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시설에 갇혀 폭행당하고 강제노동에 내몰렸다. 목포 동명원 사건은 복지의 이름으로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일이다. 최근 법원이 강제수용시설 피해자 소송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했다. 목포시는 관리·감독 실패를 밝히고 피해 회복과 추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동명원은 1972년 목포시 인가로 운영을 시작했다. 정부의 부랑인 단속 정책 아래 경찰과 공무원 등이 아동들을 강제수용했고,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로 나올 수 없었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에서는 아동 20여명이 포장재 생산업체에 갇혀 하루 12시간씩 노동에 동원된 사실도 드러났다. 자활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배움과 자유가 빼앗긴 것이다.
판결의 핵심은 행정의 책임이다. 운영비를 지원하고 시설을 감독하면서 인권침해를 발견하고 시정할 수 있었는데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형식적인 점검만으로 책임이 끝날 수 없다. 행정이 확인했어야 할 것은 시설 거주자들의 안전과 권리였다.
목포시는 시설 인가와 보조금 집행, 지도·점검, 민원 처리 기록부터 확보·보존해야 한다. 언제 어떤 점검이 이뤄졌고 피해 신호가 있었는지, 어떤 조치가 뒤따랐는지 밝혀야 한다. 기록이 누락됐다면 그 경위도 조사 대상이다. 오래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책임의 흔적까지 지워져서는 안 된다.
조사의 독립성과 피해자의 신뢰 확보도 중요하다. 감독 책임이 제기된 행정기관의 내부 점검만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인권 전문가와 피해자 지원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사체계를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조사 범위와 일정, 후속 조치를 공개하되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은 보호해야 한다.
여성 수용자의 동의 없는 피임 시술과 의료기록 문제에 대한 보도도 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 배상 판결에서 확인된 내용과 구분해 사실관계를 조사해야 한다. 의료행위의 경위와 동의 여부, 시설과 의료기관의 관여를 확인하고 위법 정황은 관계기관 조사로 연결해야 한다. 당사자의 말을 편견 없이 듣고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피해 회복을 소송에서 이긴 사람에게만 한정해서도 안 된다. 피해를 말하지 못했거나 기록을 찾지 못한 생존자들을 위한 상담·신고 창구가 필요하다. 의료·심리·법률 지원과 빼앗긴 노동·교육 기회의 회복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지원을 받으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여러 기관에 반복해서 설명하는 일부터 줄여야 한다.
현재의 시설 인권도 점검해야 한다. 거주자의 입·퇴소 의사가 존중되는지, 노동과 의료행위에 실질적인 동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주거와 돌봄, 자립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동명원 사건은 목포 행정이 외면해서는 안 될 인권 과제다. 목포시는 확인된 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조사와 피해 회복의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로 답할 때 보호시설에서 빼앗긴 삶을 회복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