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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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41>
  • 정거배
  • 승인 2015.12.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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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상 실크로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주목하자
▲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최소한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첫째, 실크로드 해당국에 고속철도를 비롯한 SOC를 건설하는 등 해외투자를 통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과잉을 해소하려고 한다. 둘째는 중국내 생산능력 과잉의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 철강과 시멘트 등 과잉생산 능력을 이들 국가에 수출함으로써 자국 내수시장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면서 반대로 천연가스와 석유, 비철금속이 풍부한 이들 국가의 원자재를 대금으로 받는 등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 적극 참여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2014년 3월 프랑스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나폴레옹이 중국을 '잠자는 사자가 깨어나면 세계가 진동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말을 인용해 이런 연설을 했다.
"잠자는 사자가 깨어나면 세계가 두려움에 떨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중국이라는 사자가 깨어났다. 하지만 그 사자는 '평화롭고 친근하며, 교양있는 사자'다."

시진핑 주석은 이어 “중국의 꿈은 천하태평을 원하며, 중국인은 평화를 아낀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의식한 듯 "어떤 문명 충돌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격언이라고 할까. “부를 쌓으려면 먼저 길을 만들어야 하고, 길을 만들면 사람이 지나가고, 사람이 지나가면 물건이 지나가고, 물건이 지나가면 돈이 따라 온다”는 것이다.   

물건이 지나가면 돈이 온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은 2013년 9월과 10월 시진핑 주석의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기간 중 처음으로 제시됐다. 실크로드는 중국 역사상 가장 번성했던 당나라 시대부터 동양의 대국인 중국과 서양이 만나는 문명과 물자 교역로였다. 당시 육상실크로드는 당나라 수도 시안에서 로마에 이르는 교역로를 통해 중국의 비단이 유럽으로 전해졌다.

물론 그 시기보다 일찍 기원전부터 유라시아 북방 초원 지대를 동서로 횡단하는 길이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이 길을 따라 북방 유라시아와 아시아 간 문화와 문물이 소통했다고 한다.
해상 실크로드의 유래는 명나라 초기인 15세기 초 정화장군이 이끄는 함대가 말라카 해협을 지나 인도와 페르시아, 아프리카 동부에 이르는 태평양과 인도양에 이르는 대항해를 했는데, 이를 해상실크로드라고 부른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시진핑 정부는 팍스 아메리카와 대비되는 일대일로라는 전략을 구상해 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대상 국가도 동남아시아부터 시작해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은 물론이고 유라시아를 넘어 멀리 아프리카까지 60여 개국에 이르고 있다.
중국정부가 밝힌 구체적인 방법은 해당국 간 정책적 소통, 통로 연결, 무역 활성화, 화폐 유통을 통해 마음과 마음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중국, 프로젝트 추진으로 국내 생산과잉 해소

이를 위해 중국은 주변 개발도상국의 도로와 항만 등 기초 인프라 건설, 육지의 경제 회랑과 해상의 협력거점 구축, 그리고 국가 간 무역자유화에 주력하면서 이와함께 인문 교류 또한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은 우선 육·해상 실크로드 초기투자로 1,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500억 달러, 실크로드 펀드 400억 달러, 아세안 국가들에 대출 200억 달러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기초를 닦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최소한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첫째, 실크로드 해당국에 고속철도를 비롯한 SOC를 건설하는 등 해외투자를 통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과잉을 해소하려고 한다.
둘째는 중국내 생산능력 과잉의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 철강과 시멘트 등 과잉생산 능력을 이들 국가에 수출함으로써 자국 내수시장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면서 반대로 천연가스와 석유, 비철금속이 풍부한 이들 국가의 원자재를 대금으로 받는 등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실크로드 주변국 20개국과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계약을 했다. 이들 나라에 SOC를 건설함으로써 철강과 시멘트 등 중국내 공급 과잉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성균중국연구소 서정경교수는 “중국은 주변지역 전체에 ‘일대일로’를 통한 전방위적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역내 패권 및 대중 포위 구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심의 통합물류체제 구축

서정경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물류 시스템을 조기에 확충한 덕분에 오늘날의 무역대국이 될 수 있었다고 보고, ‘일대일로’ 전략의 장기적 실행을 통해 중국 중심의 통합 물류체계를 창출시킴으로써, 미국과 일본이 시도하는 대중국 봉쇄에 대항할 수 있다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국내적, 대외적 상황에 대한 인식과 전략적 사고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중고속 성장정책으로 전환한 뉴 노멀(新常態)시대에 일대일로 전략이 가장 중요한 대내외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도시와 농촌 간 격차 문제를 완화하고 과잉 설비, 과잉 생산, 과잉 공급문제를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중화민족의 대 부흥과 기존 미국 등 강대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이같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에 그럼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2015년 10월 9일 상하이에서 오래포럼(회장 함승회)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학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국가이익 위해서는 일대일로에 전략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래포럼과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정당건설·국가발전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한 '국가개혁과 동아시아의 발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스위안화(石源華)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는 일대(一帶)와 일로(一路)가 결합하는 지점이면서도 일대일로의 5가지 경로(五通) 구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미국과 북한 간 핵문제로 인한 마찰, 일본의 우경화에 따른 갈등 등 두 가지를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해결이 쉽지 않은 이들 문제를 '보류'하고 국가전략과 현실적 이익 차원에서 일대일로의 출발점, 거점국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경제회랑 건설 적극 참여해야

특히 한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에 따라 북한을 거쳐 러시아,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건설하는 동북아 경제회랑 건설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4개국이 공동으로 일대일로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추구하는 민족통일 열망과 한반도 평화 및 경제발전은 미국의 전략 이익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을 따르는 것은 한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2015년 6월 5일자 보도를 통해 ‘일대일로 건설은 한국에 기회를 가져다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앙일보와 한국무역협회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취재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내용을 보면 특별취재팀이 목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장수성 롄윈강(連雲港)을 시작으로 정저우(鄭州), 란저우(蘭州), 우루무치(烏魯木齊), 훠얼궈쓰(?爾果斯)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4개국 8개 도시를 취재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중앙아시아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삼성과 LG 제품은 현지 전자제품 시장의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또 대형 쇼핑센터에는 미샤, 더 페이스 샵 등 한국 화장품 대리점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에는 매주 5회만의 직항편이 운항하고 있으며 좌석은 675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대부분의 한국제품은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운송되고 선박을 통해 중국 롄윈강에 도착한 후 롄윈강-신장(新疆)-중앙아시아를 잇는 ‘롄신야(連新亞)’ 정기 화물운송 철도를 통해 알마티에 도착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2월 25일 정식 개통된 ‘롄신야’ 철도 노선은 중국 ‘일대일로’ 건설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한국에게는 더욱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대일로’ 건설은 중앙아시와 유럽으로 향하는 한국의 물류환경 개선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남지사, 베이징서 ‘동참 희망’ 연설

이낙연 전남도지사도 2015년 10월 29일 중국 베이징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실크로드 국제협력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구상에 한국과 전남이 동참해 공동번영을 이루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구상한 일대일로는 세계 역사를 중국의 시대로 되돌릴 중국 꿈의 상징”이라고 평가한 뒤 “황해의 실크로드를 되살리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전병서 소장은 구체적으로 주문한다. 그는 일대일로 추진과 관련 중국이 건설하는 SOC건설에 한국지분을 달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주도의 실크로드 SOC 건설에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투자한 한국지분만큼 건설공사를 수주할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 건설사가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서 소장은 둘째로 중국-한국 간 해저고속철도를 건설하자고 중국에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과 산둥성 웨이하이를 잇는 해저고속철도가 생기면 현재 한국이 실크로드 수송망의 수례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중국은 다롄과 산둥성 펑라이를 잇는 해저고속철도 건설을 발표한 사실을 보면 한국이 동북 3성으로 보내는 물류를 인천에서 산둥성 웨이하이 고속철도를 이용해 다시 산둥성 펑라이와 랴오닝성 다롄 해저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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