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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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39>
  • 정거배
  • 승인 2015.11.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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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한 샤오캉(小康)사회는 올 것인가
▲ 중국이 처음으로 독자개발한 중대형 여객기인 C919 1호기가 지난 11월 2일 상하이 푸둥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돼 출고식을 가졌다. 중국이 이제 세계 중대형 여객기 시장에 경쟁자로 올라 섰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유럽 합작사인 에어버스(Airbus)와 미국 보잉(Boeing)이 양분해온 세계 여객기 시장이 중국의 가세로 3각 경쟁체제에 돌입 한 것이다. C919의 완제품 생산은 2008년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7년만으로, 중국의 항공기 설계·제조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준다.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시대로 전환, 불균형 해소에 주력

△인터넷전남뉴스 기자/중국언어와 문화학 전공

중국은 지난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린 18기 5중전회에서 향후 5개년 경제 사회 발전을 규정하는 '13.5 규획(제13차 5개년 계획)'을 논의했다. 내용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을 위해 지역과 민족 간의 불균형 해소를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샤오캉사회는 예기(禮記)의 공자와 제자인 자유(子游)와 대화 속에서 나온 말인데, 공자가 말한 사회발전 단계의 두 번째에 해당된다. 첫 번째인 ‘온포(溫飽)’사회는 백성들이 먹는 문제가 해결된 사회고, 샤오캉사회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된 사회를 일컫는다. 마지막 ‘대동(大同)사회’는 중국 역사의 요순시대와 같은 이상향을 말한다.

목표 GDP 내려 잡자 세계는 난리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GDP) 목표 7%를 공식 폐기했다. 그러자 한국 언론에서는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의 고속성장 시대가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됐다”는 등 큰일이 벌어진 것처럼 난리다. 그러나 역대 G2국가 중에서 G1국가의 국민총생산 절반에 해당하는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5% 이상 성장을 한 적이 없다. 일본이 G2일 때 1~2% 성장도 어려웠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7% 안팎의 성장에서 6% 그리고 장기적으로 5%대 성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을 가진 경제대국 중국이 이 만큼 성장을 하는 것은 결코 낮은 성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지난 2002년 수준인데, 당시 미국은 3% 성장을 했다. 1997년 당시 G2였던 일본이 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 세계 GDP의 14%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때 일본은 2%대 성장을 했다. 이런 사례를 봤을 때 중국이 성장률을 낮게 잡았다고 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위기론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점차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대신에 중국경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미국의 GDP가 17조 3천481억 달러로 세계 GDP의 22.6%를 차지했다. 같은 해 중국 비중은 13.5%였고, GDP 규모는 10조 3천804억 달러에 이르렀다. 2014년 한국의 GDP가 1조 4천169억 달러로 겨우 1.8% 차지하고 있다. 이는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5년 35.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1995년에는 25.4%로 낮아졌다가, 2001년에 다시 32.7%로 높아졌다. 그 후 다시 2014년에는 22.6%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의 세계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1985년 2.5%, 2001년 4.0%에서 지난 해 13.5%까지 올라왔다.

IMF, 2018년 중국이 미국 추월 전망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구매력평가기준 GDP로 보면 오는 2018년에 중국 GDP 비중이 19.5%로 미국(18.5%)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5년간 경제성장률의 최저선은 연 6.5% 이상”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GDP와 1인당 국민소득이 2010년 대비 2배가 되려면 최소한 이만큼의 성장률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시진핑 정부는 2년 전부터 성장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정한 바 있다. 중국이 지난 30년 동안 매년 두 자리 수로 성장하자 세계가 놀랐다. 이런 고속성장의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다. 빈부격차와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 여기에다가 2억 명에 이르는 농민공문제도 마찬가지다. 중국정부는 한국이나 서구 자본주의 국가와 달리 성장률에 방점을 찍는 나라가 아니다. 실물경제에서 성장률보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투자와 수출보다는 소비부양을 촉진하고 있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리커창 총리는 베이징대학 경제학박사출신으로 문과출신이다. 리커창 총리의 경제운영 방식인 ‘리커노믹스’는 전임 원자바오 총리와는 다르다. 고성장에 치중하거나 성장률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다. 리커창의 경제정책 목표는 중속성장에 분배와 경제구조조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이 최근 2년간의 경제정책은 리커노믹스로 불리는 구조조정과 과잉설비 폐기를 통한 산업구조 개편에 중점을 주고 있다.  이런 정책 추진 결과 3차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2차 제조업 비중을 넘어섰고 3차산업의 확대가 고용유발 계수를 대폭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후진타오 주석 집권 10년간 중국이 최저 8% 성장정책에 중점을 둔 이유는 한해 700만명이 넘는 대학졸업자를 고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성장률에 연연 않는다

중국은 GDP 1% 당은 고용유발계수는 70만명에서 80만명으로 잡고 있다. 그런데 내수와 3차 산업 비중이 커지면서 GDP 1%당 고용유발계수는 140만~150만 명으로 높아졌다. 그래서 6% 성장해도 900만 명, 5% 성장하면 800만 명의 고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정부가 성장률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진 중인 구조조정은 다른 서구 자본주의와는 달리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생산공급 과잉 상태를 조정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구조조정이 어려운 반면에 중국은 대부분 국유기업이어서 인수나 합병은 쉽다. 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고 이런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성장률 하락은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GDP가 1% 하락하면 한국 GDP는 0.21% 감소하고 경상수지도 0.16%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을 이처럼 양보다는 질을 선택한 가운데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한국 언론에서는 대중국 수출 부진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도 한국 교역의 중국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에 엔저(円低) 여파 등으로 일본과의 교역 비중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한국, 중국 교역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대 중국 수출액은 1천21억 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액 3천969억 달러에서 2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규모는 2014년 같은 기간의 25.0%보다 비중이 커졌다고 한다. 반면에 올해 1∼3분기 대 일본 수출액은 543억 달러로 수출 비중이 작년 같은 기간의 5.7%에서 4.9%로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대 일본 수출 비중이 이처럼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65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이유는 엔저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제품의 대일본 가격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 비중은 한국 중국이 정식을 수교한 1992년 3.5%에서 출발했다. 점점 가파른 증가세가 계속되다가 지난 2003년에는 18.1%로 미국 17.7%을 추월했다. 지난 2005년에는 20%대로 상승한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13년 26.1%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25.4% 소폭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엔저현상에다가 유로화 약세로 유럽 수출 상황도 좋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진 것이지 수출 경쟁력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출과 수입을 합친 교역 의존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올해 1∼3분기 교역은 총 7천276억 달러인데, 이 중에서는 중국이 23.2%를 차지해 작년 같은 기간 21.4%보다 1.8%포인트 높아지면서 23%대를 처음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동향이 세계 모든 나라에 미치는 현실에도 한국이 중국 외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 한다는 말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이나 한국정부는 대중국 수출을 과거 중간재에서 이제는 소비재와 서비스로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중국경제정책 간파하고 대비해야 

한국이 그동안 “파리가 말 꼬리에 붙어 천리를 간 것”은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해서 재미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이는 전임 원자바오 총리가 투자를 늘려 경기부양을 치중했기에 대중국 수출에서 호황을 누린 것이다. 당시 중국돈 4조위안의 재정지출과 10조 위안의 은행대출로 1천만채의 집을 지었다. 또 1천800만대의 차가 팔렸다. 가전제품 판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덕분에 한국은 중간재를 수출해 덕을 본 것이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는 투자보다는 소비에 치중하게 됐다. 이렇게 되니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중국 수출에 있어서 그동안 중간재가 70% 이상 차지했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중간재의 공급과잉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중공업, 철강, 화학 등 한국기업의 이익 감소로 직결된 것이다.     

이제 한국이 14억의 중국 내수시장을 향해 중간재가 아닌 소비재를 내놓아야 할 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렸다. 중국에는 토종 유통업체 뿐 만 아니라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세계적 브랜드 기업이 다 들어가 있다. 한국 소비재 기업의 중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계적 기업들이 경쟁하는 ‘정글만리’와 같은 대륙에서 어떻게 파고들지가 관건이다. 한국기업은 이제 중국인들의 취향과 눈높이 맞는 브랜드 개발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중국정부 관계자나 중국 언론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신창타이(新常態)'다. 이 말은 '뉴 노멀(New Normal)'을 중국식으로 번역한 것인데, '뉴 노멀'의 사전적 의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이다.
중국의 신창타이 정책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신들의 만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즉 성장보다는 분배, GDP에 연연하지 않고 구조 조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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