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수입산 원산지 세탁 엄정 수사”…생산·유통 기반 보호 시급
[목포시민신문/유은서시민기자] 국산 천일염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염업인의 생계와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저가 수입 소금의 원산지 위장 유통이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불법 유통 단속과 생산 기반 보호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지난 21일 대한염업조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기준 천일염 산지 실거래가는 20㎏당 5,2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의원은 생산원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염업인들이 생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료에 제시된 판매가격도 2023년 2만2,486원에서 2024년 1만5,460원, 지난해 1만276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7월에는 7,114원까지 내려 2023년보다 약 68.4% 하락했다. 3년 만에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산지 실거래가와 판매가격은 구분해서 봐야 하지만, 두 지표 모두 천일염 시장의 가격 약세를 보여준다. 생산자는 소금을 판매해도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 투입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고, 출하를 늦추면 재고와 자금 부담을 떠안게 된다. 가격 하락이 장기화할수록 생산을 지속할 여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신안 등 천일염 생산지와 목포권 유통·운송시장은 이러한 위기에서 함께 살펴야 할 경제권이다. 생산자의 소득 감소는 지역 내 소비와 시설 투자 여력을 줄일 수 있고, 거래 위축은 소금의 보관·운송·판매와 연결된 업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에는 지역별 매출 감소나 고용 영향이 제시되지 않아 피해 규모에 대한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
이 의원은 저가 수입 소금의 원산지 위장 유통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산 소금 수입 단가는 ㎏당 약 106원으로, 20㎏ 기준 약 2,120원이다. 국산 천일염 산지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입가격과 국내 유통가격은 비용 구조가 다르지만, 원산지를 속여 판매할 경우 부당이득을 노릴 유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수입 소금을 국산 포대에 옮겨 담는 ‘포대갈이’나 국산과 섞은 뒤 국산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정직하게 생산·유통하는 업체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 소비자가 국산으로 믿고 구매하는 시장의 신뢰까지 흔들린다는 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문제다.
그러나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경의 수입 소금 원산지 위반 적발은 2023년 8월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경의 적발 실적으로, 다른 기관을 포함한 전체 단속 건수와는 구분해야 한다. 적발이 적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유통 규모를 단정할 수도 없지만, 현행 단속이 유통 현장을 충분히 포착하는지 점검할 필요성은 제기된다.
가격 안정 대책 역시 원산지 단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입산 위장 유통이 가격 하락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는 한편, 생산량과 재고, 판매 경로별 가격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판로 확보와 경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생산자의 위기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 의원은 “산지 가격 폭락으로 염업인들이 생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라며 원산지 세탁 사범에 대한 엄정한 수사 원칙 확립을 촉구했다. 천일염 가격 하락이 생산 기반의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