를 지역 어종이나 다른 수산 원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료의 성분과 상태가 다르면 추출 공정과 제품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어종이라도 부위와 보관 조건에 따른 편차를 살펴야 한다. 필요한 것은 ‘해외에서 성공했다’는 설명보다 지역 원료로 반복 생산했을 때 동일한 품질이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자료란 점이다.

목포항의 어선들 모습.

제품 선택 역시 시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용 소재는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개발·검증 기간과 비용을 따져야 한다. 식품 원료, 사료, 비료, 산업 소재 등도 구매자가 요구하는 규격과 가격이 서로 다르다. 기술 수준과 기업의 자금 여력에 맞는 시장을 찾고, 공급 계약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용성분 검출과 완제품의 효능·안전성 입증은 구분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행정도 논문·특허 실적에 이어 생산량과 품질검사, 반복 납품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 제품을 사는 기업이 없다면 산업화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

목포·전남 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다. 부산물을 배출하는 업체가 처리비를 줄이는지, 분리 수거에 참여한 업체가 원료 대금을 받는지, 가공기업과 운송업체에 지역 일자리가 생기는지를 살펴야 한다. 값싼 원료만 외부로 공급하고 가공과 판매 수익은 다른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라면 지역 산업 육성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환경성도 전체 공정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폐기물을 줄였더라도 냉장 운송과 건조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세척·추출 과정의 폐수처리 부담이 늘면 효과는 달라진다. 기존 처리 방식과 새 공정의 전력·용수 사용량, 잔재 발생량을 비교해야 한다. ‘업사이클링’이라는 명칭만으로 탄소 감축이나 친환경성을 확정할 수는 없다.

예산 투입의 순서도 점검 대상이다.

소규모 실증으로 확보 가능한 물량과 원가를 확인하고, 구매처가 요구하는 품질을 충족하는지를 검증한 뒤 설비 확대를 판단해야 한다. 사업계획서에는 건설비 외에도 냉장 수거, 검사, 폐수·잔재 처리 등 운영비를 포함해야 한다. 보조금 지원 기간이 끝난 뒤 누가 어떤 재원으로 운영할지도 제시돼야 한다.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 윤영승 센터장은 “수산부산물 자원화 사업은 시설 규모나 처리능력보다 실제 확보한 원료량과 가공량, 제품 판매량, 매출, 잔재 처리량 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특히 원료 공급계약과 설비 가동률, 구매처 확보 여부, 공공지원 종료 이후의 운영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포·전남 수산부산물 산업의 가능성은 바다에서 나온 자원을 더 높은 가치로 활용하는 데 있다”며 “원료 발생부터 수거·가공·품질관리·판매·잔재 처리까지 연결하고, 지역 기업과 어업인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포형 미래 수산산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