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군도 생태관광 개발 서두르자-4 완도 청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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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군도 생태관광 개발 서두르자-4 완도 청산도
  • 류용철
  • 승인 2019.06.19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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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이벤트만 요란하고 ‘섬 살이’ 존중은 없었다

슬로시티 느끼고 체험 프로그램 부족 속 뜨내기 단체 관광객만
걷기 행사 9만 방문 홍보 속 파시, 구들장 체험코스 개설 지적도
완도군이 5월 2일까지 한달동안 청산도에서 개최한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지난 4월 13일 관광객들이 축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완도군이 5월 2일까지 한달동안 청산도에서 개최한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지난 4월 13일 관광객들이 축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대한민국에서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섬 완도 청산도가 상춘객들에게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당일치기 뜨내기, 단체 관광객들 뿐 슬로시티가 갖는 관광, 그 가치를 찾는 여행은 없었다. 다시 말하면 더 많은 여행객을 불러오기 위한 각종 이벤트만 난무하고, 슬로시티 청산도를 느끼고 체험 관광은 없이 ‘섬이 관광상품을 위한 대상’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섬 살이에 대한 존중 없이 뜨내기 관광객들만 넘치는 관광지가 되어가는 슬로시티 청산도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필자가 찾아간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완도군에서 주최해 5월 6일까지 열리는 한 달 동안 열리는 ‘슬로걷기 축제’가 막 시작하는 날이었다.

유채꽃이 만개한 청산도 도락리에는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샛노란 유채꽃 사이로 걷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들은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청산도를 찾은 관광객들이었다. 걷다가 잠시 멈물렀다가 청산도항 인근 거리로 이동했다. 몇몇 관광객들은 청산도를 일주하는 순환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청산도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이 도락리 유채꽃밭 길을 찾기 위해 걸어올라가고 있다.
청산도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이 도락리 유채꽃밭 길을 찾기 위해 걸어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체험 관광코스로 이끌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마을 어귀를 잠시 올르는 걷기를 하고 머물렀다가 별다른 구경꺼리 없이 항구 쪽으로 자리를 이동해 배 시간을 기다렸다.

실질적으로 완도군이 밝힌 이날 하루 청산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3천여명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머물고 쉬었다가는 관광객은 없었다. 완도로 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꽉 맞춰진 관광 일정에 따라가기 바빴다.

청산도는 구들장 논과 초분, 돌담길 그리고 어업문화유산이 꽃인 파시까지 모두 갖춘 보물섬이다. 아마 이런 이유로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어느 섬에 이렇게 섬 살이의 유산이 모두 갖춰 진 곳이 있던가. 그런데 겨우 돌담 정도만 관광자원으로 접근할 뿐 섬 살이의 오래된 미래 무형유산에 대한 관심은 초라했다. 이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도 프로그램도 전무했다.완도군은 청산도에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편의시설과 관광상품 판매점을 개설하려는 노력을 엿보였다. 청산도 항 인근에 청산도 생산 싱싱한 수산물을 판매하는 청산도 수협 판매점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관광상품 판매점으로 구색을 맞추기에는 부족한 점이 눈에 띄었다. 미역, 다시마, 멸치 등 수산물에 대한 소포장과 판매에 있어 관광객의 욕구에는 맞았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청산도 대표 음식 또 케릭터를 활용한 각종 생활용품의 관광상품 개발은 전무했다.

청산도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이 완도항으로 돌아가는 철부선을 기다리기 위해 여객터미널과 항구 인근 공터에서 배회하고 있다.
청산도 2019 슬로걷기 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이 완도항으로 돌아가는 철부선을 기다리기 위해 여객터미널과 항구 인근 공터에서 배회하고 있다.

 

이날 청산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수산물을 활용한 건강식품 구입 등이 주를 이루었다.

청산도 대표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적고 홍보 또한 안돼 관광객들이 여행사에서 지정하는 횟집, 도시락을 먹이며 노상에서 배 시간을 대부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항구 인근에 슬로시티 사무실과 주민복지센터가 있기는 했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물로 개방하지 않아 안내자를 찾기도 힘들었다.

청산도 일주 순환버스를 타고 관광취락 개발지구를 벗어나면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물은 더욱 열악했다. 마을 곳곳에 아직 정비돼 않은 빈집과 빈 창고가 방치면서 미관을 헤쳤으며 바닷가 자갈밭은 단순히 관광객이 앉았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곳곳에 관광객을 맞을 관람시설 또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아쉬웠다. 몇몇 관광객들이 잠시 쉬면서 담소를 나누고 물제비 몇 차례하고 일어나 다음 순환버스를 기다려야했다.

완도군에서 발행한 청산도 관광안내지도.
완도군에서 발행한 청산도 관광안내지도.

 

완도군 관광과 담당자는 “아직 청산도에 대한 개발이 위쉬운 점이 많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한계점이 있다. 군에서 지원할때는 활성화되는 듯했다가 지원이 안되면 다시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군은 지난 4월 6일부터 5월까지 한달간 열린 슬로걷기 축제에 청산도를 찾은 관광객은 9만1천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청산도가 노란 유채꽃과 청보리의 푸른 물결이 한 폭의 그림이 되고, 푸른 바다와 돌담길 등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져 절로 발걸음이 느려져 삶의 쉼표가 되는 섬이란 점을 홍보하기 위해 열렸다고 홍보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청산도 슬로걷기축제는 '느림은 행복이다'는 주제로 군은 개최했다.
슬로길(42.195km) 곳곳에 유채꽃을 심어 노란 꽃물을 들이고 청보리를 곁들여 부드러운 봄바람에 일렁이는 푸름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했다. 도로변 공한지를 일제 정비해 리빙스턴데이지, 팬지, 비올라 등 봄꽃을 심어 다채로운 경관도 조성했다.

필자는 방치되고 있는 어업유산의 현장 ‘파시’ 골목을 가봤다. 군은 파시문화의 거리를 만들고 면사무소를 개조해 느림카페와 갤러리까지 만들었지만 이곳을 기웃거리는 여행객은 별로 없다. 검은 고양이 두 마리만 진한 등나무꽃 향기에 취해 볕 좋은 돌담 위에서 졸고 있었다.

청산도 근해에 삼치, 고등어잡이는 매년 육칠월간에 성히되고 8월만 되어도 어군을 보기 힘든 것이 통례인데 올해 역시 8월 한하고 모든 기관을 철폐하였는데 해양 수온의 변조로 인하여 때 아닌 9월 30일 경에 삼치의 떼가 동도 근해에 쇠도 하야 바닷물이 변할 만치 되었다는 좋은 시식을 접한 동해조 대곡조 대립조 빈강조 등의 삼치 배가 급행을 하여 이틀 동안 약 58만미의 풍획을 보았다는 바 지금도 계속하여 잡고 있다고 한다.

수온의 변화로 철지난 삼치 고등어 떼가 청산도 근해에 출현하여 풍어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고등어나 삼치 파시를 잘 설명하는 기사다. 고기잡이배와 선원들이 몰려들자, 도청리에 잡화점, 여관, 수협, 고등어를 염장해 보관하는 간독, 어판장, 여관, 술집, 유곽까지 들어섰다. 성어기에는 하루에 약 3,000여 명이 오갈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일제강점기 고등어파시는 건착망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어 한국전쟁 이후 삼치파시로 이어졌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기금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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