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관리·감독 책임 부각…추가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 과제로
[목포시민신문] ‘보호’라는 이름 아래 아동을 가두고 노동을 강요했던 목포 동명원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법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경찰과 공무원이 개입한 강제수용, 시설 안에서 반복된 폭력, 이를 막지 못한 행정의 책임이 사법 판단으로 이어졌다. 배상과 함께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를 확인하고 생존자들의 삶을 회복할 후속 조치가 요구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는 동명원과 서울시립아동보호소 등에 강제수용됐던 박모씨 등 6명이 국가와 목포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용 기간 1년당 위자료 8천만원을 기준으로 개인별 2억6천700만원에서 5억원, 총 17억5천200만원의 배상액을 인정했다. 이 금액은 동명원 피해자만의 배상액이 아닌 전체 원고 6명에 대한 액수다.
동명원은 1972년 목포시 인가를 받아 부랑아 보호시설로 운영을 시작했으며, 1981년 무안군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개별 판단이나 적법한 절차 없이 아동들이 끌려갔고, 본인이 원해도 시설을 나올 수 없었다. 정부의 부랑인 단속 정책 아래 경찰·공무원 합동단속반과 시설 자체 단속반이 벌인 강제수용은 아이들의 자유와 일상을 빼앗았다.
시설 안에서는 감금과 폭행, 강제노역이 이어졌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자활교육을 명분으로 세운 포장재 생산업체에서 아동 20여명이 작업장과 기숙사에 갇힌 채 하루 12시간씩 노동에 동원됐다. 배움과 돌봄을 보장받아야 할 아이들이 생산 인력으로 내몰린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4월 동명원 사건의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국가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권고했다.
이번 판결은 시설 운영자의 가해뿐 아니라 행정기관의 책임을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발견해 시정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시설을 인가하고 예산을 지급한 행정이 수용자의 안전과 권리를 확인할 의무까지 다했는지가 책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여성 수용자들이 겪은 피해도 별도의 진상규명이 필요한 문제다. 경향신문은 올해 1월 시설 자료와 의료관리 문서 등을 토대로 여성 수용자들의 동의 없는 피임 시술과 의료기록 문제를 보도했다. 수용과 노동 통제를 넘어 임신·출산에 관한 자기결정권까지 침해됐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러한 피해의 구체적 경위와 책임은 이번 손해배상 판결에서 확인된 내용과 구분해 살펴야 한다.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시설 내 강제피임과 강제입양 등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 피해자 사과, 지역사회 거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배상 판결만으로 빼앗긴 교육과 노동의 대가, 가족관계, 건강을 되돌릴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다.
목포시에는 관리·감독 실패의 경위를 밝히고 피해자들이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을 구체화하는 과제가 남았다.
추가 피해 신고와 기록 확보, 의료·심리 지원, 생존자의 의사를 존중한 자립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동명원 사건의 해결은 배상액을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보호를 내세운 시설과 행정이 어떻게 사람의 권리를 빼앗았는지 밝히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